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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12월 3일 공수처법 부의” 패스트트랙·예산 묶어 처리?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fast track) 안건으로 지정된 ‘검찰·정치 개혁’ 법안의 시간표가 나왔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9일 한민수 국회 대변인을 통해 “12월 3일 사법 개혁(검찰 개혁)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본회의에 부의된 이후에는 신속하게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법안 부의 시점 법적 논란 절충
내년 예산안 처리 시한과 맞물려
문 의장, 합의시간 주며 여야 압박
한국당 “12월 처리도 위법이다”

검찰 개혁 법안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부패)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2건 등 4건이고, 정치 개혁 법안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1건이다. 문 의장이 ‘신속한 상정’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 5건의 법안은 이르면 12월 초 운명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국회 패스트트랙 검찰개혁 법안 처리 예상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 검찰개혁 법안 처리 예상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12월 3일 검찰 개혁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附議)된다는 것은 그날 검찰 개혁 법안 4건을 본회의로 넘긴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바로 표결 절차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려면 본회의에 ‘상정(上程)’돼야 한다.
 
패스트트랙 관련 규정이 담긴 국회법 제85조의2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안건은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보는 날부터 60일 이내에 본회의에 상정돼야 한다.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는 본회의 표결에 부쳐져야 하는데, 문 의장은 이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개혁 법안이 법사위 소관으로 넘어갔으니, 관례에 따라 별도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생략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자유한국당은 180일의 숙려기간이 끝난 뒤, 별도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 90일을 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 의장은 지난 28일 이 같은 여야 입장을 전달받은 뒤 ▶패스트트랙 안건의 연착륙을 연말 이후까지 미룰 수 없고 ▶공수처 설치 법안을 우선 처리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해도, 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 등 야 3당이 반발하는 만큼 이들 법안의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현실적 고려를 했다고 한다. 당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에 합의하면서 선거법 개정안을 검찰 개혁 법안에 앞서 본회의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9월 2일부터 90일을 더해 계산한 날짜가 12월 3일이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법에서 정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 기한(11월 30일)과 맞물려 있다. 여야가 예산안을 확정 짓지 못해도, 국회법에 따라 11월 30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고 처리 시한은 12월 2일이다. 지난 8월 29일 정치개혁특위에서 의결돼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최대 90일) 단계에 있는 선거법 개정안도 11월 27일이면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따라서 12월 3일은 검찰·정치개혁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등 3건의 굵직한 의안이 모두 본회의에 올라가 있는 시점이다.
 
이날 문 의장의 결정을 두고 “패스트트랙 안건과 예산안을 일괄 처리할 수도 있다”는 일종의 ‘여야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한 국회 관계자는 “야당 입장을 충분히 수용해 내린 결정인 만큼 3일 부의 이후에는 의장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로써 민주당이 추진했던 공수처 설치 법안 우선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긍정 반응을 보인 것은 바른미래당뿐이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로서는 원칙을 이탈하는 해석이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12월 3일도 맞지 않다. 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 간 이견이 12월 3일 이후에도 좁혀지지 않는다 해도, 본회의 표결 절차가 내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은 적다. 문 의장의 ‘신속 상정’ 의지 때문이다. 그럴 경우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 당시 여야 4당의 공조가 얼마나 단단하게 유지되느냐에 따라 검찰·정치 개혁 법안의 운명이 걸렸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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