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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팬 퍼스트는 진화한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의 홈구장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특별함이 넘쳐난다. '팬 퍼스트'는 진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에서 가장 대표적인 팬 친화적 구단이다.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훌륭한 모범 사례, 좋은 본보기로 손꼽힌다. 2016년 4월 프로배구단을 대표해 한국 프로스포츠협회가 선정한 홍보·마케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신선한 시도를 하면 다른 구단이 벤치 마킹을 한다. 몇 년 전 경기장 내부에서 최초로 누워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폭식한 쇼파 스타일의 개인 의자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존을 시도했다.

또 경기 본부석 뒤쪽에 관계자들을 위해 마련된 VIP석을 없애고, 팬들에게 개방했다. 구단 고위층에서 "경기장은 팬을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관람하기 가장 좋은 공간은 팬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현대캐피탈의 사례를 따라 일부 구단이 VIP석을 팬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 공간은 Family Zone(4인석 12~17만원) Friend Zone(7만5000~12만원) 등 프리미엄 석으로 탈바꿈해 운영 중이다. 일반 좌석보다 비싸지만, 비용 대비 만족도는 아주 높다. 다른 구장에서 느껴볼 수 없는 편안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Family Zone은 경기장 한가운데 위치한 곳에서 편안한 매트리스에 앉아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바라볼 수 있다. 또 3층에 위치한 Friend Zone은 3인석 기준으로 최대 9명(테이블 3개)만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을 구매한 9명의 팬에게는 경기 전 특권을 준다. 바로 라커룸 방문이 가능하다. 이는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최태웅 감독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울산에서 여자 친구와 방문한 최성진(35) 씨는 "평소 배구를 좋아하는데 TV 중계를 보니 한 번 꼭 와보고 싶었다"며 "라커룸을 방문해 바로 앞에서 선수들과 사진도 찍도 사인도 받아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 현대캐피탈의 이벤트가 정말 잘 준비되어 있다. 일부 팬은 선수와 안부를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더라"며 감탄했다.
 
올 시즌에는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 엔터테인먼트'다.

 
지난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2019~2020시즌 남자부 공식 개막전 모습. 현대캐피탈이 홈구장 개막전에서 매진을 기록한 것은 역대 최초다. 사진 가운데 기존 광고판을 철거하고 LED 전광판을 설치했다. 또 사진 왼쪽 상단에 작전 타임 및 기록이 송출되고, 사진 오른쪽 하단 Family Zone에 앉은 관중들이 매트리스에 누워 경기를 관람하는 점이 눈에 띈다. 다른 구장과 차별성을 둔 블루와 라이트 그레이 컬러의 코트 색상도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현대캐피탈 제공

지난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2019~2020시즌 남자부 공식 개막전 모습. 현대캐피탈이 홈구장 개막전에서 매진을 기록한 것은 역대 최초다. 사진 가운데 기존 광고판을 철거하고 LED 전광판을 설치했다. 또 사진 왼쪽 상단에 작전 타임 및 기록이 송출되고, 사진 오른쪽 하단 Family Zone에 앉은 관중들이 매트리스에 누워 경기를 관람하는 점이 눈에 띈다. 다른 구장과 차별성을 둔 블루와 라이트 그레이 컬러의 코트 색상도 눈에 확 들어온다. 사진=현대캐피탈 제공


홈 경기장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광고판을 철거하고, 가로 50m 길이의 LED 전광판을 설치해 기존 두 개의 메인 전광판과 함께 통합 운영 중이다.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로 전광판을 통해 경기 도중 다양한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해 선수 소개, 경기 주요 장면의 Visual Data 송출, AR 기술을 활용한 팬 참여형 이벤트 등 차별화된 배구 콘텐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경기장을 구현했다. 또 타 구단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비지정석으로 운영된 2층 좌석을 모두 지정석으로 변경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줄을 서고, 관중석 개방 후 달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그런데 팬들의 안전이 염려됐다"며 "팬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안락한 관람을 위해 관중석 규모도 기존 4500석에서 3900석으로 줄였다.
 
자율적인 응원 문화와 경기 관람을 위해 앰프와 마이크 사용도 축소했다. 구단 관계자는 "부산에서 열린 썸머 매치 때 굳이 앰프와 마이크 사용을 하지 않아도 자율적인 응원 문화가 형성되더라"고 했다.

 
사진=KOVO 제공

사진=KOVO 제공


지역 밀착형 마케팅도 돋보인다. 남자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연고지에 훈련장을 두고 있고, 지역 업체와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선수단 캐릭터를 만들고, 지역 명물 호두과자를 이용한 상품을 내놓았다. 이를 통한 얻은 수익금 중 일부는 천안 지역 유소년 배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한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유니폼 판매가 많은데 이번에는 구단 굿즈가 많이 팔렸다"고 흡족해했다. 유소년 선수들을 복합베이스캠프인 천안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 초청해 진행하는 배구 교실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최태웅 감독과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팬들과 사진 촬영 및 사인 등의 팬서비스를 하고 있다. 승패와 상관없이 진행된다. 최 감독은 사재를 털어 '최태웅 감독 배구상'을 제정, 어린 유망주를 위해 꾸준히 장학금을 조성하고 있다. 최 감독의 20년 지기 배구 팬 신지원 할머니가 기부한 1억 원은 천안 외 지역 유소년 배구 선수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구단도 천안시 배구 발전 지원금을 쾌척했다. 최태웅 감독은 "구단에서 항상 앞장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현대캐피탈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은 성적을 내기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마케팅적 요소로 타 구단보다 많은 운영비를 쏟고 있다. 천안 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는 최고의 시설로 손꼽힌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구단 운영비로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구단에서 '홈 팬들에게 무조건 특색 있는 서비스를 해라'고 강조한다.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 팬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구단에서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를 늘 최우선에 두고 계획을 세운다"고 귀띔했다.
 

이런 노력은 성적과 인기로 연결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체제가 닻을 올린 뒤 최근 네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남자부 전체 시청률 1~3위까지 싹쓸이했다. 2019년 1월 10일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대한항공전은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5043명)을 기록했고, 총 관중 역시 현대캐피탈이 6만7253명으로 전체 1위였다.

구단 관계자는 "점점 늘어가는 배구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팬 서비스와 함께 시즌을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2019~2020시즌에도 즐거운 추억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천안=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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