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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100㎞ 5분 우주관광 3억원, 그래도 600명 줄섰다

미국 뉴멕시코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길을 따라 정면에 들어선 건물이 민간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이 준비 중인 우주여행을 떠날 우주공항 주건물이다. [AFP=연합]

미국 뉴멕시코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길을 따라 정면에 들어선 건물이 민간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이 준비 중인 우주여행을 떠날 우주공항 주건물이다. [AFP=연합]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등장했다. 지도를 보니 해발 1400m의 고산지대. 옆으로 2000m가 넘는 산맥이 도열하듯 늘어서 있다. 덤불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사막 속으로 들어갔다. 총으로 무장한 검문소를 두차례 통과하니 성조기와 함께 노란색 뉴멕시코 깃발이 휘날린다. 바로 옆엔 날개에 큰 글씨로 ‘버진(Virgin)’이라 써놓은 흰색 비행체가 나타났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왕복선 ‘스페이스십’의 실물 모형이다. 영상 1도의 싸늘한 공기 속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길이 18m의 흰색 동체가 도드라졌다. 옛 만화영화에서나 봤던 달리는 새, 로드러너가 스페이스십을 가로질러 덤불 속으로 사려졌다.
 

세계 첫 상업 우주공항 현지 르포
뉴멕시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비행접시 모양 공항, 활주로 3.7㎞

"내년 여름부터 주1회 왕복선 운행"
3일 훈련 받고 총 2시간 남짓 여행
"예약자는 비밀, 한국인도 있을 것"

지난달 25일 찾은 미국 뉴멕시코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Spaceport America)’입구다. 뉴멕시코 남부 라스 크루세스 인근에 자리한, 인류 최초의 상업 우주공항이 열린 곳이다. 영국 출신 기업가 겸 탐험가인 리차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의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이 운영하는 곳이다. 내년 여름부터 세계 최초로 민간 여행객들이 소형 우주왕복선을 타고 우주로 여행을 떠나는 진짜 ‘우주공항’이다. 누가 감히 목숨 내놓고 우주여행을 떠나느냐고?. 아니다. 최근까지 600명이 예약을 마친 상태다. 예약된 1호 여행객은 리차드 브랜슨 회장이다.
 
중앙일보가 한국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최초 상업 우주공항을 찾았다. 스페이스십 실물 모양이 전시된 공항 입구를 지나 외길을 따라 들어가니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거대한 비행접시 모양의 우주공항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납작한 조개 모양의 갈색 지붕을 덮고 있는 높이 22m의 3층 건물이다. 건물 뒤쪽 입구에서 꼭대기까지 경사로로 이어진 통로‘애스트로넛 워크(Astronaut Walk)’를 따라 올라갔다. 우주비행선 조종사들이 대기하는 장소다. 유리벽 너머로 3개층을 모두 튼 우주선 격납고가 내려보였다. 조종사를 위한 시뮬레이션 장치 등이 놓여있었다. 이곳은 스페이십이 모선 화이트나이트와 함께 머무르다 승객을 싣고 활주로로 나가는 곳이다. 활주로를 바라보고 있는 공항 건물 앞부분은 3개층으로 나눠, 우주여행객들을 위한 레스토랑과 훈련시설ㆍ통제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파와 테이블 등 우주여행객들이 대기하면서 쉬고 차를 마시면서 식사도 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은 여느 국제공항의 시설 못지 않다. 통유리창 너머로는 길이 3.7㎞에 달하는 활주로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버진갤럭틱의 우주왕복선이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건물 앞에 서 있다. [AP=연합]

버진갤럭틱의 우주왕복선이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건물 앞에 서 있다. [AP=연합]

크리스 로페즈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공항 운영담당 부사장은 “스페이스십과 모선은 지금 인근 모하비 사막에서 테스트 비행 중이지만 연말이면 이곳으로 옮겨오게 된다”며 “내년 여름쯤에는 민간 여행객들을 태운 우주여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몇 달간은 1주일에 한 번, 이후로는 1주일에 두번 스페이스십이 승객들을 태우고 우주로 올라갈 것”이라며 “인류의 본격적인 우주여행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의 직원들이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공항 주건물 1층의 라운지에 모여있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 8월 처음으로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우주공항 내부를 공개했다.[AP=연합]

우주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의 직원들이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공항 주건물 1층의 라운지에 모여있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 8월 처음으로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우주공항 내부를 공개했다.[AP=연합]

 
우주여행 어떻게

우주여행 어떻게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시작하는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의 특징은 수직 발사되는 로켓이 아닌 우주왕복선 형태의 비행기 스페이스십을 탄다는 점이다. 날개 길이가 54m에 달하는 전용 모선(母船) 화이트나이트의 가운데 매달려 활주로를 이륙한 후 1만5000m 상공에 도달하면 모선에서 분리된다. 이후 스페이스십의 로켓엔진이 불을 뿜어 지구 상공 100㎞의 우주로 올라간다. '칼만라인' 또는 ‘준궤도’라고 부르는 이곳은 우주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중력이 아주 희미하게 작용해 국제우주정거장처럼 사실상의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고, 둥글고 푸른 지구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스페이스십 조종사 2명을 포함, 6명의 사람을 태우고 약 5분 가량 우주에 머문 뒤, 무동력 글라이딩 방식으로 지상에 내려온다. 총 우주여행 시간은 2시간 남짓, 여행비용은 25만 달러(약 2억9000만원)이다. 지구 상공 350㎞ 이상의 저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다녀오는 스페이스X 우주여행 비용(5200만 달러ㆍ약 602억원)의 200분의 1 수준이다. 훈련은 단 3일이면 충분하다. 첫날은 환영 행사, 둘쨋날은 ‘캐빈 데이’(Cabin Day)라 불리는 스페이스십 실내 경험, 셋째날은 ‘리허설 데이(Rehearsal Day)’다. 사실상 우주비행의 훈련은 단 하루 뿐인 셈이다. 한국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다녀온 이소연 박사가 수개월 동안 러시아 우주기지에서 극한의 훈련을 받았던 것과는 하늘 땅 차이인 셈이다.  
세계 최초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의 공항 주건물 격납고에서 버진 갤럭틱의 우주왕복선 스페이스십이 모선인 화이트나이트의 가운데에 매달려 밖으로 나오고 있다. [AFP=연합]

세계 최초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의 공항 주건물 격납고에서 버진 갤럭틱의 우주왕복선 스페이스십이 모선인 화이트나이트의 가운데에 매달려 밖으로 나오고 있다. [AFP=연합]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행자 중 한국인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로페즈 부사장은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600명의 우주여행 예약자 중엔 한국인도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연구본부장은 “버진갤럭틱은 우주왕복선 형태이지만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도 로켓 형태로 발사돼 우주를 경험할 수 있는 우주여행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1957년 당시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린 이후 60여년만에 우주여행은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헌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 크루세스(뉴멕시코)=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는 세계 최초, 최고의 상업 우주공항"
미국 멕시코 주정부가 운영하는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힉스가 지난달 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 멕시코 주정부가 운영하는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힉스가 지난달 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인터뷰] 대니얼 힉스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최고경영자  
 
‘우주공항(Spaceport America)’.  한국에선 아직 느낌이 잘 와닫지 않는 단어이지만, 미국에선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터를 비롯, 전국에 18개의 연방ㆍ주립ㆍ민간 우주공항이 있다. 한국의 외나로도처럼 우주로켓을 발사하는 곳이 곧 우주공항이다.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는 뉴멕시코 주정부에서 만든 우주공항이다. 지난달 22일 국제우주대회(IAC)가 열린 워싱턴 D.C.에서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의 대니얼 힉스 최고경영자(CEO)를 인터뷰했다.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는 어떤 존재인가.
“2006년 멕시코 주정부가 만든 우주공항이면서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정식으로 등록된 공항이다. 이곳에는 수평 활주로 뿐 아니라 로켓을 위한 수직 발사대, 첨단 우주기술 테스트 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주변이 고산 사막지대라 연중 340일 비가 오지 않는 쾌청한 날씨이며, 대통령이 있는 워싱턴 D.C.를 제외하면 미국에서 유일하게 비행기가 다니지 않는 곳이다. 우주공항으로서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공항 이름이 특이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우주공항이란 뜻으로 이름을 선점한 거다. 설립 목적 자체가 처음부터 우주에 염두에 둔 최초의 우주공항이며, 세계 최초의 상업 우주공항 라인 버진 갤럭틱이 들어선 곳이다. 버진 외에도 업에어로스페이스 등 6개 민간 우주기업이 임차인으로 입주해있다.”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가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우주공항이라면 버진 갤럭틱과는 어떤 관계인가.  
“인천공항이 공공기관이라면,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에서 민항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라고 생각하면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와 버진 갤럭틱의 관계를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하지만 버진 갤럭틱은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시설의 임차 기업들 중 아주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주공항의 메인 건물 외부와 활주로는 뉴멕시코 주정부에서 만들었다. 버진 갤럭틱은 공항 건물 내부를 담당해 공사해왔으며, 지난 8월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수평 활주로는 버진 갤럭틱만 사용하나.
“현재로서는 그렇다. 그렇다고 버진 갤럭틱의 전용은 아니다. 사실 최근까지도 몇몇 테스트 비행이나 신차 광고 촬영 등으로 활주로를 이용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됐으면 그간 어떤 일을 해왔나.
“우주공항 설립 이래 지금까지 총 301차례 로켓이 발사됐다. 첨단 우주기술 테스트 시설에서는 보잉의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테스팅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우주로켓 발사 대회도 열고 있다. 올해는 한국에서도 한 대학이 참여했다. 우주공항 투어나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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