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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기자 사진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말 수송 땐 조련사 동승, 반도체는 무진동...특수 항공화물의 세계

말은 특수 제작된 케이지에 넣어져 운반된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말은 특수 제작된 케이지에 넣어져 운반된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경주에서 뛰는 말들은 가격이 흔히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합니다. 특히 씨를 받기 위해 기르는 수말인 씨수말은 100억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이처럼 귀한 말들을 먼 곳 또는 다른 나라로 옮기려면 항공기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덩치가 큰 탓에 일반 여객기의 화물칸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별도의 화물기를 타야만 하는데요. 
 
 이런 말을 항공기로 옮기기 위해서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선 화물칸 온도는 섭씨 10~15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 말을 넣어 옮기는 케이지는 항공사에서 제작한 것을 쓰기도 하고, 화주 측에서 만든 걸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말 운송 때 온도 10~15도, 수의사 동승 

 케이지에는 개당 최대 3~4마리 정도가 들어갑니다. 이렇게 케이지가 준비되면 바닥에는 충분한 흡수제와 이중 비닐을 깐다고 합니다. 
 
 흡수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배설물로 인해 민감한 말들이 스트레스받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인데요. 이중 비닐은 물기가 화물칸 바닥으로 흘러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케이지 안에 먹이인 건초와 물을 넣어 주고, 조련사 또는 마부, 그리고 수의사가 함께 화물기에 타서는 수시로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칙사 대접인 셈입니다. 
화물기 내부. 이 곳에 다양한 화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싣는 게 로드마스터의 임무다. [사진 대한항공]

화물기 내부. 이 곳에 다양한 화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싣는 게 로드마스터의 임무다. [사진 대한항공]

 
 말처럼 바로바로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화물기로 운반할 때 항공사에서 상당한 신경을 쓰는 게 바로 '반도체 같은 첨단 부품입니다. 반도체 같은 민감한 화물은 자칫 충격이 가해질 경우 손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무진동'으로 옮겨야 하는데요. 
 

 반도체, 충격감지기까지 달아서 운반 

 화물을 팔레트(화물 운반대) 위에 얹고 단단하게 고정한 상태에서 이 팔레트를 다시 화물기 내부에 밀착 고정해 흔들림을 최소화한다는 게 항공사 측 설명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터뷸런스(난기류)에는 별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반도체는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무진동 운반이 필수다. [뉴스 1]

반도체는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무진동 운반이 필수다. [뉴스 1]

 
 여기다 반도체는 애초 충격감지기 등이 달린 채로 항공사에 전달되기 때문에 혹시 운반 도중 화물에 문제가 생기면 도착 시 화주가 바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자칫 거액의 손해배상이 거론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항공사로서는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처럼 일반 승객 대신 화물을 싣고 전 세계를 누비는 화물기에는 다양하고도 특수한 '손님'이 많이 실립니다. 말, 돼지, 새, 상어, 장어 등 생물에서부터 와인, 체리 등 식료품, 그리고 반도체, F1 머신 등 고가의 장비들까지 그 범위가 상당한데요. 
 
 길이가 7m를 넘는 시추용 송유관도 운송 대상입니다. 특히 생물은 그 특성에 따라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는다고 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협조를 받아 운송 조건들을 살펴봤습니다.
수출 화물을 싣고 있는 대한항공 화물기. [뉴스 1]

수출 화물을 싣고 있는 대한항공 화물기. [뉴스 1]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살아있는 동물을 비행기로 운송하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라고 하는데요. 배, 자동차 등 다른 운송 수단에 이동 시간이 많이 단축되기 때문에 운송 중에 동물이 죽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는 게 큰 이유였다고 합니다. 
 

 동물 항공운송은 1930년대 시작돼  

 또 항공기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해당 동물에 맞는 온도를 제공하고, 환기까지 가능해지면서 그 효용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는데요. 
돼지 수송에도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사진 대한항공]

돼지 수송에도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사진 대한항공]

 
 주로 번식용으로 들여오는 돼지의 경우 섭씨 10~15도를 유지해주고, 말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충분한 흡수제를 설치하고 이중 비닐도 깔아줘야 한다고 합니다. 
 
 애완용으로 기르는 새는 섭씨 15~25도를 맞춰줘야 하고, 다 자란 새는 싸움이나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해 혼자 또는 한 쌍으로 상자에 넣어야 합니다. 또 완전히 어두운 곳에서는 먹이를 먹지 않기 때문에 어둡지만 흐릿한 빛이 드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군요. 
나비는 항공기로 운송 때는 갓 알에서 나온 유충 상태로 옮긴다. [중앙포토]

나비는 항공기로 운송 때는 갓 알에서 나온 유충 상태로 옮긴다. [중앙포토]

 
 그럼 아름다운 날개와 문양을 뽐내는 나비는 어떨까요. 전시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나비의 경우 갓 알에서 나온 유충 상태로 운반합니다. 그리곤 도착 뒤에는 유충을 인큐베이터에 넣어서 이동하고 성충으로 기른 후에 사용한다는 게 항공사 측 설명입니다. 
 
 연어, 고등어 같은 신선식품도 모두 그에 걸맞은 온도와 보관상태를 유지해서 운반하게 됩니다. 특히 계란의 경우는 깨지기 쉽기 때문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승인을 받은 전용 종이 박스에 포장해서 수송한다고 하는데요. 

 

 나비는 유충 상태 운반, 키워서 사용  

 종이박스에는 30개들이 계란 12판이 담겨 총 360개의 계란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또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 화물칸 온도를 섭씨 8~12도로 맞춘다고 하는데요. 2017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발생한 계란 파동 때 화물기의 활약이 빛났다고 합니다. 
 
 화물기로 옮기는 화물 중에는 헬기나 F1 머신 같은 고가의 첨단 장비도 있는데요. 경주 차량인 F1 머신은 개발비와 제작비를 합쳐 대당 가격이 100억원을 웃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F1 머신은 개발비와 제작비를 합쳐 대당가격이 100억원을 넘는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F1 머신은 개발비와 제작비를 합쳐 대당가격이 100억원을 넘는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그런데 여기서 절대 빼놓으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바로 화물탑재를 총지휘하는 탑재 관리사, 즉 '로드 마스터'입니다. 다년간의 화물 운송 경험을 갖춘 직원 중에서 화물 운송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테스트를 통과해야 로드 마스터가 될 수 있는데요. 
 
 이들은 화물의 접수 단계부터 화물별 특성을 파악하고, 한정된 공간과 이륙 가능한 중량 범위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화물을 탑재토록 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대한항공에만 60여명이 근무 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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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사는 여객 수송도 중요한 수입원이지만 화물 운송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세계 5위권에 드는 화물 운송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상당한 실적으로 올리고 있는데요. 
 
 얼핏 단순해 보이는 항공화물 운송에도 첨단 기술과 다양한 장비 등이 동원돼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이 새삼 인상적으로 느껴집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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