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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대 성장' 쇼크…돈 풀어 끌어올리는 성장 한계 봉착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19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19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기자설명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연간 성장률 2% 선이 올해 깨질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성장)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문제는 내년에도 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4% 성장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치 0.6%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정부 재정 약발 하반기엔 떨어져

경제 주체별로는 민간과 정부부문 성장기여도가 각각 0.2%포인트로 나타났다. 2분기에 반짝 성장(전기 대비 1.0%)을 이끌었던 정부의 기여도(1.2%포인트)는 재정집행 동력이 떨어지면서 0.2%포인트로 크게 줄어들었다. 2분기에 집중됐던 정부의 건설·토목 관련 투자가 3분기에 감소했기 때문이다.  
 
민간부문은 기여도가 소폭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투자 위축이 이어지고 소비증가세도 둔화했다. 여름 날씨가 선선해 전기를 덜 쓴 데다 일본·홍콩행 해외여행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항목별로는 순수출 성장기여도(1.3%포인트)가 크게 개선된 데 비해 내수는 성장률을 갉아먹었다(-0.9%포인트). 순수출은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물량면에서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한국의 수출 금액은 크게 줄었지만 실질 GDP는 가격이 아닌 물량으로 따진다.  
 
내수는 건설투자가 둔화한 탓이 컸다. 주거용 부동산은 착공 물량이 2015~2017년 엄청나게 쏟아진 뒤 지난해부터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2% 성장 쉽지 않아 우려”

3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올해 성장률은 1%대로 주저앉는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성장률이 연간 2%가 되려면 4분기에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분기별 0.67%)보다 높은 0.97%(반올림하면 1.0%) 이상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홍콩 시위사태, 영국 브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여건에서는 사실상 달성이 어려운 수치다. 만약 4분기 성장률이 0.6%로 올라서면 연간 1.9%, 그 이하이면 1.8%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써는 쉽지 않겠지만 4분기엔 정부의 재정 노력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여튼 좀 우려하는바”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 중 쓰지 않아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을 최소화해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예산은 정해져 있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지자체·공기업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는 것이 4분기에 남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재위 국감에서 “정부가 점검해온 민간 투자와 공기업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떨어진 성장 잠재력 높여야 

실질 GDP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건 1954년 이후 네 차례밖에 없었다. 흉작을 겪은 1956년(0.7%)과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7%),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5%)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이다. 그간 성장률 2%가 지켜야 할 선으로 받아들여졌던 이유다.  

 
박양수 국장은 “잠재성장률이 2.5%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2%는 10년 전 2%와는 충격이 다르다”면서도 “성장이 좋지 않은 것은 맞고 추세적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책당국자들은 생산성 향상, 신성장동력 확보 등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크게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며 “재정과 통화정책 모두 완화 기조를 펼치면서 경기부양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감에서 “적극적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데, 규모도 규모지만 어떻게 쓰느냐도 중요하다”며 “생산성을 높여서 우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애란·정용환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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