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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시도 60% 사후관리 없이 방치

지방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는 하루에 3~5명의 극단적 시도 환자가 실려온다. 위 세척 등의 응급 처치를 하고 추가적인 치료가 없으면 퇴원한다. 다른 대학병원에도 월 15~17명의 극단적 시도자가 실려와서 의학적 처치가 끝나면 퇴원한다. 환자가 동의할 경우에 한해 정신과 의사에게 연결한다. 누군가 나서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경우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 그 소중함을 위하여 (30)
응급실 실려온 환자의 40%만 도움
복지·상담하면 재시도 3분의1로
전문인력 배치한 응급실 늘려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람의 75%는 첫 시도에서 실패하고 평균 8회 다시 시도한다. 전문가가 나서 이들의 손을 잡아주면 자살 위험도가 3분의 1로 떨어진다. 하지만 응급실로 실려온 극단적 선택 시도자의 40%만이 응급실에 상주하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는 지방의 두 병원처럼 방치돼 또 극단적 선택에 내몰린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22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에서 구멍 뚫린 자살 시도자 관리 실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자해하거나 자살을 시도해 전국 153개 병원의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가 3만3451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전국 응급환자 진료정보망(NEDIS)에 등록한 응급실 자료를 토대로 집계했다. 2013년(2만5012명)보다 33% 증가했다. 이 정보망에는 권역응급센터나 지역응급센터 같은 큰 응급실만 들어와 있다. 249개의 중소 규모 응급실은 빠져 있다. 복지부는 여기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자살 시도자가 최소한 4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4만명 중 전문가의 사후 관리를 받은 사람은 52개 병원 1만7553명에 불과하다. 52개 병원에는 간호사·사회복지사 등의 전문 인력이 배치돼 자살 시도자를 관리한다. 응급실 기반 사후 관리 사업이다. 자살 시도자에게 1대 1로 달라붙어 친분관계를 형성한 뒤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상담한다. 복지서비스를 연결하고 심리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김 의원은 “자살 시도자가 52개 병원이 아닌 다른 데로 실려가면 퇴원 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사후 관리를 받으면 자살 생각, 알코올 의존도, 스트레스 등이 전반적으로 줄어 자살 재시도 위험이 3분의 1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살률이 가장 높은 데는 충남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9.8명에 달한다. 2016년 26명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충남에는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 관리 사업을 하는 데가 순천향대 천안병원뿐이다.
 
응급실 기반 사후 관리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전문 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52개에서 올해 62개로 늘었다. 62개는 401개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15.5%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47억원을 투입했다. 이 사업은 자살 예방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 그런데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일부 병원은 중도에 포기하기도 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병원이 업무 공간을 만들어야 하지만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며 “일본은 2015년 이 사업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원 계명대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교 교수는 “응급실 기반 사후관리사업에 참여하면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 가점을 주는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중앙일보·안실련·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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