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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댓글 닫자" vs "입까지 막나"…카카오발 댓글 폐지 논쟁

'악플러' 일러스트. [중앙포토]

'악플러' 일러스트. [중앙포토]

카카오가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하면서 논란이 전체 뉴스 댓글로 번지고 있다. 혐오발언과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댓글을 폐지해야한다는 의견과 공론장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지난 25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사회 구성원이 의견을 공유하는 장으로 댓글 서비스를 운영해 왔지만, 지금은 부작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연예 뉴스 댓글 폐지를 발표했다.
 
카카오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와 인물 연관 검색어도 폐지한다. 네이버도 실시간검색어를 연령별로 제공하고, 악성댓글을 감지하는 '클린봇'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검을 통한 여론왜곡과 뉴스 댓글로 인한 인격 침해 등을 우려한 결정이다.
 

"뉴스 댓글, 공론장 기능 잃었다" 

트위터의 한 이용자가 네이버의 뉴스 댓글 링크를 공유하며 추천과 비추천을 요청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해당 글을 리트윗하며 확산시킨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의 한 이용자가 네이버의 뉴스 댓글 링크를 공유하며 추천과 비추천을 요청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해당 글을 리트윗하며 확산시킨다. [트위터 캡처]

연예 뉴스 댓글이 폐지되면서 정치·사회 뉴스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일부 누리꾼이 '좌표 찍기' 등의 방식으로 베스트댓글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찬반 양 측이 맞붙으면서 댓글창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찬·반 양 측은 댓글 링크를 공유하며 '추천 작업'을 벌였다. 내년 총선에서의 영향력을 우려한 정치권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포털에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직장인 양모(27)씨는 "극렬 지지자나 특정 커뮤니티 사용자가 댓글창을 도배하고 있다"면서 "이런 댓글이 상위권을 차지하면 보통 사람은 그게 여론이라고 착각한다. '토론의 장'이라는 취지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성별·지역·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발언도 댓글 폐지론에 힘을 싣는다. 혐오표현은 정체성을 근거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위협을 조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학생 최민영(25)씨는 "댓글창에는 특정 지역을 비하하거나 외국인,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셀 수없이 많다"면서 "직접 신고도 해봤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삭제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예 뉴스와 일반 뉴스 구분해야…폐지는 과해"

뉴스 댓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폐지해선 안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직장인 정준영(26)씨는 "기사를 비판하거나 여론을 드러내는 댓글의 역할을 무시해선 안된다"면서 "악성댓글을 해결한다는 이유로 이미 형성된 공론장을 폐지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댓글이 부작용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폐지하는 건 옳지 않다"며 "언론의 기사를 비판하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에는 정치권이 포털에 직접적으로 댓글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포털이 일정 부분 언론의 기능을 하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연예 뉴스 댓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내려진 다음의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정책이나 시사를 다루는 뉴스는 다르게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불쾌한 댓글이나 '좌표찍기'도 결국 여론의 일부인 만큼 점차 부작용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사회가 점진적으로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혐오표현 제재·제3자 악플 신고 '설리법' 발의

지난 24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차이나타운 스퀘어에서 미국인 팬 등 약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차이나타운 스퀘어에서 미국인 팬 등 약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성동규 교수는 "댓글의 영향력이 큰 만큼 장애인·소수자나 지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건 규제해야한다"면서 "해외처럼 차별과 폭력을 선동하면 처벌하는 차별금지법을 도입하는 것도 보완책"이라고 조언했다.
 
댓글 논쟁이 커지면서 정치권도 대안 마련에 나섰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혐오표현을 삭제 요청 대상에 포함하고, 비방 댓글 삭제 요청을 제3자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설리법'을 지난 25일 대표 발의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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