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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불 ESS 배터리 불붙으니 300℃"삼성SDI 임원 총출동 해 화재 실험

23일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모의 실험에 앞서 개선된 ESS 배터리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SDI]

23일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모의 실험에 앞서 개선된 ESS 배터리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SDI]

“펑.”
 
지난 23일,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삼성SDI 울산 공장 내 모듈 앤 팩 실험실. 볼펜 길이의 금속 못으로 찌른 배터리는 불꽃을 일으킨 뒤 2분 만에 큰 폭발음을 냈다. 실험실을 감싼 60㎝ 두께의 콘크리트 벽에도 폭발음은 뚜렷했다.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300℃를 넘어섰고 곧이어 불꽃이 옆 배터리로 옮겨붙었다. 실험 진행에 앞서 삼성SDI는 “화재 발생을 위해 일부러 찌른 것”이라며 “평상시에 일어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시험이 진행됐다. 이번엔 배터리모듈 내부에 소화액 캡슐을 담은 주황색 물질을 부착했다. 일종의 배터리 전용 소화기를 부착한 것이다. 실험 조건은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못으로 찌른 배터리 하나만 불탔을 뿐 다른 배터리로 불꽃이 번지진 않았다. 하얀색 연기만 뿜어낼 뿐이었다. 실험실 앞에서 만난 허은기 삼성SDI 전무는 “소화 캡슐과 열확산 차단제를 배터리팩에 추가하면 배터리 전체로 화재가 번지는 걸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배터리 모의 실험에 앞서 개선된 ESS 배터리모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주황색 물체가 소화 캡슐을 담은 모듈로 일종의 소화기 역할을 한다. [사진 삼성SDI]

삼성SDI 울산 공장에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배터리 모의 실험에 앞서 개선된 ESS 배터리모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주황색 물체가 소화 캡슐을 담은 모듈로 일종의 소화기 역할을 한다. [사진 삼성SDI]

삼성SDI가 공장 내 실험실까지 공개한 건 2017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 때문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ESS 화재 원인과 대책을 내놨지만, ESS 화재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이어지고 있다. 화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일각에선 도깨비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성SDI가 민감할 수 있는 모의 화재 실험까지 공개한 건 산업 생태계 보호 때문이다. 이날 만난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이대로 두면 국내 ESS 산업은 물론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글로벌 ESS 시장에 한국 기업이 나서기 위해선 앞장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날 실험엔 전 대표를 비롯해 삼성SDI 기술 담당 임원이 총출동해 기자들과 함께 모의실험을 지켜봤다. 기업 행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드문 풍경으로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삼성SDI는 2000억원 들여 자사 배터리를 사용한 국내 ESS 사업장 984곳에 보완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영현 대표는 “소화 캡슐 모듈과 열확산 차단제·퓨즈 추가 설치에 7개월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ESS는 배터리를 포함해 전력변환장치, 배터리 관리 시스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종합 시스템 형태로 운영된다. 이중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는 ESS 연쇄 화재 이후 배터리 발화를 놓고 다각도로 품질 검사와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배터리 자체적으로 발화가 진행된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허은기 전무는 “낙뢰와 외부 고전압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ESS(태양광 발전설비 저장소) 화재 사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계속되는 ESS(태양광 발전설비 저장소) 화재 사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잇단 화재로 국내 ESS 산업은 1년 가까이 성장을 멈췄다. 세계 ESS 산업을 주도했던 한국 기업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해외 기업의 도전은 거세다. 테슬라 등이 국내 ESS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국이 ESS 시장에서 주춤하면서 해외 기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ESS 산업과 연관된 기업은 갈림길에 서 있다. 익명을 요구한 ESS 전문가는 “재생에너지 성장하는 만큼 ESS 세계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표준화 작업, 기업의 안전투자와 시공 등 전 분야에 걸쳐 ESS 산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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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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