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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뒤 200m 지점 추락, 기체결함? 버티고 현상? 순간 강풍?

1일 오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대형 함정들이 응급환자 이송 도중 독도 인근 해상으로 추락한 영남119특수구조대 헬기 탑승자 수색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수색작전에는 해군 구난함인 청해진함과 독도함 등 함정 수 십척과 해경, 소방 구조 헬기가 실종자 수색을 전개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뉴스1]

1일 오전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대형 함정들이 응급환자 이송 도중 독도 인근 해상으로 추락한 영남119특수구조대 헬기 탑승자 수색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수색작전에는 해군 구난함인 청해진함과 독도함 등 함정 수 십척과 해경, 소방 구조 헬기가 실종자 수색을 전개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뉴스1]

10월 31일 오후 11시 26분쯤 경북 울릉군 독도에서 7명이 탑승한 소방 헬기가 이륙한 뒤 200~300m 지점에서 추락했다. 구조 당국은 해군 항공기와 해경·해군 함정은 물론 민간 선박까지 급파해 탑승자와 기체를 수색하고 있다. 추락 추정지점은 수심이 깊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수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조심스레 몇 가지 사고원인이 점쳐지고 있다. 
 

기체결함?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사고 소방헬기는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EC225 기종이다. 길이 19.5m, 높이 4.95m에 이르는 대형이다. 소방당국에서는 ‘영남1호’로 불렸다. 국내에 지난 2016년 3월 도입됐는데, 공교롭게도 한 달 후 동일 EC225 기종이 노르웨이 해상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헬기에 탑승했던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르웨이 사고원인 조사 결과는 ‘기체결함’으로 드러났다. 헬기 엔진의 힘을 날개로 전달하는 주 기어박스 내 부품결함이었다. 기어박스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기체를 띄울 수 있는 날개 힘을 얻지 못해 추락한다는 게 헬기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때문에 2016년 7월 EC225와 동일 부품을 수입해 쓴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 30여대의 부품을 교체하는 일도 빚어졌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문 대통령, "동종헬기 점검하라" 지시 

독도 사고 헬기인 영남1호도 노르웨이 사고 이후 문제가 된 기어박스 내 부품을 새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사고와 같은 종류의 부품 결함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하지만 기어박스 결함 원인은 다양하다고 한다. 아예 기체결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청한 항공사고 조사 전문가는 “주 기어박스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너무나도 여러 가지다”며 “‘피로 누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데 도입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이 가능성은 작다. 그렇다고 아예 기체결함을 추락 원인에서 배제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9·10월 사이 정비 후 시험비행까지 마쳤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헬기 전문가인 최연철 한서대 교수는 “기체 인양 후 정밀조사를 벌여야 정확한 사고원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동종 헬기의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하라”고 지시했다.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소방청 사고 대책본부가 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부소방서에 설치됐다. 대책본부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스1]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와 관련 소방청 사고 대책본부가 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부소방서에 설치됐다. 대책본부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스1]

 

버티고 현상? 

전날 사고는 심야 시간대 발생했다. 헬기가 이륙한 지 2~3분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복수의 전문가들은 ‘버티고(vertigo·사전적 의미는 현기증)’를 사고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버티고는 조종사가 균형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 비행체가 회전할 때 어디가 하늘이고 땅인지 감각을 잃는다는 것이다. 
독도 인근 해상 소방헬기 추락 상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독도 인근 해상 소방헬기 추락 상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 헬기 정비 전문가는 “특히 불빛과 특정 지형지물이 없는 밤바다의 경우 수면 위로 비친 달빛을 보고 하늘로 착각, 강하할 수 있다”며 “8년 전 제주 해상서 발생한 헬기추락 사고의 경우 원인이 버티고 현상으로 지목됐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가 낸 ‘소형항공기(헬기) 안전개선대책 수립을 위한 정책 연구용역 보고서’(2013)를 보면, 사고 원인의 75%가 조종과실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남1호는 적외선으로 전방을 감시하는 ‘풀리어’ 장비가 탑재된 기종이다. 야간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보통 이 장비로 조종한다고 한다. 더욱이 기장·부기장이 조를 이뤄 탑승하는 만큼 조종사 과실이라기보다는 조종사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1일 새벽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날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와 탑승자를 찾는 구조·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1일 새벽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날 추락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와 탑승자를 찾는 구조·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순간적인 강풍?

기상청의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영남1호가 추락할 당시 주변 해역에는 초속 6.1m(시속 22㎞) 정도의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속 6m는 아주 강한 바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잔잔한 수준도 아니다. 특히 최대 순간 풍속은 11.1m까지 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울릉읍 독도리에 있는 자동기상관측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최대 풍속은 오후 8시 46분에 측정된 초속 14m(시속 50㎞)다”며 “하지만 이는 섬에서 측정한 것이고 해상에서는 조금 더 강하게 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사고 당시 시정거리는 16~17.5㎞(울릉도 기준)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울릉도에서 황사가 관측됐으나 전반적으로 시정거리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울릉도 중에서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는 시정거리가 8㎞로 시정거리가 그리 좋지 않았다. 
 

전문가, "블랙박스 수거해야 정확한 사고원인 나와"

조진수 한양대 교수는 “사고가 나면 국토교통부에서 사고 조사관이 나간다. 동체를 다 수거한 뒤 정밀검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다”며 “FDR(fly data record)이라는 흔히 말하는 블랙박스가 있는데 이걸 수거해서 봐야 한다. 정확한 사고원인이 나오기까지 통상 1년 가량 걸린다. 그 전에 사고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성욱·김민욱·박해리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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