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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FA 공시...'보라스 시리즈' 개막

최종 7차전까지 뜨거웠던 야구 전쟁, 월드시리즈(WS)가 끝났다. 그리고 이튿날 '보라스 시리즈'가 개막했다. 
 
류현진(왼쪽)과 에이전트 보라스. [AP=연합뉴스]

류현진(왼쪽)과 에이전트 보라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는 1일(한국시각) 류현진(32)이 포함된 131명의 자유계약선수(FA) 명단을 발표했다. 내년 전력 보강을 위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2년간 침체에 빠졌던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올 겨울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선수에게 '수퍼 에이전트', 구단에게 '악마의 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캇 보라스(67)가 빅리그 거물들의 협상을 대리하기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30일 USA투데이는 'WS의 진정한 승자는 보라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치열하게 싸웠지만 WS의 승자는 따로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USA투데이는 '그는 스윙을 하지도, 공을 던지지도 않는다.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겠지만 어느 팀도 응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보라스가 '양손에 떡'을 쥐었다는 의미다.
 
2019 WS에서 활약한 워싱턴과 휴스턴 선수 중 보라스의 회사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 선수가 9명이다. 맥스 셔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앤서니 렌던 등 워싱턴의 우승 주역들이다. 또 준우승팀 휴스턴에서는 게릿 콜, 호세 알투베가 보라스의 고객이다.
 
이 가운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 렌던이 FA 자격을 얻었다. 또 WS에서 2승을 거두며 시리즈 MVP를 차지한 스트라스버그는 옵트아웃(계약기간 중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을 얻었다.
 
월드시리즈에서 2승을 따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도 스콧 보라스의 고객이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월드시리즈에서 2승을 따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도 스콧 보라스의 고객이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정규시즌 20승5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콜은 포스트시즌에서도 4승1패, 평균자책점 1.72의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WS가 끝난 뒤 콜은 'H'가 새겨진 휴스턴 모자 대신 'B'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취재진과 인터뷰 했다. WS의 여운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가운데 FA 권리 행사를 선언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보라스가 어떤 전략으로 FA 시장을 쥐고 흔들지 궁금해 하고 있다. 특히 콜과 스트라스버그, 류현진이라는 투수 빅3의 '셀링 포인트'가 관건이다.
 
보라스는 이미 '초구'를 던졌다.  보라스는 지난 달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구단주들이 엘리트 선발 투수들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선발 투수에 투자한 팀들이 WS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고객 3명을 시장에 내놓기에 앞서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늘 그렇듯 매우 전략적인 발언이었다.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한 뒤 류현진은 "내 가치를 알아주는 팀과 계약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년 간 함께한 다저스에 남는 게 최선이겠지만,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미국 언론도 류현진을 원하는 여러 구단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라스가 이 구도를 그릴 것이다.
 
콜은 렌던과 함께 올 겨울 최고 FA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6년 투수 역대 최고액(7년 2억1700만 달러·2500억원)에 계약한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 레드삭스)의 기록을 콜이 뛰어넘을 것 같다.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 잔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엘리트 선발 투수'의 몸값을 높이는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올해 20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한 게릿 콜.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그는 보라스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썼다. [AP=연합뉴스]

올해 20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한 게릿 콜.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그는 보라스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썼다. [AP=연합뉴스]

가장 변동성이 큰 FA가 류현진으로 보인다. 2015년 왼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지난해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왼 허벅지 내전근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을 날렸다. 그러나 투구 내용은 좋았다. 2018년 7승3패를 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지난해 류현진이 FA가 되자 다저스는 퀄리파잉오퍼(메이저리그 상위 연봉자 125명의 평균 연봉을 받는 1년 계약)를 제시했다. 꽤 높은 연봉(지난해 1790만 달러·200억원)을 주는 대신 장기계약 위험을 피하는 방법다. 대부분의 FA들은 이 제안을 뿌리치고 시장에 나가지만 보라스는 이를 받아들였다. 시장 상황과 성적을 보면 류현진이 을(乙)이라는 걸 보라스도 인정한 것이다.
 
1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올해 류현진은 풀타임을 뛰며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14승5패)에 올랐다. 보라스는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계약 기간과 금액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자신했다. 또 "류현진의 몸 상태는 최고 수준이다. 사이영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의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젠 갑(甲)의 자세다. 류현진이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만큼, 1년 전과 정반대 입장에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의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뜻이다.
 
FA로서 류현진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선발 투수로서의 안정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다. 그러나 내년 33세가 되는 나이와 부상 이력은 단점이다.
 
보라스는 고객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최대화하는 데 특화돼 있다. 그는 류현진의 가치를 세일즈 할 전략을 이미 세웠을 터다. 뿐만 아니라 콜과 스트라스버그의 계약까지 활용해 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보라스는 단지 '선수 세일즈맨'이 '희소한 자원의 공급자'인 것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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