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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절제도 안 통했던 163kg 정봉씨, 10년만에 반쪽된 사연

60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한 김정봉(62)씨가 지난 7일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60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한 김정봉(62)씨가 지난 7일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꽁지에서 짧은 머리카락으로 헤어스타일이 바뀐 것뿐만이 아니었다. 한눈에 봐도 과거보다 훨씬 '야윈' 얼굴과 체형.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가시지 않았다. 60㎏ 가까이 체중 감량에 성공한 김정봉(62·사진)씨 얘기다. 그는 2009년 4월 한 지상파 방송사의 의학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영상 제목은 ‘뚱보아저씨, 정봉씨의 마지막 비상(飛上)’이었다.
 

10년전 방송출연 때 시청자들 걱정
꾸준한 자기관리로 체중 '두자리'수
"체중 88kg, 일자리 얻기도 목표"

김씨는 방송 당시 “진짜 뚱뚱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걷는 것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 반려견 3마리와 함께 산책하러 다닐 정도로 달라졌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봤다.
50대 초반 김정봉씨의 몸무게는 150kg대였다. [사진 MBC닥터스]

50대 초반 김정봉씨의 몸무게는 150kg대였다. [사진 MBC닥터스]

 
몰라봤다. 체중을 얼마나 감량한 건가.  
“한때 (몸무게) 최고치가 163㎏였다. 그땐 음식이 정말 달았다. 한 끼 식사에 공깃밥 6그릇을 먹어봤다. 서울 영등포역 인근 닭고기꼬치 노점이 단골집이었는데 많게는 한 자리에서 20개까지 해치웠다. TV 나올 때가 153㎏쯤 됐던 거로 기억한다. 지금은 96㎏이다. 두 자릿수다.”
 
방송출연은 어떻게 하게 됐나. 
“(방송 출연 전에) 해외 비만치료제 임상실험을 자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병원 임상병리과에서 ‘살이 너무 많이 쪄 안된다’고 하더라.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의학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게 됐다. 방송 출연을 계기로 병원에서 ‘이대로 두면 죽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구토·복통 등 한동안 ‘덤핑 증후군’(음식물이 소장 내로 급속히 이동하며 나타나는 현상)에 시달렸다.”
 
수술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됐나. 
“(수술 후) 9개월간 죽만 먹었다. 간장이 제일 맛있더라. (웃음) 113㎏까지 살이 빠졌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130㎏로 늘었다. 당시 무리한 운동요법도 처방 받았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4~5년 전쯤부터 거의 매일 2시간 이상 걷기 시작했다. 365일 중 360일 이상은 될 것이다. 같이 나서는 엘리·니키·나티(반려견 이름)에게 물을 줘야 해 3L 물통 2개를 메고 다녔다. 체중이 점점 줄더니 어느 순간 ‘두 자리’가 됐다. 20대 때 급격히 체중이 증가해 30대 때 이미 무릎이 망가졌다. 하지만 걷는 건 끊지 못한다.”
김정봉씨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에 항상 반려견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김정봉씨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에 항상 반려견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김씨는 인터뷰 도중 다리를 꼬고 앉았다. 예전에는 퉁퉁한 허벅지살 때문에 꼬지 못했는데 지금은 ‘스윽’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억은 안 나지만 처음 다리를 꼰 날 자신도 신기했는지 혼자 빙그레 웃고 있었다고 한다. 3 XL(115) 러닝셔츠가 찢어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다리 꼬기는 과거의 '헐크' 정봉씨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청년 시절부터 살이 쪘는데.
“졸업식 때 선물 받은 양복을 한 달도 입지 못했다. 25살 때인가 병원을 찾아가 보니 ‘내분비계 이상’이란 진단을 받았다. 우리 집안이 대체로 거구다. 정말 살 빼려고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 한번은 다단계 다이어트 식품회사 수련원에 끌려간 적도 있다.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약으로 단기간에 30㎏을 뺐다. 결국 친구가 ‘너 죽는다’며 수련원서 끌고 나갔다. 여러 다이어트로 몸이 만신창이가 됐었다. 비만은 질병이라는 생각에 병원 치료를 받으려고 했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상당한 부담이었다.”
 
김씨가 20대 후반이던 80년대 ‘중동’ 건설붐이 일었다. 중견건설사 면접을 봤는데 ‘비만’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건설사 관계자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일할 수 있었다. 귀국해서는 용접기술로 일용직 건설현장에서 일했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일을 아예 주지 않거나 일당을 깎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경제적 생활이 안정된 건 10년전쯤 경기도 안산의 한 고교에 경비직으로 취직해서다. 현재는 정년퇴직한 상태다. 
김정봉씨의 30대때 모습. 100kg이 넘는 거구다. [사진 김정봉씨]

김정봉씨의 30대때 모습. 100kg이 넘는 거구다. [사진 김정봉씨]

 
편견에 시달렸을 텐데.
“전철을 타면 뒤통수가 뜨듯하다. 나 혼자만 그리 생각할까. 아니었다. 고개를 돌리면 다들 나를 쳐다본다. 특이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게 제일 싫었다. 목욕탕을 잘 가지는 않지만 어쩌다 가서 저울 근처만 가면 일하는 사람이 기겁을 한다. 또 면접을 보면 ‘저거 어디 일하겠어’라는 편견이 있다. 결국 기술력, 성실함으로 경쟁했지만…. 맞선 상대가 나를 보자마자 일어나기도 했다. 한번은 친구들과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차를 얻어탔는데 나만 태워주지 않더라. 물어보니 ‘타이어가 펑크날 것 같다’는 이유였다. 친구들도 차를 얻어 타지 않았다. 코끼리도 찔리면 아프다.”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
“우선 체중 감량이다. 88㎏이 목표다. 예전에 한 면접관이 ‘너 몸무게 두 자릿수 되면 일자리 줄게’라고 말했다. 그 사람 앞에서 ‘살 빼고 왔으니 일자리 주십쇼’라고 말하고 싶다. (웃음) 농담이다. 지금도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살 뺐다’고 하면 ‘그게 뺀 거냐’고 말하기도 한다. 죽을 둥 살 둥 해서 한 건데 서운하긴 하다. 과거보다 뱃살이 많이 줄긴 했지만, 건강을 위해서 더욱 감량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60대 초반이다.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게 또 다른 목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중앙일보와 동국대 일산병원 비만대사영양센터 오상우·금나나 교수팀이 지난 11일 공개한 ‘ 빅데이터로 푼 비만도 테스트’(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86)에서는 자신의 비만 순위 등을 알 수 있다.

 
◇ 중앙일보 X 동국대 일산병원 비만대사영양센터 오상우ㆍ금나나 교수팀의 ‘빅데이터로 푼 비만도 테스트’(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386)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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