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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현실 무시한 가열처리 잔반 사료 금지 … 정부의 대책 마련 시급하다

주영동 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 사무국장

주영동 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 사무국장

우리는 그동안 남은 음식물을 직접 수거해 적법한 재활용시설에서 사료관리법에 따라 가열 처리해서 안전하고 건강한 남은 음식물 사료를 만들어서 돼지를 먹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잔반을 전면 금지한다는 폐기물법령의 입법예고에 반대의견을 전달했다.
 

기고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 규제심의를 통해 7월 25일 자로 가축전염병이 오더라도 적법한 시설을 갖춘 곳에서는 가열처리 잔반 사료를 직접 생산해서 급이(給飴)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제외조항이 명기됐다. 하지만 9월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터지고 이동중지 후 19일부터는 시설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남은 음식물은 전국적으로 이동제한을 걸어 지금까지 왔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유일한 단미사료인 남은 음식물 사료를 먹일 수가 없어 배합사료를 사서 먹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폐업을 조건으로 배합사료 구입비를 지원해 주겠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껏 일궈온 삶의 터전인데 왜 폐업해야 하는가. 최소한 법을 초월한 행정명령으로 일방적으로 금지했으면 생존 대책은 세워야 하지 않는가.
 
배합사료로 돼지 1000마리를 기르려면 하루에 400만원이 든다. 한 달이면 1억600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 또 정부에서는 지원을 못 해주니 한돈협회에서 융자로 빌려주겠다고 한다. 지금 다들 어려운 여건에 가족이나 친구들한테 빌려서 이자 없이 도움을 받는 건데 융자를 받아서 쓰라는 말이다.
 
태풍에 수해를 당한 수재민들에게 대피소며, 이불·라면 같은 거 내주면서 쓰고 싶으면 돈을 빌려서 쓰고 싫으면 죽으라는 소리와 뭐가 다른가? 이런 불합리한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더는 자력으로 버티기가 너무 힘들게 됐다.
 
방역이 우선인 건 맞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방역대책을 세워서 막아야 했다. 가축 전염병이 와도 가열처리 잔반 사료는 먹일 수 있다고 법으로 명기했을 때는 당연히 모든 조사를 해보니 안전하다고 인정했으니까 법 개정에 제외조항을 넣고 공포한 거 아닌가. 농림부의 방역 대응은 무대책으로 그저 통발잡이식 제한을 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상적으로 수거하던 물량이 처리가 안 돼서, 불법적으로 산에 들에 불법농가들에 심지어 반추동물에게까지 뿌려지는 역효과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 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통발식으로 다 금지시켰으면 최소한 배합사료는 지원해 줘야 한다. 오히려 거래처에 계약 해지하고 업체를 바꾸라는 공문을 내리다니, 이것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일을 한 것과 같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다. 사료 자급률을 높여서 식량 주권을 지켜야 한다. IMF 때 제2의 금모으기 운동으로 음식물 찌꺼기 사료화 운동을 시작한 곳이 농림부다. 안전한 가열처리라는 방역 방안도 법으로 정해져 있다. 또 ASF 바이러스를 5분 만에 사멸시키는 소독약이 있다.
 
그런데 국민은 잔반이라고 하면 나쁘다는 편견이 가득하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 깨끗한 잔반의 가열처리 사료화는 지켜나가야 할 정책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곧 있으면 FTA로 값싼 외국산 돼지고기가 수입된다. 총·칼뿐만 아니라 식량도 무기가 되는 시대다. 사료의 자급률을 높여야 하고 깨끗한 남은 음식물은 선별해서 안전한 가열처리로 재활용해야 한다.
 
전량 수입하는 배합 사료용 곡물가가 오르거나, 끊어지면, 돼지뿐 아니라 모든 가축이 전멸하고, 나라도 망하고 국민도 죽게 된다. 가열처리 잔반 사료 농가들은 이런 식량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것과 같다. 서유럽에서도 가열처리 가공법을 배우자고 하는데 우리는 스스로 버리겠다면 세계가 비웃을 일이다. 농림부는 사료용 곡물. 사료용 벼 등을 권장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가열처리 잔반 사료에 대해서는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
 
우리는 지속해서 정부에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식량 주권 수호를 위한 남은 음식물에 대한 재활용, 사료화 정책을 정부가 폐기하지 못하게,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소규모 집회를 이어갈 것이다.
 
 
주영동 음식물사료축산연합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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