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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에 주유소 한 곳 폐점하는데 현대오일 왜 주유소 320곳 늘릴까

현대오일뱅크 복합 주유소의 모습.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점과 주유소를 연계해 주유와 쇼핑이 한 곳에서 가능하다. [사진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복합 주유소의 모습.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점과 주유소를 연계해 주유와 쇼핑이 한 곳에서 가능하다. [사진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320여곳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현대오일뱅크로 간판을 바꿔 단다. 1.5일에 하나씩 주유소가 문을 닫고 있는 업황 속에서 주유소를 늘리겠다는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자연스레 쏠렸다. 판세를 뒤집을 역발상일까. 아니면 위험 높은 도박일까.
 
SK네트웍스는 지난 1일 직영주유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을 선정해서다. 시장에선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인수 금액이 1조 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코람코자산신탁이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자산을 인수하면 현대오일뱅크가 이를 위탁 운영한다. 현대오일뱅크가 직영주유소 위탁 운영 수수료로 지불하는 비용은 최소 3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주유소 한 곳당 위탁 수수료를 10억원으로 계산한 경우다.
 
업황만 고려하면 현대오일뱅크의 몸집 불리기는 잘못된 선택이다. 주유소는 소위 돈 되는 사업이 아니다. 전국 주유소는 매년 감소세다. 실제로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 숫자는 1만1507곳으로 지난해 7월 말(1만1808곳)과 비교해 301곳 정도가 줄었다. 1.5일에 하나꼴로 문을 닫는 주유소가 생기고 있다.
 
폐점 증가는 주유소 거리제한 폐지에 따른 낮은 영업이익률 탓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주유소 영업이익률은 1.8~2.9%에 머물고 있다. 연 매출 10억원을 올리는 주유소를 운영해도 매년 가져가는 돈은 1800만원에서 2900만원에 그친다. 한국주유소협회가 지난 2017년 주유소 경영실태조사를 한 결과 통계와 비슷하다. 주유소 한 곳당 영업이익은 38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저렴한 주유소 임대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현대오일뱅크가 몸집 불리기에 나선 이유는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택배 등 기존 주유 서비스에 더한 플랫폼 비즈니스 확산에 따라 도심 교통 요충지에 자리한 주유소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며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가 자리 잡을 경우 주유소라는 독특한 공간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확산에 따리 도심 전기 충전소 용지를 선점하는 차원이란 해석도 있다. 전기차의 경우 화석연료차와 비교해 충전 시간이 길어 충전소 입지 평가에 있어 주택가와의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기적으론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도심 지역 부동산 개발 등을 염두에 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오르면서 주유소 부지를 빌딩으로 개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통기업이 주유소를 물류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등 도심에 자리한 주유소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며 “주유소를 활용한 플랫폼 경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자산 실사 등 인수 절차가 남아 있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인수 배경에 말을 아끼고 있다. 전국 주유소 숫자만 비교하면 인수전 참여는 현대오일뱅크에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는 SK에너지 3404곳, GS칼텍스 2387곳, 현대오일뱅크 2218곳이다. 단순 계산으로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320여곳의 간판을 자사로 바꿀 경우 현대오일뱅크가 운영하는 주유소 숫자는 2542곳으로 늘어난다. (※전국적으로 SK 간판을 달고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는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 주유소로 나뉜다. SK에너지는 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SK네트웍스와는 별도다.)
 
 
경쟁사와 비교해 부족한 도심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의 약점이었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도심 주유소가 많아 현대오일뱅크가 이를 운영할 경우 자신의 약점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를 예로 들면 이해가 빠르다. 이 지역 전체 주유소 26곳 중 SK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주유소는 13곳, GS칼텍스는 5곳, 현대오일뱅크는 6곳이다. 이중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는 4곳인데 현대오일뱅크로 간판을 바꿔 달 경우 서울 양천구 내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는 10곳으로 늘어난다. 반면 SK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주유소는 9곳으로 줄어든다. 1위와 3위의 순위가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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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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