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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괌서 날아온 폭격기 비용 대라" 韓에 1억달러 요구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는 B-1B 랜서. 이 폭격기는 핵공격을 할 수 없지만, 미군의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사진 미 공군]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는 B-1B 랜서. 이 폭격기는 핵공격을 할 수 없지만, 미군의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사진 미 공군]

 
미국이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으로 1억 달러(약 1170억원) 이상을 청구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29일 밝혔다. 전략자산은 미군의 장거리폭격기·핵추진잠수함·항공모함 등이다. 그런데 이들 전략자산은 지난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한 이후 한반도 상공과 해역을 피해 주로 동중국해 등에서 초계 작전을 수행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순수한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아닌 동아시아·서태평양 안보 비용까지 한국에 부담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부터 전략자산 한국에 안 와
“동아시아 안보비용 한국에 청구”

1회 출격비 13억 다합쳐야 70억원
전략자산비 350억→1170억 청구
중·러 견제비 한국에 요구하는 셈
전문가 “방위비 더 받으려는 의도”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차(지난달 24~25일)와 2차(지난 23~24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 측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거론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 측은 매년 전략자산 스케줄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며 “미국의 전략자산은 매년 거의 변동이 없는 일정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구체적으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는 B-1B 전략 폭격기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한반도 방위를 위해 5~6회 출격했다고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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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정부 소식통은 “미국 측은 자신들이 산정한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 상당에 맞추기 위해 전반적으로 항목마다 3배 이상 뻥튀기했고,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 “B-1B 작년 6회 한반도 출격” … 동중국해 갈 때 거친 것

 
앞서 지난해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 미국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으로 3000만 달러(약 350억원)를 요구했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린 수치다.
 
미국 CBS방송의 지난해 6월 보도에 따르면 B-1B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운용·유지 비용은 출격당 13억원 정도다. 1년 기준으로 해도 69억원 남짓이다. 3000만 달러가 1억 달러로 늘어난 배경엔 인건비와 수당을 기존보다 대폭 늘렸고, 미국 본토의 지원부대 인건비 등 간접 항목을 얹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미국은 주한미군뿐 아니라 미 본토의 미군도 한국 방위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형태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미국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형태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미국의 계산법에 지금과는 다른 또 다른 원칙도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전략자산을 한국군과의 연합훈련에 투입하지 않았다. 전략자산이 한국의 영공이나 영해에서 작전을 펼친 적도 거의 없다. 미 공군 폭격기의 경우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괌에서 출격해 필리핀(남중국해)·대만(동중국해)을 거쳐 제주도를 통해 한국 영공에 진입한 뒤 서해→동해 또는 동해→서해 방향으로 한반도를 가로질렀다. 하지만 지난해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을 비행하면서 한반도 주변을 둘러가는 경로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군 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비행과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을 중단했다”며 “우리는 비핵화 협상을 궤도에서 탈선시킬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인 B-52H 편대가 대한해협을 통과하는 게 포착됐지만 한반도 상공에 올라오지 않고 동해로 북상한 뒤 일본을 거쳐 되돌아갔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 같은 전략자산의 이동 경로를 감안하면 미국은 전략자산을 북한만을 상대로 하는 한국 방위 임무가 아니라 동아시아 등에서의 중국·러시아 견제 임무에 투입한 뒤 관련 비용을 한국에 내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이 아닌 동아시아 안보 비용에 대한 분담 요구다. 이 때문에 한국 협상팀 내부에선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과 일본, 대만, 필리핀이 나눠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은 미군이 세계 각지에서 작전하는 비용을 동맹국이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결국 방위비 분담금을 가급적 많이 받아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뒤엔 동맹의 책임과 비용 분담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있다. 미국의 계산서를 마냥 거부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재 기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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