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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괜찮다" 몸통시신 장대호…무기징역 선고에 유족 오열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에게 1심 법원이 5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전국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501호 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피고인은 최소한의 후회나 죄책감도 없이 이미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 추후 그 어떤 진심 어린 참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판단돼 무기징역의 집행이 가석방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내리면서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미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의 사법 현실을 언급하며, 장대호에 대한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따로 명시했다.
 
 

재판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하다”

재판부는 장대호에 대해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하다”고 했다. 살인을 가벼운 분풀이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범행 동기와 극도의 오만함, 치밀한 계획으로 보여지는 확고한 살인의 고의, 끔찍하고 잔인한 범행 내용. 피해자 앞에서는 싸우지도 못했으면서 피해자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하는 비겁하고 교활한 수법 등의 극악함을 들었다.
 
장대호가 자수했으므로 감형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범행 경위와 범행 이후 피고인의 태도와 언행, 자수 동기에 관한 진술 등에 비춰 감경할 만한 자수라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해자는 임신 중인 배우자와 5살 아들을 남겨두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으며, 유족 측은 극형을 내려줄 것을 수차례 탄원했다. 장대호는 이날 선고가 내려지는 동안 거의 고개를 뻣뻣이 든 모습을 보였다.
 
 
 

유족 “감형돼 사회 나오면 사람 또 죽일 거야”  

선고가 끝나자마자 법정에서 피해자의 유족은 “내 아들 살려내”“절대 안 돼”라고 울부짖었다. 이어 법정 바깥으로 나온 유족은 취재진을 향해 “항소할 것이다. (장대호가) 무기징역에서 감형돼 사회 나오면 다시 사람 죽일 것이다. 우리나라 법이 너무 무르다.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장대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장대호도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살해한 게 아니므로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 않고,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수법이 잔혹하고, 계획적이었다”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정신·육체적으로 피해를 준 적도 없고, 범행 후 반성이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한 가정의 단란함을 깼다는 데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서 “재범 우려가 있어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장대호는 한 번도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더구나 ‘사형을 구형해도 상관없다’는 당당함까지 보였다”며 “장대호는 ‘자살’과 ‘자수’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죽은 사람이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자수하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다툼을 벌일 경우 홧김에 그 자리에서 범행을 저지르지만, 장대호는 2시간 동안 참고 있다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고 있다. 장대호 말로는 이 사이 카운터와 자신의 방을 오가며 피해자를 죽일 방법을 생각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가 지난 8월 21일 오후 호송차에서 내려 고양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가 지난 8월 21일 오후 호송차에서 내려 고양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장대호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반말하는 등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장대호는 또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 피해자가 반말하면서 시비를 걸어 더욱 화가 났다”라고도 말했다.     
 
 

잠자고 있던 피해자 둔기로 살해    

검찰 수사 결과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오전 8시쯤 자신이 일하는 서울 구로구 소재 모텔에서 마스터키로 모텔 객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엎드려 자고 있던 피해자의 후두부를 둔기로 4차례 내리쳐 피해자를 숨지게 했다. 이어 사흘 뒤인 같은 달 11일 오전 1시쯤부터 다음날 오전 2시 47쯤까지 이 모텔에서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의 사체를 절단했다. 장대호는 이후 절단한 사체를 대용량 백팩, 가방 등에 담아 5차례에 걸쳐 전기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후 한강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장대호는 앞서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막말을 쏟아내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 지난 8월 18일 구속 영장심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며 숨진 피해자를 향해 막말을 했다. 신상 공개 결정 후 처음으로 얼굴이 처음 공개된 지난달 21일에는 보강 조사를 받기 위해 고양경찰서에 출석하면서도 막말을 쏟아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 한 것”      

장대호는 지난 8월 21일 잔혹하게 범행을 저질렀는데 왜 자수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것”이라고 머리를 들고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굴이 공개됐는데 ‘반성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한 것”이라며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한강에서 피해자 시신의 팔 부위와 머리 등이 발견되면서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되고,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장대호는 자수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으로 자수하러 찾아온 장대호를 경찰 직원이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라”며 돌려보내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지적됐다.
 
고양=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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