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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떠나보낸 8살 흰고래 ‘벨라’…롯데월드에 계속 살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흰고래 벨루가. [사진 롯데월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흰고래 벨루가. [사진 롯데월드]

18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Beluga·흰고래)존엔 8살짜리 '벨라'가 혼자 헤엄을 치고 있었다. 함께 살던 오빠 '벨리'가 하루 전 1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수조 위 아래를 왔다갔다하며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벨라를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수조 앞으로 몰려들었다. 몸길이 4m가 넘는 벨라의 헤엄 실력을 본 관람객들은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벨라 앞을 오가는 이곳 직원들은 무거운 표정이었다. 혼자 남은 벨라가 걱정인듯 했다. 이곳에서 만난 롯데월드 관계자는 "우선 벨리의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벨라가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게 될지는 논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벨라가 이곳에 남든 자연으로 떠나든 추후 거취와 상관 없이, 벨라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벨루가가 될 예정이다. 롯데월드가 더 이상 고래를 들여오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래 보호 단체의 반대 운동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가 겪은 가족과의 이별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10월 이곳으로 함께 이사 온 동갑내기 수컷 '벨로'가 3년 전 폐혈증으로 숨졌다. 그리고 17일 벨리까지 떠나보내면서 혼자가 됐다.
 
벨루가의 평균 수명이 30~35년인데 두마리가 절반도 살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야생에선 50살까지 사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흰고래 벨루가. [사진 롯데월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흰고래 벨루가. [사진 롯데월드]

떠난 벨리는 호기심 많고 적극적인 성격이었다. 특히 사람을 좋아했다. 이곳 관계자에 따르면 벨리는 평소엔 과묵하다가도 사람(아쿠아리스트)과 있는 시간엔 애교를 부렸다.
 
또 아쿠아리스트와 노는 시간을 독차지 하기 위해, 동생 벨라가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막는 재치도 부렸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하루 전까지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벨리가 죽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북극해에 주로 사는 벨루가는 러시아·그린란드·북아메리카 해안에서 발견된다. 추운 지방에 적응하기 위해 지방층이 체중의 40~50%에 달해 오동통한 모습이다.
 
거기에 툭 튀어나온 이마와 웃고 있는듯한 얼굴이 귀엽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기심이 많고 사교적이어서 카약이나 보트를 타고 생태 관광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치기도 한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한국에 처음 소개됐는데 그때도 인기를 끌었다.
 
노르웨이 해안가에서 어부가 벨루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노르웨이 해안가에서 어부가 벨루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에 있는 벨루가들은 모두 러시아가 고향이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 수족관과 해양 테마파크에 수출할 용도로 벨루가를 포획하는데, 대부분 아시아 국가로 수출된다. 한국에는 총 10마리가 있었지만 이번에 벨리가 폐사하면서 8마리가 남았다.  

 
동물보호단체는 벨루가가 아쿠아리움에 살기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멸종위기종인 벨루가는 몸길이 4.5m에 물 20m 깊이까지 잠수한다.
 
하지만 국내 아쿠아리움의 수조 깊이는 최대 8m 정도여서 벨루가의 특성과 맞지 않다는 게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다. 또 IQ 80~90 정도로 7~8살 아이의 지능을 가져 갑자기 달라진 환경에서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벨리의 사망으로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8일 성명을 내 “이번에 폐사한 벨리는 관람 지점과 가까운 얕은 수조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이상행동을 보여 왔다”며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채 좁은 수조에 갇혀 죽은 벨리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동물권 단체원들이 '국내 사육중인 벨루가 야생 방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열고 손팻말을 펼쳐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동물권 단체원들이 '국내 사육중인 벨루가 야생 방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열고 손팻말을 펼쳐놓고 있다. [연합뉴스]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남은 벨라도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고래류는 원래 친구들과 어울려 무리 지어 살아가는 습성 때문에 비좁은 수조 생활을 견디지 못한다”며 “더군다나 혼자가 됐으니 스트레스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벨라는 분명 동료가 죽은 것도, 자신이 감금되어 있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벨라를 하루속히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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