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수거 중인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5/1dc52c83-2ad8-419c-9eea-802c9b0a1c44.jpg)
편의점에서 수거 중인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들. [연합뉴스]
조성일 서울대 교수, '국건영' 분석 공개
전자담배 써 본 비율 5년 새 4%포인트↑
청년·여성 많은 건 담배 업계 전략 영향
청소년도 위험 "전자기기 어린 세대 취향"
3년 뒤엔 궐련형 제품 시장 세계 2위 전망
"광고 전면 금지, 가향 제품 규제가 필요"

전자담배 사용 추이 들여다보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조성일 교수는 "20,30대 경험자가 크게 늘었다가 줄어든 건 새로운 제품을 탐색해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금연 보조제 역할로 시도했다가 생각보다 궐련 대체 효과가 없자 그만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은 평생 피우던 궐련을 끊기 어려워 전자담배 사용이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40대 경험률이 오르는 건 젊은 층에서 먼저 도입하고 윗 연령대로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은 남성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추이를 보였다. 19~29세의 전자담배 경험 비율이 3년째 꾸준히 올랐다. 해당 비율은 7%를 넘어섰다. 30대 여성의 전자담배 사용 비율도 2017~2018년 크게 늘면서 6%대에 진입했다. 40대 이상의 사용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담배 회사는 전자담배를 중심으로 젊은층과 여성을 타겟으로 한 광고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05/b7fe27e8-b6d4-48ca-b25e-a2b9c3ce0170.jpg)
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담배 회사는 전자담배를 중심으로 젊은층과 여성을 타겟으로 한 광고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1]
곧 성인이 되는 청소년들도 전자담배의 덫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달 공개된 올해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다는 중ㆍ고교생 비율은 3.2%로 조사됐다. 올해 처음 조사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도 2.6%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3년 새 여학생의 사용 증가 폭이 더 컸다. 조 교수는 "청소년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쓰다가 궐련이 아닌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 기기를 활용한 전자담배는 모양과 기능이 어린 세대와 잘 맞기 때문에 앞으로 청소년에게 궐련보다 더 큰 위험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신종 담배 소비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한국이 52억 달러(약 6조300억원)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35만㎖ 수준이던 액상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올해 1437만㎖(8월 기준)로 40배 이상 급증했다.
빠른 시장 변화에 발맞춰 정부 금연 정책도 여성ㆍ청소년 등에 집중해서 강력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일 교수는 "이미 담배에 노출된 다음에 끊으라고 하면 효과가 작다. 편의점 등에서의 담배 제품 광고를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전자담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선 가향 규제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 여성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초점이 대부분 가향이기 때문에 향을 못 넣게만 해도 효과가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