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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묶인 빅데이터3법·벤처투자법…문 대통령 협치 호소 먹힐까

21일 국정감사 일정을 마무리한 국회의 향후 의정 행보가 관심을 끈다. 굵직한 경제 법안이 줄줄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동맥경화’에 걸려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많은 민생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의 입법 없이는 민생 정책이 국민의 삶 속으로 스며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치를 복원해 20대 국회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길 바란다”라고도 당부했다.
 

20대국회 막판 경제법안들 어디로
여야 이견없는 민생법안도 방치
최저임금 결정 이원화는 평행선
탄력근로제는 기간 조율이 변수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는 지점이 노동 관련 법안이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여당은 전문가로 구성한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인상 범위를 제시하면 노사와 공익위원으로 구성한 결정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는 식으로 결정 체계를 이원화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넣었다. 반면 야당은 최저임금을 업종·규모별로 차등화하는 데 관심이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속도 조절’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선 간격이 큰 모양새다.
 
‘탄력 근로제’도 입장차가 큰 건 마찬가지다. 탄력 근로제는 제품 출시를 앞두거나 주문이 밀리는 등 특정 기간에 최대 근로시간을 넘겨 일할 경우 다른 기간 근로시간을 줄여 전체적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 기본근로시간(주 40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부작용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나왔다.
 
정부·여당은 특정 기간에 노동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현행 3개월인 단위 기간을 6개월까지만 늘리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단위 기간을 1년으로 늘리자고 주장한다. 다만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관련 법안을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21일 합의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관련 노조법 개정안은 경영계·노동계 모두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영계는 실업자 및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 단결권 강화 등 내용이 지나치게 노동 편향적이란 이유로 입법을 반대한다. 반면 노동계는 사업장 점거 금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확대 등 내용이 노동권을 후퇴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경제 활성화’ 취지에 맞아 여야 간 딱히 이견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논의가 지지부진한 법도 있다. 일명 ‘빅데이터 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신용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이다. 개인 정보 보호 관련 법이 소관 부처별로 나눠 있어 생긴 불필요한 중복 규제를 없애 개인·기업의 정보 활용 폭을 넓히는 취지다. ‘가명 정보’ 활용 범위를 좀 더 구체화하는 문제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투자촉진법’도 논의가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벤처 투자 진입 장벽을 완화해 민간중심 벤처 생태계 조성을 촉진하는 내용이다. 법안 내용에 대한 여야 이견이 없는데도 여당이 문재인 정부 대표 과제인 ‘광주형 일자리’와 연계 처리하겠다고 나서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야당은 여당의 행태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나섰다.
 
문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 ‘협상파’가 설 공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법안 통과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항변에도 이유가 있지만, 공통분모가 있는 부분부터 풀어나가는 ‘대타협’ 없이는 해결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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