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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요나손이 ‘101세 노인’ 북한에 보낸 까닭은

신작을 펴낸 요나스 요나손은 ’북한은 현재 지구 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라 소설의 주요 무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열린책들]

신작을 펴낸 요나스 요나손은 ’북한은 현재 지구 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이라 소설의 주요 무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열린책들]

전 세계에서 1000만부 넘게 팔리며 화제가 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2009)의 주인공이 다시 돌아왔다. 한 살 더 나이를 먹은 주인공 알란 칼손은 더욱 과감해진 행보로 지구 상에서 가장 민감하고 위험한 문제에 직접 뛰어든다.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열린책들)에서다.
 

스웨덴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신작서 김정은·트럼프 한껏 풍자
“좋은 정치는 우리의 미래
웃음 통해 관심 갖게 하고싶어”

전작에서 칼손은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탈출했다.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넣고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 길에 나서며 세계사의 격변에 휘말리게 된다. 스탈린, 마오쩌둥, 트루먼, 김일성 등 20세기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 벌이는 그의 모험담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며 전 세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번 소설에서도 칼손의 모험은 계속된다. 주된 무대는 평양이다. 칼손은 101세 생일날 열기구를 탔다가 기계 고장과 조작 미숙으로 망망대해에 떨어진다. 때마침 핵무기 제조를 위해 농축 우라늄을 싣고 지나가던 북한 화물선이 그를 구조한다. 알란은 살기 위해 핵무기 전문가 행세를 하다가 김정은 앞까지 끌려간다. 여기서부터 지구 평화를 위해 핵을 훔쳐 달아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이메일로 만난 작가 요나스 요나손(Jonas Jonasson·58)은 북한을 주된 무대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노인이 또 다른 세계를 모험해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그는 현재 지구 상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의 정치인을 만나야 했다. 그러려면 반드시 김정은을 만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나의 칼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치는 우리의 미래”=소설에는 김정은 외에도 트럼프·메르켈·푸틴·마크롱 등 국제정치를 이끄는 실존 인물들 거침없는 풍자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김정은은 자기 멋대로 평화와 자유의 개념을 오해하고, 트럼프는 각료들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며 불리한 소식은 가짜뉴스라고 치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만약 김정은을 실제로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저자는 “김정은이 스스로 성격에 유머 감각을 더하고 자기 객관화를 해보는 것은 어떨지 묻고 싶다”며 “그것은 세계 평화를 위해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정치 이야기가 대거 등장한다. 정치 이야기에 이토록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요나손은 “좋은 정치는 우리의 미래다. 반면 나쁜 정치는 우리의 미래를 단숨에 날려버릴 수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정치는 모든 것과 관련돼 있다”고 답했다. 심각한 정치 이야기를 항상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웃음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세계의 미래’(정치)에 관여하게 하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현실을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칼손이 다시 돌아온 이유=주인공 칼손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히어로로 등장한다. 어떠한 곤란한 상황에 닥쳐도 그는 당황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숱한 경험과 원숙함이 최대 무기다. 요나손은 “우리는 칼손이 ‘정치 바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치적 목적이나 욕심이 없기에 순수하게 깊은 두려움 없이 위험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나는 고민이 없는 칼손이 부럽고 그를 보며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작의 성공 요인도 칼손이라는 캐릭터의 힘에서 찾았다. “칼손은 누구를 만나던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사람들을 대한다. 상대방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것들이 독자들에게 유쾌하게 다가갔다. 또한 누구나 창문을 넘어 벗어나고픈 욕망이 있는데 칼손이 직접 실현해줬기 때문에 독자들이 열광한 것 같다.”
 
사실 이번 소설의 주인공이 처음부터 칼손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공이 만족스럽지 않았고, 그를 해고하고 칼손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다시는 칼손에 대한 작품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던 자신의 과거 약속을 어기게 됐다.
 
◆“글쓰기는 순수한 행복”=요나손은 47세에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늦깎이 작가다. 15년간 스웨덴 일간지 기자로 일했고, 이후 스웨덴 민영 방송사에서 미디어 컨설턴트이자 프로듀서로 일했다.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둔 뒤에야 그는 비로소 오랫동안 바라던 글쓰기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
 
요나손은 “나의 꿈은 18살 때부터 항상 작가였지만, 다른 일들이 항상 내 앞을 가로막았다”며 “하지만, 마침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방식으로 그것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고,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을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당신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냐고 묻자 “순수한 행복이자 치료”라며 “글쓰기에는 눈물이나 웃음으로도 치료되지 않는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정치와 관련한 또 다른 소설을 준비 중이다.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정치적 무기로 악용되었는지를 다루는 차기작의 제목은 ‘달콤한, 달콤한, 달콤한 복수 유한회사(Sweet, Sweet, Sweet Revenge Ltd.)’가 될 예정. 그는 “다음 책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주도했던 여러 정치 문제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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