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입사 5개월 신입 뇌경색···"야근·휴일근무에 잠도 편히 못자"

과로 이미지. [pixabay]

과로 이미지. [pixabay]

키 175cm에 몸무게 66kg, 평소 별다른 질환 없이 건강한 편이었고 음주와 흡연은 하지 않던 청년 A씨(발병 당시 26세)가 2017년 어느 날 회사 기숙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한 전기설계 업체의 5개월 차 신입사원이었던 그는 뇌경색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로 요양 급여 신청을 했지만 “업무와 질병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병을 얻기 전 일부 업무가 늘어난 점은 인정되지만, 그 늘어난 업무 시간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이유였다.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판사 김병훈)은 “A씨의 업무 시간과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해보면 업무로 인해 뇌경색이 발병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공단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결했다.  
 

육체적ㆍ정신적 과로, 어떻게 따지나

업무상 사유에 따른 질병을 인정받으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 따르면 단기간의 업무가 뇌혈관 질환에 영향을 주는 육체적ㆍ정신적 과로였는지를 판단할 때는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량이나 시간이 이전 12주간 1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하거나 ▶업무 강도ㆍ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뀌었는지 등을 고려한다.

 
만성 과로로 뇌혈관 질환이 발병했는지 등을 따질 때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 시간이 주당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주당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본다. 12주 평균 주당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할 때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A씨는 쓰러지기 전 1주일 평균 55시간 46분을 일했다. 발병 전 4주간은 주당 평균 41시간 18분, 12주간은 평균 44시간 13분을 일했다. 근무시간만 놓고 보면 단기간 과로로 볼 수 있는 ‘발병 전 1주일간 업무량이 30% 이상 증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았다. 만성적인 과로였는지 판단하는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근무'에 해당하지도 않았다. 법원도 “A씨의 평균 업무시간은 고시에서 정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최소 업무시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法 “과로ㆍ불완전한 휴식…업무상 재해”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했다. A씨는 입사 초 사무 보조 업무를 맡다 한 달 만에 설계 도면 작성 업무를 하게 됐다. 그러고는 1차 도면 납품 기일에 맞춰 두 달 동안 야근과 휴일 근무에 투입됐다. 법원은 “납품 기일을 맞추려고 미숙한 실력으로 설계도면 작성 및 수정 업무를 맡았는데, 만 26세인 신입사원이 감당하기에는 업무가 과중해 보인다”며 “A씨가 느꼈을 업무상 스트레스와 부담감도 매우 컸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온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점 등도 고려됐다. 당시 A씨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혼자 생활했는데 야근이나 회식 이후 선배 직원들이 A씨 숙소에서 주 2~3회 잠을 자고 갔다. 법원은 “신입사원인 A씨는 선배 직원들이 숙소에 오는 날에 편안하고 충분하게 휴식을 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진료 감정의가 “과거 병력 및 의무 기록상 뇌경색을 일으킬 만한 특이 병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A씨의 뇌경색 발병과 업무 환경이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의학적 소견을 제시한 점도 하나의 근거가 됐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