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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보편적 가치를 무시하면 ‘중국의 매력’ 신기루 된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전 외교부 차관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전 외교부 차관

한·미 양국은 2016년 7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방어 차원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을 결정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중국의 부당한 보복 조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 부당한 사드 보복 계속해
중국의 국제 리더십 한계 드러내

급기야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10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참여, 사드 추가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사드 3불(不)’ 입장을 표명했다.  
 
이를 계기로 한·중 양국이 교류를 정상화하기로 한 이후 학술교류는 정상화했으나 관광·문화 분야에서 여전히 ‘한한령(限韓令)’이 풀릴 기미가 없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음대 오케스트라가 12월에 중국 순회공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인 유학생 단원 3명에 대한 비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공연을 연기했다. 음대학장은 “중국 측 파트너가 ‘한국인 단원은 비자를 받을 수 없다’고 알려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도 비자 발급에 필요한 공식 초청장이 오지 않아 2년을 준비한 중국 공연을 접어야 했다.
 
BTS를 비롯한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나 가수의 중국 공연도 불가능하다. 중국은 한국 여행 상품에 ‘인터넷 광고, 크루즈 이용, 전세기 이용, 롯데면세점 포함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워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행을 막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한국에 대해 이른바 ‘회색 지대(Gray zone)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적 충돌을 촉발하는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으면서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인의 행위인지, 정부의 정치·군사적 행위인지 헷갈리는 조치를 하는 전략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지에서 어선 또는 해상민병과 같은 (민간도 아닌) 민간 행위자들이 해경과 같은 관용 선박을 영유권 분쟁 중인 해역에 투입해 마치 영해에서 이뤄지는 것과 같은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이 지역을 사실상 중국의 주권 지역화하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상업행위인지 군사적 도발 행위인지 모호한 회색 지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부당한 경제 보복에 군사적 위협이 ‘적절히’ 가미되고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에 중국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군용기들을 출격시켰다.  급기야 지난 7월 중국 군용기는 러시아 군용기와 함께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해 한국 영공에 근접 비행하다 러시아 군용기는 독도 영공까지 침범했다.그러다 10월 29일에는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진입하기 전 한국 공군에 사전 통보했다. 중국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전략경쟁의 형태로 비화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한다. 한·미·일 안보협력태세가 견고하다면 중국이 한국을 회색 지대 전략의 대상으로 올리지 못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가운데 한국에 공중증(恐中症)을 유발해서 한·미·일이 북한에 대한 ‘능동적 봉쇄(Proactive containment)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행태는 중국의 국제적 리더십의 한계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뿐이다. 한국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조차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가고 있다. 한국 대학생들에게 중국 관련 강좌의 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중국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해 주변국 관계를 잘 관리하면 미국이 진짜 긴장하지 않을까. 중국이 잘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전 외교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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