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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좋아하는 몸매”"죽을래"…성희롱·폭언 얼룩진 전국체전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폐회식이 열렸다.[연합뉴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폐회식이 열렸다.[연합뉴스]

지난 10일 막을 내린 제100회 전국체전 대회 기간 욕설·고성·성희롱 등 다양한 인권침해가 종목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벌어졌다고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28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 구기 종목 코치는 여고 선수들을 툭툭 밀치는 등 마치 물건 다루듯 했다. 또 “야 이 XX야, 죽을래, 그따위로 할 거야? 미쳤어? 나가! 너 뭐 하는 거야? 장난해” 등의 폭언도 관중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관중들은 “저게 감독이냐, 욕하지 마라, 도대체 뭘 배우겠냐?”고 항의했다. 또 지도자가 선수들을 집합시켜놓고 “나가 뒈져야 된다. 저 XX, OO대학에서 안 받았어야 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투기 종목 코치는 실수· 패배를 질책하며 “이기려는 의지가 없다. XX XXX”라고 말하거나 또 다른 종목 남성코치는 여고 선수에게 “OO이는 안 뛰었냐? 에이X”이라고 욕설 섞인 질책도 했다.    
 
경기장 안팎에선 성희롱도 있었던 것으로 모니터링됐다. 한 심판은 경기장 안내 여직원에게 “야 딱 내가 좋아하는 몸매야, 저런 스타일은 내가 들고 업을 수 있지”라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일부 남자코치들은 작전타임에 여자 선수 목덜미를 주무르고 만졌다. 이 밖에 경기 후 일부 여성선수들은 종목단체 임원 다과 수발을 하는 등 성차별적 의전 장면도 빈번하게 목격됐다. 일부 관중들은 여자 선수에게 “나한테 시집와라, 시집와,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네, 좀 더 벗으면 좋으련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신체접촉이 ‘격려나 응원’ 등으로 혼동될 수 있고 이를 빙자한 성폭력도 많아 ‘불필요한 신체접촉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스포츠분야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권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책은 제자리…“선수들만 수십년 참아”  

학생 선수들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008년 학생 선수 1139명 대상 인권위의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78.8%가 폭력을 경험했다. 63.8%가 성폭력을 겪었다. 언어 성희롱 피해자도 58.5%였다. 당시 인권위는 ‘피해자 원스톱 지원, 합숙소 개선, 지도자 인사검증 시스템,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 등을 개선책으로 내놓았다. 
또 2011년에는 ‘스포츠 인권 가이드’를 만들어 선수·지도자·학부모가 지켜야 할 행동 기준과 폭력·성폭력·학습권 침해 예방을 위한 정부의 책임도 촉구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인권위가 공개한 학생 선수 합숙소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추행·폭행·구타·두발강요·휴대폰압수 등 인권침해는 계속됐다. 지난 6월 문체부 ‘스포츠 혁신위’ 권고안에는 학생 선수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법제화 등은 아직 안됐다.  
 
스포츠계 성폭력 관련 정부대책도 11년째 제자리다. 2008년 2월 문화관광부 등이 내놓은 ‘스포츠 성폭력 근절 대책’에는 ‘성폭력 신고센터 원스톱 처리’‘지도자·선수 연 1회 성폭력 예방 교육 의무화’ 등의 방안이 담겼다. 지난해 스포츠계 ‘미투사태’로 문체부가 내놓은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 대책’도 골격은 그대로다. 다만 11년 전보다 관계자 의무교육 횟수가 1회 늘고, 영구제명대상 범위도 넓어졌다.  
김상범 중앙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스포츠)현장에선 ‘특수성이 있다’며 항변하지만 학생 선수들은 대학 진학이나 프로진출 등을 앞두고 폭언·구타·성희롱을 묵인하고 감내할 수밖에 없고, 선수생활을 관둬야 이런 문제가 드러나는 한계가 여전하다” 지적했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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