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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정경심 ‘장관가족 아닌 시민’ 봐달라지만…

이수정 사회1팀 기자

이수정 사회1팀 기자

“장관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특정한 신분 때문에 잠시 이분들도 시민의 한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지난 18일 열린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 직후 정 교수 측 변호인 중 한 명인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가 법원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남긴 말이다. 그는 “장관 가족이냐 여부에 상관없이 수사 전 과정과 재판 전 과정에서 인권이 보호돼야 하는데 그것이 무시되거나 외면된 것은 아닌지 꼼꼼히 살피며 밝혀나갈 예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스스로 소개도 했다. “아시겠지만, 제가 국가 인권위 사무총장도 했고, 30년을 오직 인권 관련 관점에서만 주로 일했고 현재는 경찰청 인권위원장이기 때문에 제가 이 사건을 맡는 의미는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는 공판준비기일이 임박해 마지막으로 합류한 정 교수의 변호인이었다. “인권 감수성이 살아 숨 쉬는 수사과정이었는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는지, 검찰이 지향해야 할 스마트한 검찰로 나아갔는지를 꼼꼼히 검토하겠다”며 그가 말한 향후 계획은 계획뿐 아니라 하나의 으름장으로 들리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은 “자택 압수 수색을 시작한 검사와 전화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후 당시 상황을 둘러싸고 검찰과 법무부의 해명이 달라 논란이 이어지자 검찰은 당시 상황을 상세히 밝혔다. 조 장관이 통화를 시작하며 “장관입니다”라고 말했고 전화를 받은 검사는 “특수2부 ○○○입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한 시민의 배우자이자 가장이 아닌 ‘장관’으로 부하 검사에게 전화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공휴일에 이뤄진 정 교수의 검찰 소환 역시 특혜가 아니냐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검찰은 당초 정 교수 소환에 대해 “다른 피의자와 마찬가지로 통상적 절차에 따라 검찰청사 1층 출입문을 통해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1층 청사로 들어오는 것은 ‘원칙의 문제’란 취지였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일주일 만에 바뀌었다. 정 교수는 1층 청사가 아닌 지하주차장을 통해 어떤 카메라와도 마주치지 않고 비공개 소환됐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에 대한 염려가 제기됐고 국민의 관심이 높아 통상의 소환 방식으로 출석하다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뒤늦게 알렸다. 그리고는 정 교수의 첫 소환 다음 날 ‘포토라인 폐지’를 공언했다. 이후에도 정 교수는 수차례 소환조사를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사 후 조서에 날인하지 않고 돌아간 일도 두 번 정도 있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피의자가 조사를 마치고 조서에 날인하지 않고 돌아가는 일은 검사 생활 중 일 년에 한두 번 있을까 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의 변호는 로펌 3곳에서 18명의 변호사가 맡는다. 변호인은 ‘한 명의 시민’을 강조했지만, 전관 변호사를 포함한 18명의 변호사가 수사와 재판 그리고 인권을 나눠 담당하는 변호인단 역시 보통 시민의 그것과는 달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조 전 장관의 가족들이 한 명의 시민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이들은 특혜 논란 없는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진짜 일반 시민들일 것이다.
 
이수정 사회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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