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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우리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 걸까

임미진 폴인 팀장

임미진 폴인 팀장

무언가를 바꾸려면 상상을 해야 하고, 상상을 하려면 경험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버섯 크림스프를 만들려면 버섯을 본 적이 있어야 한다. 이메일 서비스를 만들려면 인터넷을 알아야 하고,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스마트폰을 만져봐야 한다. (스마트폰을 안 보고 아이폰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그래서 천재다)
 
우리는 경험한 만큼 상상한다. 폴인(중앙일보의 지식 플랫폼)이 지난 4~6월 ‘모빌리티의 미래’, 7~9월 ‘넥스트 리더 인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공부 모임을 진행한 것은 그래서였다. 모빌리티 산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임에 참여한 멤버들이 미래를 맘껏 상상하기를 바랐다. 멤버들은 모빌리티 산업의 실무진들이었다. 현대자동차와 쏘카·딜카·SK텔레콤·KT·GS칼텍스·삼성전자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었다. 모빌리티의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기업인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6월에 강연을 한 타다의 박재욱 대표도 그 중 한명이었다.
 
노트북을 열며 10/30

노트북을 열며 10/30

그때도 타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택시 조합의 반대는 극렬했고, 매일같이 악재가 터졌다. 하지만 박재욱 대표가 강연에서 전한 메시지는 우울하지도 자잘하지도 않았다. 그는 자율주행이 보편화할 미래에 타다와 같은 플릿오퍼레이터(fleet operator·다수의 운송수단을 보유한 사업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했다. 이동 수단의 변화는 스마트폰만큼이나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 확신에 취했는지, 멤버들도 밤늦게까지 토론을 이어갔다. ‘이러다가 여기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열기였다. 우리는 새로운 모빌리티 모델의 가능성이나 새 모빌리티가 바꿔놓을 도시에 관해 토론했다. 마치 규제라는 건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처럼 상상했다. 내 차가 없어도 집 앞에서 회사까지 물 흐르듯 이동이 연결되는, 차량이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또 다른 생활의 공간이 되는, 꿈같은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는 한국인데 말이죠.” 28일 검찰의 타다 경영진 기소 소식에 6월에 함께 강연을 들었던 한 스터디 멤버가 말을 걸어왔다. 현업에서 변화를 이끌어가는 이들조차도 ‘이제는 그만 상상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만드는 사건인 것이다. 이 사태를 지켜보는 젊고 어린 세대들에게는, 그 어린 세대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어떤 경험이 될 것인가. 우리는 경험한 만큼 상상한다. 이번 기소로 미래에 대한 긍정적 상상의 기회가 또 한 번 꺾였다.
 
임미진 폴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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