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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층 아파트 미세먼지 농도 1층 최악? 20층 최악? 다 틀렸다

중앙일보 디지털 서비스 '먼지알지'가 아파트 1층부터 20층까지 층수를 올라가며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를 이용해 공기 질을 측정했다. 박해리 기자

중앙일보 디지털 서비스 '먼지알지'가 아파트 1층부터 20층까지 층수를 올라가며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를 이용해 공기 질을 측정했다. 박해리 기자

아파트 1층부터 20층 중에서 몇 층이 미세먼지가 가장 많은지 실험해 주세요! (임창*)

 
중앙일보 디지털 서비스 ‘먼지알지’에 임모 독자가 아파트 층수별로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한 질문을 보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취재팀이 직접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미세랩] 아파트 미세먼지 측정 실험해보니

 

먼지알지 서비스 바로가기 ▶ https://mgrg.joins.com/

1~10층 평균 50.2㎍, 11~20층은 43㎍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지난달 21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1층부터 20층까지 층수를 올라가며 미세먼지 간이측정기를 이용해 공기 질을 측정했다. 측정 항목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습도·온도 등이다. 두 가구가 마주 보는 계단식 아파트에서 한층한층 올라가며 창문을 통해 바깥의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가장 먼저 아파트 건물 외부에서 미세먼지 수치를 쟀다. 미세먼지(PM10) 농도는 ㎥당 50㎍이었으며 초미세먼지(PM2.5)는 46㎍이었다. 온도는 24도, 습도 49%다. 아파트 바로 앞은 지상 주차장으로 차들이 주차해 있다. 아파트 앞 80여m 거리에 4차선 도로를 두고 있다. 
 
아파트 층수별로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다른지에 직접 실험을 진행했다.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1층에서 측정한 미세먼지(PM2.5기준) 농도는 ㎥당 46㎍이었다. 20층에서 잰 수치는 40㎍이었다. 박해리 기자

아파트 층수별로 미세먼지 농도가 얼마나 다른지에 직접 실험을 진행했다.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1층에서 측정한 미세먼지(PM2.5기준) 농도는 ㎥당 46㎍이었다. 20층에서 잰 수치는 40㎍이었다. 박해리 기자

한층씩 올라간다고 해서 미세먼지 농도가 눈에 띄게 내려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아래층보다 위층에서 농도가 더 높게 나오는 구간도 있었다. 2층부터 12층까지는 1층 지상에서 잰 수치보다 농도가 높았다.
 
층수와 농도가 정확히 반비례하지는 않았지만, 고층이 대체로 저층보다 농도가 낮았다. 저층(1~10층)과 고층(11~20층)의 미세먼지 농도 평균치를 비교하니 저층은 50.2㎍(이하 모두 PM2.5 기준) 고층은 43㎍이었다. 이날 오전 8시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미세먼지 수치는 21㎍, 일평균 수치는 26㎍이었다.  
 
비교를 위해 같은 날 다른 건물에서도 실험을 진행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14층 높이 빌딩 1층부터 7층까지 초미세먼지(PM 2.5) 평균은 54㎍, 8층부터 14층까지는 42㎍이었다. 고양시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저층 농도가 더 높았다. 같은 시간 서대문구 대현동 도시대기측정소에서 관측된 미세먼지 농도는 32㎍이었다.
 
아파트 1층~20층 미세먼지 어디가 나쁠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아파트 1층~20층 미세먼지 어디가 나쁠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고층도 초미세먼지 안심할 수는 없어”

미세먼지 농도는 고층이 평균적으로 낮게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고층이라고 미세먼지를 안심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최용석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대기질모델링팀장은 “원론적으로는 높이 올라가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기상 상황과 바람이 부는 형태 등에 따라서 농도 수치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워낙 많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바람을 타고 미세먼지가 함께 이동할 때는 높이가 높은 곳에서 먼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대기가 정체된 상태에서는 특정 높이에서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올 수도 있다. 도로변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영향을 받아 저층에서 농도가 높게 나오기도 한다. 다양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단순한 높이별 미세먼지 농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14층 높이 빌딩 1층부터 7층까지 초미세먼지(PM 2.5) 평균은 54㎍, 8층부터 14층까지는 42㎍이었다. 같은 시간 서대문구 대현동 도시대기측정소에서 관측된 미세먼지 농도는 32㎍이었다. 박해리 기자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14층 높이 빌딩 1층부터 7층까지 초미세먼지(PM 2.5) 평균은 54㎍, 8층부터 14층까지는 42㎍이었다. 같은 시간 서대문구 대현동 도시대기측정소에서 관측된 미세먼지 농도는 32㎍이었다. 박해리 기자

 
특히 초미세먼지 같은 경우에는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면 높이와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 최 팀장은 “PM2.5 이하 미세한 물질은 고층이라고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안 좋은 날에는 공기질 관리를 잘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높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재는 측정소는 설치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도시대기측정소는 1.5m부터 10m 이내에 설치한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 따르면 이 높이는 ‘사람들이 호흡하고 생활하는 높이를 고려한 기준’이다. 고층집합 주거 등 지상 10m 이상의 높이에서 사람이 다수 생활하고 있을 경우 등에 한해 예외를 허용한다. 하지만 예외의 경우에도 최고 20m를 넘어서는 안 된다. 또한 도로변측정소의 경우에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최고 15m를 넘지 않는 곳에 측정망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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