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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타다’도 검찰 손에…국토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검찰이 지난 28일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경영진을 불구속 기소한 결정은 우리 사회에 이 같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의 소극적이고 애매한 태도 탓에 원격진료나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국민 편익과 직결된 신산업의 발목을 잡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기소에 이른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난 국토부의 직무유기에 가까운 무능은 특히 더 비판받아 마땅하다.
 

신산업 미래를 사법부 판단에 맡기는 정부
세계적 추세 거슬러 기소 부른 건 직무유기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린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을 중재해 국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정부 본연의 역할을 국토부는 망각했다. 사실상 손 놓고 방관한 탓에 신산업 도입 문제를 사법적 판단에 맡기는 나쁜 선례를 만들고 말았다. 앞으로 기존 법 테두리 안에 없는 혁신적인 새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를 피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사법부 허락까지 받아야 할 판이다.
 
실제로 타다가 지난해 10월 법적 사각지대를 이용해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2월 택시업계가 타다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자 경찰은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월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의견을 물었으나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타협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며 택시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끝내 답변을 유보했다. 결국 검찰 기소로 법원이 국내 모빌리티 사업의 미래를 결정하게 만들었다.
 
늘 불법과 합법 경계에 서는 신산업을 좁은 법률적 해석으로 가두면 혁신적 신산업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기란 불가능하다. 사법부의 판단과 무관하게 이 사안을 법정으로 끌고간 국토부에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여당도 자유롭지 않다. 당정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해야 했지만 고발 취하 여부도 모를 정도로 수수방관해 온 탓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네거티브제도로 전환하고 규제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우리 AI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한 날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의 “AI정부” 발언이 무색하게 불과 수시간 만에 신산업을 주도하는 기업 경영진을 기소하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러니 타다 운영사 VCNC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가 기소 직후 페이스북에 “(타다 운영사는) 130만 명이 넘는 이용자와 9000명에 이르는 드라이버를 고용하는 서비스이자 현실에서 AI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기업 중 하나”라며 반발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공유 서비스라는 세계적 추세를 지금 한국만 역행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택시기사 보호만큼이나 신산업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이제라도 갈등 조정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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