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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소득격차 강화"…"경제단체는 전략 부재로 이해관계 조정능력도 없어"

노조가 오히려 소득격차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조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익단체로 전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경제단체도 여기에 편승해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노사관계의 경쟁력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경영학회·고용노사관계학회 공동 학술대회

이런 분석은 한국경영학회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연 공동 학술대회에서 나왔다.

"노조, 미국 조합주의 비판하면서 실제는 미국식"

발제자로 나선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부)는 "한국 노사관계는 전통적으로 (기업별 노조와 협력적 노사관계를 추구하는) 일본 노사관계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평가됐으나 실제는 미국 노동조합의 전략, 노사관계 시스템의 특성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미국의 실리적 조합주의는 우리나라 노동조합 운동이 비판했던 것으로, 이는 이율배반적 현상"이라며 "평등주의 철학과 보편주의 가치 실현에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 자기 이익 극대화 추구하는 이익단체로 전환…양극화 불러"

이러다 보니 "노조가 오히려 소득격차를 강화하는 제도로 기능하고 있다"는 게 권 교수의 분석이다. 권 교수는 "(한국 노조는)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이익단체로 전환했다"고 비판했다. "조직화된 노조부문에선 노조의 임금 프리미엄으로 고임금과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반면 다른 부문은 무노조화, 기업의 지불능력 위축 등으로 양극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을 곁들여서다.
 
권 교수는 이와 관련 "조합원 1000명 이상인 노조 수는 4%(246개)인데, 조합원 수는 72.4%(151만2992명)에 달한다"며 "조직률이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그는 노조가 현 정부 들어 증가한 원인으로 ▶공공부문 신규 일자리 확대 ▶공공부믄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조합 간 조직화 경쟁 ▶친노조 정책 환경 및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 ▶비노조전략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를 꼽았다.

"사용자 단체, 노사관계 전략없고, 노조 후견인 역할…노사 경쟁력 저하 원인"

권 교수는 사용자 단체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사용자 또한 조직화 수준이 매우 취약하고, 사용자 집단 내의 이해관계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권이 바뀌면 이에 휘둘리는 모습을 매번 노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내부에선 임원과 직원 간의 줄서기로 갈등이 장기화·내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현 정부 들어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교수는 "(경제단체가) 단기주의에 몰입해 노사관계 전략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사관계의 경쟁력이 낮은 것은 노동조합의 전투성과 이익추구 경향보다 사용자의 단기주의와 전략부재, 반노조주의 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단체가)대기업 중심의 기업별 노조주의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며 대·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정책 기능과 갈등 조정기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노동개혁, 주력산업의 국제경쟁력 갖추는 데 초점 맞춰야…안 되면 중국에 초토화 우려"

이경묵 서울대 교수(경영대)는 "노동시장 규제는 주력산업의 국제 경쟁력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심지어 중국은 임금과 채용, 해고의 유연성, 근로시간의 유연성 면에서 우리보다 낫다"며 "(노동시장 규제 개혁이 없으면)조만간 우리나라 주력 산업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대안으로 "최저임금제를 아예 없애거나 그게 불가능하면 몇 년에 한 번씩 생산성 향상과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최저임금제의 생산성 연동제를 제안했다. 또 "근로계약법을 제정해 사용자와 개별 근로자가 협상해 근로조건을 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조로 인한 소득격차 확대와 같은 폐해를 없애고 다양한 직업형태가 등장하는 4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통상 해고도 보다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에는 채용을 무서워하지 않게 하고, 근로자에게는 이직의 두려움을 없애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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