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지적장애女 악몽, 죽어야 끝났다···'셰어하우스 살인'의 전말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중 1명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군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중 1명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군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피고인들은 지적장애인을 돈벌이 도구로 활용하려 했던 것 같다."

[사건추적]
檢, 살인·사체유기 20대 부부 등 5명 기소
"조건만남으로 돈 벌 수 있다" 동거인 모아
성매수남 신상 알자 세탁실에 가두고 굶겨
석 달간 상습폭행…거창 야산에 시신 묻어
박재휘 군산지청장 "장애인들은 돈벌이 도구"

 
박재휘 전주지검 군산지청장은 1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석 달간 원룸에 감금·폭행 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을 두고서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지난 15일 원룸에 함께 거주하던 지적장애 3급 여성 B씨(20)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혐의(살인)로 A씨(26) 부부 등 3명을 구속기소 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사체유기)로 C씨(32·지적장애 3급) 등 2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A씨 등은 지난 8월 18일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수도 호스를 이용해 반죽음 상태인 B씨의 코와 입에 물을 집어넣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134㎞가량 떨어진 경남 거창군 야산에 묻고 시멘트를 부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사망 원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골절과 손상, 광범위한 피하 출혈, 장기 손상이었다.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여성 1명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군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여성 1명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군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박 지청장은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수시로 굶기고 폭행했다.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했는데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도대체 지난여름 익산 원룸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검찰에 따르면 A씨 부부 등 20~30대 남녀 7명(남 3명·여 4명)은 방 2개짜리 원룸(24㎡)에 모여 살았다. 일종의 셰어하우스 형태다. 지난 4월부터 익산 지역 다른 원룸에서 살다 7월 20일 사건이 발생한 원룸으로 옮겼다. 이들은 교도소 동기이거나 군산 등에서 알고 지낸 선후배, 사실혼·연인 사이였다.

 
A씨와 함께 B씨를 살해한 사람은 지적장애 3급인 교도소 동기(29)였다. A씨가 먼저 "조건만남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같이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유혹해 원룸에 끌어들였다. A씨 부인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 여성과 그와 사귀는 지적장애 3급 남성(32·사체유기)을 불러들였다. "원룸에서 먹여 주고, 재워 주니 여기서 일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지적장애 커플을 속였다. A씨 부부는 이 지적장애 남성을 인력사무소에 일용직 노동자로 소개해 주고 소개비 일부를 방값 등의 명목으로 가져갔다.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일당 5명이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경남 거창 야산까지 옮기는 데 이용한 승용차. 김준희 기자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일당 5명이 시신을 트렁크에 싣고 경남 거창 야산까지 옮기는 데 이용한 승용차. 김준희 기자

A씨와 그와 사실혼 관계인 부인(34)은 성매매를 시키려고 사회적관계망(SNS) 등을 이용해 여성들을 원룸에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는 원룸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A씨 부부 등은 채팅 앱 등을 이용해 성매수남들을 찾아낸 뒤 여성들을 모텔 등 성매매 장소에 데려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피해자 등에게 성매매를 시킨 정황은 확인됐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매매가 이뤄졌는지는 경찰이 별건으로 수사 중"이라고 했다.  

 
숨진 B씨도 A씨 부부가 페이스북 친구 맺기로 접근했다. 이들은 "조건만남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해 대구에 머물던 B씨를 지난 6월 익산에 데려왔다. 광주가 고향인 B씨는 평소 가출이 잦았고, 지난 7월 19일 가족은 가출 신고를 했다.

 
하지만 B씨에게 셰어하우스 생활은 악몽이었다. A씨 부부 등이 '성매수남에게 본인들의 전화번호 등 신상을 말했다'는 이유로 B씨를 베란다 쪽 세탁실에 가뒀다. 이들은 지난 6월 하순부터 B씨가 사망한 8월 18일까지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원래 덩치가 있는 편이었는데, (시신) 사진 자료를 보면 많이 야위었다"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중 1명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군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전북 익산의 한 원룸에서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중 1명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군산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15일 원룸에서 함께 생활하던 또 다른 지적장애 여성 D씨(31) 어머니가 경찰에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됐다"고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A씨 부부 등은 이날 D씨가 군산에 있는 친구 집에 가자 D씨를 폭행 후 차량에 태워 익산 원룸에 가뒀다. 이들은 D씨가 신고할 것을 우려해 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에 나선 군산경찰서는 신고 당일 익산 원룸에 숨어 있던 A씨 등 4명을 긴급체포하고, 이튿날 대전으로 달아난 나머지 남성(29)도 검거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시신을 암매장한 거창 야산을 범행 이후 모두 5차례 다시 찾았다. 행여나 시신이 발견돼 범행이 들통날까 두려워서다.

 
A씨 등은 검찰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사망할 줄은 몰랐다"며 고의성은 부인했다. 검찰은 B씨 유족과 D씨에게 550만원의 긴급 경제지원금을 지급하고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