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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도 천막 장사해야 하나" 동대문 화재 한달, 상인들 한숨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을 찾아갔다. 상가 건물은 출입이 통제돼 있었고, 상가 앞 마장로 일대에는 천막이 들어섰다. 이병준 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을 찾아갔다. 상가 건물은 출입이 통제돼 있었고, 상가 앞 마장로 일대에는 천막이 들어섰다. 이병준 기자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앞엔 붉고 푸른 색깔의 천막이 길게 늘어섰다. 천막 아래로 가지각색의 옷이 거치대에 걸렸다.

제일평화시장 화재 한 달...위기의 동대문 시장

쌀쌀해져가는 날씨 속에서 상인들은 옷을 정리하고 나르면서도 손님들을 대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달 시장 상가가 불타 '천막 매장'을 치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었다.

 
기자가 매대 가까이 가자 아직도 희미하게 탄 내가 났다. 건물 외벽 사이사이로 그을린 자국이 보였다. 지난달 22일 제일평화시장 상가 건물은 23시간 동안 불탔다. 그 흔적이 아직 지워지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천막 매장에서 화재 복구를 기다리고 있는 상인들은 300여명이다. 이들은 천막 한두개 크기의 임시 매장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실외 공간에 옷을 진열하고 있어서, 상인들은 오후에 천막쪽으로 해가 비치자 우산을 세워 옷에 내리쬐는 빛을 막아야 했다.

이날도 손님의 발길은 이어졌지만, 상인들은 매일 추워지는 기온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러다 겨우내 밖에서 천막 장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에불이 났다. 불은 23시간 동안 꺼지지 않았다. 사진은 화재 당시 제일평화시장. 이병준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에불이 났다. 불은 23시간 동안 꺼지지 않았다. 사진은 화재 당시 제일평화시장. 이병준 기자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상우회는 건물 안전 진단과 내부 공사, 리모델링에 수개월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재수 제일평화시장 상우회장은 “공사와 리모델링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다. 빨라도 내년 초에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른 상가에 새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있지만, 별다른 지원 없이 자비로 비용을 충당해야 해 꺼리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상인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대체 상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대부분은 건물 복원 전까지 어떻게든 천막에서 버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상가 건물 안에서만 십수 년 이상 장사해온 상인들은 천막 매장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제일평화시장 상인 임성빈(69)씨는 “옷은 괜찮지만 사람들이 추위에 달달 떤다. 낮에는 햇볕이 뜨거워 얼굴이 다 탔다. 누가 옷을 훔쳐갈까봐 밤낮으로 차에 옷을 싣고 내린다”며 “상가가 빨리 복원돼 상가로 다시 들어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 A씨(54·여)는 “옷도 좋은 게 많은데 천막 아래 거치대에 걸려 있다 보니 옷이 싸 보인다. 장사하기가 더 어렵다”면서 “바깥 쪽 점포들은 누가 훔쳐가는지 옷이 없어지기도 해 상인들끼리 밤에 서로 봐준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든 안으로 들어가 영업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 자격으로 상가를 구해 들어가는 것은 우리 같은 영세 상인으로선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상인 B씨(52·여)도 “대체 상가를 찾아 들어가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상인들 대부분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배·보상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불이 꺼진 뒤 건물 안에 남아 있던 물건을 거의 다 꺼내 왔지만 연기를 먹어 못 파는 물건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안 좋다 보니 11월부터 2월까지 장사를 그냥 접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도 여유 있는 사람만 하는 거고, 남아있는 건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천막 매장은 옥외 임시 판매장으로, 겨울이 되면 영업이 힘들어 대체 상가 확보를 위해 상인들과 논의 중에 있다”며 “내부 공사와 리모델링에는 4~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화재 직후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상가에는 '불난 집은 불 같이 일어나요'라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이병준 기자

지난달 화재 직후 동대문 제일평화시장 상가에는 '불난 집은 불 같이 일어나요'라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이병준 기자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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