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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필의 인공지능 개척시대] 자율주행차가 사고 내면 과실 비율은 몇 대 몇?

김병필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김병필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면 과실 비율은 몇 대 몇이 될까? 자율주행차는 과속이나 신호 위반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운전할 것이니, 상대편이 100% 과실을 부담하게 될까?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고의 경위는 이렇다. GM이 만든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차로를 변경하는 똑똑한 인공지능을 갖추고 있었다. 자율주행차는 주행 중 옆 차로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차선을 변경하려고 했는데, 앞서가던 차가 속도를 줄이자 황급히 원래 차선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자율주행차의 뒤를 따라오던 오토바이는 앞차가 차선을 변경할 줄 알고 속도를 내다가 그만 충돌하고 말았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자율주행차가 앞선 차량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차선 변경을 시도한 것이 과실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속도를 높인 오토바이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일부 인정될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은 자율주행차와 인간 사이에 과실 비율을 가려야 하는 세계 최초의 소송이 되었다. 나중에 쌍방 합의로 종결되어 판결이 내려지지는 않았고, GM이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얼마를 지급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건을 보면 자율주행차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은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 자동차 사고에 대해 제조사가 책임을 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앞으로 자율주행 중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래서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자동차의 반(半)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사람이 운전대를 넘겨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11/6

인공지능 11/6

이처럼 도로 상황이 비교적 단순하면 자율주행차가 알아서 운전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간이 개입하는 방식을 3단계 자율주행이라 부른다. 하지만 사람의 인지 능력을 고려하면 3단계는 위험성이 크다. 자율주행차가 10, 20분 혹은 그 이상을 스스로 운전해 가는 상황에서 인간이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란 불가능하다. 혼자서 잘 가던 차가 갑자기 경고음을 울리며 인간에게 운전을 시키면 그 누구도 제대로 운전할 리 없다. 3단계는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구현이 어렵다. 그래서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기업들은 3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4단계를 개발하고 있다. 4단계부터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게 된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려면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많은 제조사들이 2020년대 초반이 되면 자율주행차를 흔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2020년을 목전에 둔 지금까지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아 보인다. 인간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4단계 기술을 완성하기란 쉽지 않다.
 
몇 년 후가 될지는 알기 어렵지만, 그래도 필자가 언제 자율주행차를 살 것인지는 마음속으로 정해 놓은 시점이 있다. 그 시점은 바로 자율주행차의 보험료가 더 저렴해지는 날이다. 보험회사들이야말로 어떤 차가 사고 날 확률이 높을지 가장 잘 아는 곳이다. 보험회사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보험료를 깎아준다면,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하다는 확실한 증거인 셈이다. 4단계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면 자율주행차의 보험료가 더 저렴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고대해 본다.
 
김병필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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