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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포토라인 안 선 정경심, 법원 포토라인은 못 피한다

지난 8일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영장심사 출석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설치됐던 포토라인의 모습. 조씨가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하자 법원 관계자가 법원 출입구에 표시된 '포토라인'을 제거하고 있다. [뉴스1]

지난 8일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영장심사 출석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설치됐던 포토라인의 모습. 조씨가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하자 법원 관계자가 법원 출입구에 표시된 '포토라인'을 제거하고 있다. [뉴스1]

지난 7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서울중앙지검 지하 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소환됐던 조국(54)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곧 법원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 영장청구 공개하며 영장심사일정 자연스레 공개돼
法내부선 "포토라인 고심 중" 일각선 "판단은 언론사가"

검찰이 21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알리며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사실상 공개됐기 때문이다. 
 

法 "검찰, 영장청구 공개하며 심사일정도 공개" 

통상 서울중앙지검에서 주요 피의자에 대한 영장 청구 사실을 공개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3일 이내에 열리는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법원 기자단에 통보해왔다. 
 
일정을 확인한 기자단은 피의자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법원에 출석할 때 이용하는 법원 4번 출입구 안쪽에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피의자를 기다리는데, 이것이 법원 포토라인의 관행이다. 
 
피의자가 영장심사를 받으려면 이 법원 출입구를 거쳐야만 해 검찰청과 달리 포토라인을 피해 법정에 들어갈 가능성은 불가능에 가깝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월 23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원 포토라인을 지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월 23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원 포토라인을 지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복수의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정 교수 영장심사의 경우 포토라인 설치 기준이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정 교수가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법원 포토라인에서 언론과 마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뜻이다. 
 

법원은 포토라인 왜 유지하나 

일각에선 "검찰도 없앤 포토라인을 법원이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영장실질심사 뒤 극단적 선택을 했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수갑을 찬 모습이 찍혔던 장소도 검찰청이 아닌 법원 포토라인이었다. 
 
하지만 법원 입장에선 이 문제를 법원 홀로 결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출입했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지하 주차장 입구의 모습.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출입했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지하 주차장 입구의 모습. [뉴스1]

법원은 검찰이 영장청구 사실을 언론에 공개할 때부터 피의자는 이미 영장실질심사에 공개소환되는 것이라 설명한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판사는 피의자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하는데 그 유효기간이 7일이다. 피의자는 영장이 청구된 이후 일주일 내에 해당 법원에 무조건 출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영장이 청구된 당일과 영장전담판사가 출근하지 않는 주말 등을 제외하면 피의자가 법원에 출석할 날짜는 이미 특정됐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정 교수 사건의 경우 기자들이 내일부터 법원 출입구에서 정 교수를 기다리면 어떻게든 정 교수를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검찰이 영장청구 사실을 공개한 이상 법원의 영장심사 일정은 비공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고(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법원 포토라인에 섰던 모습. 당시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게 수갑을 차게했고, 이 전 사령관은 영장이 기각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뉴스1]

고(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법원 포토라인에 섰던 모습. 당시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게 수갑을 차게했고, 이 전 사령관은 영장이 기각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뉴스1]

法 "포토라인 논의 중, 당장은 변경없다" 

법원은 포토라인에 있어 정 교수에게만 다른 기준을 적용할 마땅한 근거를 찾기도 어렵다고 설명한다.
 
이번 사안에서 법원이 기존과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조국 사태'라는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우려도 있다. 법원은 조국 전 장관 수사 이후 논란이 된 포토라인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아직 확실한 대안은 찾진 못한 상태다.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언론에 공개된 영장심사 일정의 경우에만 법원 출입 기자단에게 사전 허가 없이 법원 내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있다. 포토라인에 대한 일종의 관행적 용인이다. 그외 법원 내외부의 언론 촬영은 일일히 법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원이 언론의 영장심사 관련 촬영도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법원에서 먼저 나서서 그런 기준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법원이 그런 기준을 세우더라도 검찰이 영장청구 사실을 기존대로 공개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법원 내 포토라인. [뉴스1]

법원 내 포토라인. [뉴스1]

한 현직 판사는 "법원 포토라인 문제는 단순 설치 또는 폐지를 넘어 검찰의 영장청구 공개 등 기존 수사공보 관행의 적절성에 대해서까지 따져봐야 하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서는 피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권리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민규 전 언론학회장(중앙대 교수)은 "검찰의 영장청구 사실까지 비공개가 된다면 국민의 알권리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며 "현재 분위기에 휩쓸려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의 모습.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의 모습. [연합뉴스]

정경심, 영장심사 출석할까

정 교수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법원에 심문포기서를 제출하고 영장심사를 서면으로 받을 경우 정 교수는 포토라인에 서지 않게 된다. 하지만 서면 심사는 피의자에게 불리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했던 신일수 변호사는 "피의자가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피의자에게 불리한 결론(구속)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판사는 피의자가 영장심사에 불출석할 경우 구속을 감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와 같이 정 교수가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고도 영장이 기각될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제 조씨의 영장이 기각되기 전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했던 22명의 피의자 중 영장이 기각된 경우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이에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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