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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장판사가 본 정경심 시나리오 "횡령액 1억 이상이면 구속"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운데)가 22일 오전 서초구 자택에서 외출하기 위해 조 전 장관의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운데)가 22일 오전 서초구 자택에서 외출하기 위해 조 전 장관의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업무를 맡았던 전직 부장판사가 지금까지 나온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기준으로 구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2004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지낸 이충상(62·사법연수원 14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중앙일보에 “법원 내부 규정상 횡령액 1억원 이상이면 구속영장 발부된다”며 “회사 컨설팅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정 교수는 구속 사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밝힌 법원 내부 규정은 2004년 기준이다. 이 교수는 “현재 대법원 횡령 양형기준에도 기업의 지분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 감경 요소가 적용된다”며 “법원 내부 규정이 과거보다 느슨해졌더라도 회사 경영과 거리가 먼 정 교수에게는 가중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이 지난 3일 조국 전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36)씨를 기소할 때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는 경영 컨설팅 명목으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자금 1억5795만원을 횡령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나온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매월 860만원을 동생인 정모(56)씨 계좌로 돈을 받았다.
  
 이 교수는 “코링크PE가 더블유에프엠(WFM)과 함께 2차 전지 사업을 추진했는데 영문학을 전공한 정 교수가 어떻게 컨설팅을 했겠느냐”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남편을 등에 업고 컨설팅을 허위로 했다는 점은 명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다만 조국 전 장관이 구속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조 전 장관이 코링크PE 투자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는 증거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고, ‘부부가 같이 범죄에 관여했을 경우 한쪽만 구속한다’는 검찰과 법원 내부 관행도 무시 못할 요소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정 교수가 만약 구속된다면 검찰 입장에서는 부부 사이를 일단 띄어 놓은 것이라, 조 전 장관 영장 청구도 아예 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영장을 청구할 때 특정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이 아니라 업무상 횡령을 적용한 점도 향후 법원 판단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요소다. 중요 범죄에 대한 피해액이 5억원 미만일 때 특경법이 아닌 업무상 횡령 혐의가 적용된다.  
  
대법원 횡령배임양형기준. 횡령과 배임 처벌 기준을 유사하게 본다. [사진 대법원 홈페이지]

대법원 횡령배임양형기준. 횡령과 배임 처벌 기준을 유사하게 본다. [사진 대법원 홈페이지]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횡령액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일 경우 징역 1~2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 가중 처벌 요소가 된다. 이번에 검찰이 청구한 영장 사유에도 ‘범죄 수익 은닉’ 혐의도 포함됐다. 정 교수의 동생 자택 압수수색 당시 나온 WFM 실물 주식 12만주도 가중 요소로 적용될 가능성 있다.  
  
 WFM 주식은 코링크PE가 경영권을 인수한 2017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3000원대와 7000원대를 오갔다. 주가를 5000원으로 잡아도 조씨가 자택에 숨긴 현물 주식 12만주는 6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번 사모펀드 의혹 사건에 참여한 변호사는 “WFM 주식 액면가는 500원이라 6000만원으로 책정할 수도 있다”며 “법원에서 주식 실물을 현금으로 계산해 처벌 가중 요소로 넣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혔다. 수도권의 한 현직 검사는 “횡령 액수뿐 아니라 증거인멸교사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하나하나가 그동안 법원에서 구속 사유로 널리 인정됐던 혐의”라며 “정 교수가 구속을 피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 고법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 동생의 영장이 기각돼 사회적인 부담이 크겠지만 정 교수에 대한 영장도 전담 판사가 ‘주요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거나 ‘피의자 건강 상태’를 이유로 들어 기각할 확률이 30% 가량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단도 “주요 혐의 중 사모펀드 부분은 조범동씨의 잘못이 덧씌워진 것이고, 증거인멸도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에 단계에서 사실 확인과 해명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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