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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담판 노린 김정은, 이번엔 트럼프 새벽잠 깨웠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스톡홀름 노 딜’(현지시간 10월 5일)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 발신의 성격이 짙다. 북한이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고 말로 위협한 데 이어 행동으로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미사일을 발사한 시간부터 이례적이다. 합동참모본부은 오후 4시 35분과 4시38분쯤 북한이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북한의 발사는 이번이 열두 번째인데, 5월 9일 발사한 두 발(오후 4시 29분, 오후 4시 49분)을 빼면 발사 시간대는 모두 새벽이나 아침이었다. 이에 ‘미사일 모닝콜’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은 오후 발사를 놓고 미국 시간대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시각으로 오후 4시 35분과 4시 38분이면 워싱턴 등 미 동부시간으로 새벽 3시 35분과 3시 38분이다. 그간 청와대의 '새벽잠'을 깨우려 하다가 이번엔 백악관의 새벽잠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은 스톡홀름 노 딜 전후로 계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탄핵 등 국내정치 문제로 여의치 않자 미국의 새벽 시간대를 노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고 정상회담을 끌어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스스로 연말을 시한으로 정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실무 협상팀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게 연합훈련 추가 유예 등 뭐 하나라도 성과를 내기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시찰하며 담당자들 질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시찰하며 담당자들 질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은 스톡홀름에서 미국과의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격한 언사를 써가며 미국에 입장을 바꾸라고 촉구해왔다. 노 딜 직후 스톡홀름 현지에서 북측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우리의 핵시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되살리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하며 위협을 이어가다 결국 이날 단거리 미사일로 관측되는 발사체를 쐈다.
북한발사체 발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북한발사체 발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최대 성과로 자랑해온 게 핵ㆍ미사일 시험 유예다. ‘일촉즉발의 위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위협했던 북한이 이날 발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을 망쳐버릴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핵ㆍ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을 건드리는 것은 북한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 압박수단”이라며 “장거리 미사일은 아니지만, 이번 발사를 통해 미국이 과거 북한의 도발 국면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은 3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압박과 회유를 병행하려는 속셈으로, 미국의 탄핵 국면을 보면서 최적의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서 불완전한 핵 제거로 이어지는 ‘배드 딜’로 갈지, 오히려 멍군을 부르며 2017년의 ‘화염과 분노’ 같은 강경대응으로 선회할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지혜·이근평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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