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꼼수까지 쓰며 출마 막는다…홍콩이 두려워한 22세 청년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홍콩 정부로부터 구의원 선거 자격을 박탈당한 직후인 2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홍콩 정부로부터 구의원 선거 자격을 박탈당한 직후인 29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5개월째 이어지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홍콩에서 구의원을 뽑는 선거가 내달 24일 18개 구에서 열린다. 총 452명을 뽑는 이 선거에 입후보한 인원은 1000여명에 달한다. 그런데 입후보 의사를 밝힌 이들 중 유일하게 후보가 되지 못한 인사가 있다. 2014년 '우산 혁명'을 비롯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으로 촉발된 현재 시위까지 앞장서 주도해온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다. 그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이길래 홍콩 정부와 중국은 후보자격 심사관 '바꿔치기'까지 하며, 그의 출마를 가로막는 걸까. 
 

우산혁명·송환법 시위 주도 민주인사
한국에 "홍콩 시위 지지" 호소하기도
후보 자격심사관 '무기한 병가' 후 교체

1000명 중 유일하게 후보 자격 박탈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슈아 웡 측에 통지서를 보내 그가 11월 구의원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얻지 못했음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웡은 홍콩 시위를 주도한 인물로, 최근 구의원 입후보 의사를 밝히며 홍콩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선관위는 웡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대한 지지와 홍콩 정부에 충성할 의지가 없다는 이유에서 그의 구의원 출마를 가로막았다. 홍콩에서는 의회인 입법회 선거나 구의회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관위의 자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홍콩 선관위는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하는 웡의 최근 행보가 홍콩의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선관위로부터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후보는 웡이 유일하다. 또 다른 민주진영 인사 에디 추 등은 출마 자격을 얻었다. 웡을 비롯한 민주 진영은 웡의 출마자격을 박탈한 홍콩 정부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웡은 선관위 통보 직후인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정치적인 선별과 검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홍콩 중심가 공민광장에서 가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선관위가 나의 출마자격을 박탈한 이유는 기본법을 지키려는 나의 의도를 순전히 주관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베이징(중국 정부)은 나의 권리를 영구히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29일 홍콩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 중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가운데 마이크를 잡고 있는 인물) [페이스북 캡처]

29일 홍콩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 중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가운데 마이크를 잡고 있는 인물) [페이스북 캡처]

 

홍콩 대표 민주인사 "중국 압박 증거"

 
웡에 대한 출마자격 박탈에 홍콩 정부와 중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시위 사태에서 차지하는 웡의 존재감과 상징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웡은 2014년 17세의 나이로 '우산 혁명'을 이끌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부터 시작돼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반중 시위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등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웡은 지난달 3일 대만을 방문해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정치인들과 만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대만을 방문한 이후에는 독일과 미국을 돌며 홍콩 민주화 열망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17일에는 입장문을 통해 "홍콩 시민들은 촛불집회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영화 '1987'의 배경이 된 6월 항쟁 등 한국민이 민주와 인권을 위해 용기 내 싸운 역사에 감동했다. 한국인들이 먼저 걸어온 민주화의 길을 홍콩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가주길 희망한다"며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29일 홍콩 정부 건물 앞에 중국의 오성홍기가 걸려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29일 홍콩 정부 건물 앞에 중국의 오성홍기가 걸려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후보 자격심사관 무기한 병가 "의문 커져"

 
웡이 홍콩 정부로부터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시기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SCMP,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원래 웡의 후보 자격을 심사하던 인물은 도로시 마 주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무기한 병가를 내고 사라졌다. 마 주임 대신 로라 량 주임이 웡의 자격심사를 맡았고, 웡은 담당관이 바뀐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지난 25일 마웨(馬嶽) 홍콩 중문대학 정치행정학 교수는 웡에 대한 홍콩 정부의 후보자 자격 심사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빈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주가 지났지만 웡에 대한 후보 자격 심사가 결정이 나지 않았다"며 "웡이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인물이기 때문에 서방에서는 자격 심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고, 홍콩 시위 사태를 더욱 격화시킬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웡은 "중국이 나의 선거 출마자격을 심사하는 홍콩 정부를 극도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비난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