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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벗겨먹는 韓···방위비 70조쯤은 내야" 트럼프 속내 폭로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로이터=연합]

 “미국이 한국에 쓰는 (주한미군 방위) 비용은 연간 50억 달러나 된다. 50억 달러 가치의 보호를 받는 대가로 한국은 5억 달러만 지불하고 있다” (2019년 2월 13일,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결정 직후)
 

매티스 전 국방 연설비서관이 책에서 고발
매티스 "3차 대전 막으려 주둔" 철수론 막아
“한국은 대규모 착취국, 심하게 벗겨 먹어,
경제적 효용성 12개 척도서 한국이 최악"

“잊지마라. 우리는 한국을 도왔다. 우리가 그동안 쓴 돈은 수조 달러다. 수십억 달러가 아니다.”(2018년 5월 22일, 한ㆍ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그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전직 국방장관 연설비서관 가이 스노드그래스(Guy M. Snodgrass)가 쓴 새 책 『전선을 지키며 :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를 통해 공개됐다.  
 
2018년 1월. 당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해외 주둔 미군 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대가로 어떤 보상이 있는지 집요하게 따졌다. 해외 주둔 미군은 아이 배를 덮는 이불처럼 결국은 미국의 안전보장을 위한 조치(blanket security)라는 매티스 장관의 대답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손해보는 거래다. (한국이) 주한 미군에 1년에 600억 달러(70조800억원)쯤 내야 괜찮은 거래겠다”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작성한 해외 파견 미군의 주둔 비용안에 따르면 2020년 주한미군에 드는 비용 총액은 44억6400만 달러(5조2139억원)다. 그보다 13.5배는 더 내야 만족하겠다는 뜻이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해 발간된 밥 우드워드의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도 나온다. 1월 1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 이유를 계속 따지자 매티스 장관이 "우리는 세계 3차대전을 막기위해 주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는 장면이다. 매티스 장관은 "병력과 정보능력이 없으면 전쟁 위험은 엄청나게 커진다"며 "미군 주둔없이 전쟁이 발발할 경우 유일한 방안은 핵무기 옵션밖에 남지 않게 된다"고 경고했다고 우드워드는 썼다.
 
스노드그래스(Guy M. Snodgrass)가 쓴 책 ‘전선을 지키며(Holing the line) [아마존 캡쳐]

스노드그래스(Guy M. Snodgrass)가 쓴 책 ‘전선을 지키며(Holing the line) [아마존 캡쳐]

스노드그래스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29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서 “동맹과 파트너십에 대한 위협과 전략의 부재가 미국 안보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과 스노드그래스 비서관. [USA투데이 캡쳐]

지난 2018년 4월 27일,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과 스노드그래스 비서관. [USA투데이 캡쳐]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미국의 동맹과 미군 주둔에 대해 불평을 터뜨렸다. 그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동맹국 주둔의 가치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 제기를 했다. 일본, 한국과 독일처럼 해외 주둔지에서 병력을 철수할 수 있을지 계속 물었다. 해법으로 매티스 국방장관은 2017년 7월 중순 펜타곤에서 대통령에게 해외 주둔 이유를 설명하는 브리핑까지 마련했다. 트럼프에게 지정학적 상황을 설명하면 대통령도 마침내 동맹이 미국에 제공하는 가치를 이해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브리핑 수일전 국무부를 방문해 틸러슨 국무장관과 시연회까지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미군 해외 주둔으로 안전한 대외교역을 보장하는 등 경제적 안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다른 나라와 관계를 판단하는 12가지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며 "한국이 대통령의 눈에는 최악(the worst)"라고 말했다. 무역적자 규모 등 숫자로 동맹이 이익이 되는지, 손해인지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7월 20일 열린 펜타곤 브리핑은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일 두 나라 주둔규모와 방위비 분담 내역을 설명하고 "미국은 2차 대전이후 일본과 한국 등이 자립할 수 있도록 불공평한 조건을 기꺼이 수용했다"고 하자 트럼프는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자"라며 호통을 치며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이용해먹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거대한 괴물"이라며 "우리 동맹들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했다. "한국은 대규모 착취국(a major abuser)"이라며 "중국과 한국은 우리를 모든 곳에서 벗겨 먹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깔린 이같은 인식은 2020년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의 압박으로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  
 
지난 23~24일 미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한ㆍ미간 방위비 분담금 2차 협상에서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보다 더 공평한 몫을 기여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말했다. ‘점잖은 표현’ 뒤엔 트럼프 대통령의 ‘민낯’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가운데). [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가운데). [EPA=연합]

이를 지켜봐왔던 매티스 전 장관은 지난 1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현직 대통령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특이한 대통령”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트럼프 행정부 첫 국방 수장인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한 데 반대 의사를 밝히며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집권 직후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를 저울질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막은 것도 매티스였다.  
 
그도 지난 3일 발간한 책『콜 사인 혼돈(Call Sign Chaos): 리드하는 법을 배우다』에서 “동맹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쇠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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