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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보정권 때 징용문제 풀어야 안 뒤집혀”

후나바시 요이치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 이사장이 28일 도쿄의 사무실에서 ’일본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을, 한국은 한·미·일 공조의 틀을 존중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윤설영 특파원

후나바시 요이치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 이사장이 28일 도쿄의 사무실에서 ’일본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을, 한국은 한·미·일 공조의 틀을 존중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윤설영 특파원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 문제 전문가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74·전 아사히신문 주필)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 이사장은 한·일 관계 개선 해법과 관련해 “일본은 한국 국민이 선택한 현재의 문재인 정권과 대화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한국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의 틀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후나바시 전 아사히신문 주필
한국, 한·미·일 공조 유지 천명하고
일본 ‘보수정권만 상대’ 인식 바꿔야

대법원 판결, 협정 준수 모두 중요
한국 국회 나서 정리하면 바람직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1주년(30일)을 계기로 마련된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양국이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징용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의 진보 정권 때 이 문제를 해결해야 또 뒤집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선 “미국 내 기류를 완전히 잘못 읽었다”며 “안보상의 틀을 교섭의 미끼로 이용한 것에 대해 미국은 한국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후나바시 이사장은 미국과 중국 특파원을 지낸 국제 문제 전문가다. 워싱턴지국장 시절 ‘제2의 일본대사’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28년간 ‘주필감이 없다’는 이유로 공석이었던 아사히신문의 주필을 2007년부터 정년퇴임한 2010년까지 맡았다. 인터뷰는 28일 후나바시 이사장의 도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그는 “지난주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한국에 대한 여론이 너무나 안 좋았다”는 우려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국 지소미아 파기에 미국 불신 커져
 
24일 이낙연·아베 회담에서 이 총리가 ‘지혜를 모으자’고 했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지혜는 없다. 먼저 기본적인 생각, 사고방식을 정리해야 한다.”
 
한국은 무엇을 정리해야 하나.
"동맹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공조)의 틀은 평화의 초석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그것을 무너뜨리고 있다. 동맹을 탄탄히 하고 그를 통해 북한이나 타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인데, 아직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면.
"김대중(DJ) 정권도 진보 정권이었지만 미·중·러·일·북 등 주변 5개 국가와 모두 사이가 좋았다. (DJ 때와 같이) 현 정권도 남북관계가 최고의 목표인데, 주변국 모두와 관계가 좋지 않다. 어떤 수단으로 목표를 이룰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어떻게 입장을 정리해야 하나.
"미국이 한국에 압력을 가하도록 의존하지만 말고, 일본이 책임을 갖고 한·일 관계를 안정화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한국의 보수 정권만 상대하겠다는 인식, ‘진보 정권이니 뭘 해도 안 된다’는 시각, 그건 틀렸다. 진보 정권과도 대화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한국 정부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것인가.
"(징용 문제를) 문재인 정권 때 해결하지 못하면 또 뒤집혀버릴 것이다.”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이 할 일은.
"한국 입장에선 대법원 판결도, 국제조약(청구권 협정)도 준수해야 한다. 이 두 가지의 충돌을 입법부가 정리하자고 위성락 전 주러 대사가 제안했다. 초당적으로 전문가 회의를 만들자는 아주 좋은 제안이다.”
 
일본은 한국의 결론을 기다리나.
"한국이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일본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큰 원칙을 정하고 행동을 하면 일본도 여러 궁리를 할 것이다.”
 
미국, 한국 지소미아 복귀를 촉구한다.
"한국은 지소미아에서 탈퇴하면 미국이 일본에 압력을 넣어 수출규제 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본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이 ‘안보상의 틀(지소미아)’을 ‘바게닝 칩(bargaining chip, 협상 카드)’ ‘교섭의 미끼’로 사용한 건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고, 동맹국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도 한국과의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똑같이 (안보 문제를) 바게닝 칩으로 쓸 수 있다. 한국이 지소미아에 복귀하면 미국이 가라앉을까. 난 좀 늦었다고 본다. 복귀하더라도 불신감은 있을 것이다.”
 
어떤 불신감인가.
"미국이든 일본이든 청와대 참모들과는 대화해도 소용이 없고, 낭비라고 생각한다. 국내 정치 외에는 관심이 없고, 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하다고 본다. 외교부나 국정원, 국방부 등 (일선 부처의) 의견이 얼마나 문 대통령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문 대통령이 그들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모른다. 그러니 문 대통령이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지금 온건파는 아베, 여론은 더 험악
 
일본 내 한국에 대한 강경론이 커졌는데.
"위안부와 달리 징용 문제는 국제 질서와 관련이 있다. 개인의 청구권이 ‘권리’로서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청구권 협정) 당시 정치인들이 국익을 위해 최대한의 지혜를 냈다. 그 지혜를 평가해야 한다.”
 
한국에선 아베 총리를 반한(反韓) 정치인으로 본다.
"상당한 오해가 있다. 일본 정치인 중 아베 총리만큼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한국과의 관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안다. (외교에 있어서) 철저한 현실주의자다. (일본의) 민주당 정권에서 미·일 관계가 최악이었을 때 러·일, 중·일, 한·일 관계가 모두 안 좋았다. 미·일 동맹이 약해지면 그렇게 된다는 교훈 때문에 8년간 미·일 관계를 철저히 해 온 것이다.”
 
일본 내 한국에 대한 온건파는.
"지금의 온건파는 총리관저다. 자민당이나 일반 여론이 오히려 더 험악하다. 그게 가장 우려스럽다.”
 
도쿄=서승욱·윤설영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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