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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대통령이 저렇게 얘기하네"…여당 의원도 놀란 '정시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22일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성향 의원 열너댓 명이 따로 만찬 모임을 가졌다. 초선 의원 중심의 ‘저녁 번개’였다. 최근 비례대표를 승계한 정은혜 의원의 국감 데뷔 축하차 모인 자리였는데 ‘조국 사태’를 겪으며 들끓은 현장 민심을 체감한 의원들의 총선 걱정도 적잖이 나왔다고 한다.

당·정·청서 울리는 '경고음'
여당 내에선 쇄신론도 꿈틀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결국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는 길은 개혁의 성과물을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런 맥락에서 “공수처 설치법이 꼭 통과돼야 검찰개혁을 바라는 민심에 부응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조국 정국에서 궁지에 몰렸던 집권 여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물러나자마자 공개적으로 ‘국면 전환’론을 꺼내 들었다. “22일 대통령 시정연설 전후로 국면 전환의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총의를 모을 필요가 있어 의원총회 등을 가질 것”(17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 등이다. 민주당이 국면 반전을 꾀한 건 바닥에서 느껴지는 민심 이반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대통령 시정연설을 반전 모멘텀으로 삼았던 여당 기대와는 달리 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격적으로 나온 ‘대입 정시 확대론’이 오히려 당·정·청 간 엇박자를 노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이 “대입 정시 비율 상향을 포함한 입시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대목과 관련해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본회의장에서 보고 있다가 ‘대통령이 저렇게 얘기하시네’ 싶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정시 확대 주장에 대해 김병욱·박용진 의원 등이 개인 소신을 들어 공감을 표명하고 김해영 최고위원이 19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적극 검토해달라”고 공개 발언한 정도였을 뿐이다. 당론은 수시 보완, 학생부종합전형 공공성 보완을 통한 ‘고교 교육 정상화’에 맞춰져 왔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의원은 “상임위 차원 당·정·청 간 매달 정기적·지속적인 회의를 가져온 건 교육위가 거의 유일한데 그 자리에서 정시 확대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얘기였다”며 “불쑥 정시 확대 말씀이 나와 당황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사정이 달라 일률적인 정시 확대 적용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그간 공론화 과정을 통해 어렵사리 ‘2022년도까지 정시 비율 30% 이상’으로 정했더라도 (대통령 발언 등으로) 이 수치는 상향이 될 수밖에 없지만 지방대는 수능 비중이 작고 수시 비중은 높은데 그렇게 안 하면 학생 모집을 못 한다”며 “일률적으로 수능 선발 비중을 지방대까지 적용하면 지방대가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 국립대 총장들은 수능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다.  
 
정시 확대론이 나온 뒤 교육계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현장 혼선이 일자 문 대통령은 오는 25일 청와대에서 교육관계 장관 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당·청 간 불협화음도 당장 수면 위로 표출되는 상황은 아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여야 대화협의체 가동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협치 복원을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다시 가동해야 한다”며 보조를 맞췄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물밑에선 쇄신론이 조금씩 번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잃은 점수를 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위기감에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조 전 장관 내정 직전인 8월 첫째 주 48%였다가 장관 퇴임 후인 10월 셋째 주 3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도 40%→36%로 빠진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0%→27%로 올랐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충청권 한 민주당 의원은 “의원들끼리는 ‘총선이 걱정’이란 얘기를 많이 한다. 민심이 극단으로 찢어졌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냥 지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선거를 생각한다면 시기와 범위가 문제일 뿐 쇄신은 불가피하다”라고도 했다. 당내 일각에선 “중도층 수요와 확장성을 감안해 이낙연 국무총리도 연말에는 당에 복귀시켜야 한다” 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다만 이런 쇄신론도 여전히 ‘단일대오’ 기조 아래 공개적으로 드러나진 않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의원들 단톡방에서야 총선 걱정, 세상 걱정이 많은데 이런 목소리가 새지 않는 것 자체가 아직 반전의 기회는 있다고 보고 숨죽이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형구·윤성민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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