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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에 퍼진 ‘클래식 향연’…골목상권 활력 찾을까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 지하철역 인근에서 클래식 연주를 하자 지나가던 시민들과 근처에 있는 먹자골목 상인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 지하철역 인근에서 클래식 연주를 하자 지나가던 시민들과 근처에 있는 먹자골목 상인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 동작구 사당1동 먹자골목 상점가에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 즐겨 찾는 맛집이 여럿 된다. 곱창이나 닭볶음탕을 잘하거나, 모둠전이 유명해 손님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곤 한다.

서울시 ‘찾아가는 공연’ 실험
“골목상권과 시장 활성화 취지”
다음달엔 영천·남문시장 등 찾아
내년부터 연 50회 이상 공연 계획

 
지난 25일 오후 5시,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이색 공연이 열렸다. 지하철 사당역 7번 출구 앞에서 바이올린 켜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서울시가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한 ‘찾아가는 전통시장 문화예술 공연’이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립교향악단 현악 합주단이 나섰다. 바이올린(김민정·김미경)과 비올라(김대일), 첼로(박무일)와 더블베이스(장승호), 클라리넷(이창희) 연주가가 무대에 올라 바흐의 ‘푸가 사단조 578’,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등 10곡을 연주했다. 악보 전문위원인 김보람 사회자는 연주곡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며 공연을 이끌었다.

 
악기는 온도나 습도에 민감하고 예상치 못한 위험 요소에 노출될 수 있어 보통 연주자들은 야외 공연을 꺼린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 공감해 연주자들이 야외 공연에도 흔쾌히 용기를 내줬다”며 “시향으로서도 흥미로운 실험이다. 잠시 멈춰서서 공연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주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도 두 돌 된 아들을 데리고 나온 엄마, 95세 노모와 두 손녀를 데리고 나온 60대 할머니, 노부부 등 많은 시민이 서울시향의 연주를 즐겼다. 할머니와 함께 나와 맨 앞줄에서 공연을 본 조아인(6)양은 “클래식 공연을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다. 첼로랑 더블베이스랑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렸는데 할머니께서 첼로라고 알려주셨다”며 “날씨가 쌀쌀하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조양의 할머니 김모씨는 “딸이 아이들을 맡기면서 서울시향이 공연한다고 가보라고 알려줘서 나와 봤는데 수준 높은 공연을 무료로 보니 좋다”며 흐뭇해했다.

 
정인덕(56) 사당1동 먹자골목 상점가 상인회장은 “서울시향이 수준 높은 공연을 시민들과 함께해 주니 반갑다. 덕분에 오늘 매출이 평소보다 늘어날 듯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정 회장은 “이런 기회가 늘어나 전통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사고파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몇 년 전부터는 일부 시장이 외국인 관광코스로 인기를 끌며 한국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는 ‘핫플레이스’로도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과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서울시는 올해 모두 5회에 걸친 시범운영을 통해 개선 사항을 보완하고, 내년부터 연간 50회 이상으로 공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통시장 나들이’ 10회, 서울시 예술단의 ‘전통시장 맞춤 공연’ 20회, 서울 365 거리공연단 ‘버스킹 공연’ 20회 등이다. 공연 장소는 희망하는 지역을 우선으로 한다. 무대 여건과 시민 반응이 좋은 곳은 공연을 정례화할 계획도 있다. 다음달 2일에는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6일에는 금천구 남문시장에서 서울거리공연단이 무대에 오른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다고 기뻐하는 상인들과 관객을 볼 수 있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시민에게 찾아가는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이고, 나아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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