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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대기업 R&D 인력, 中企 가면 정부가 임금보전 추진"

박영선(5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연구개발(R&D) 인력이 이직할 경우 임금 감소분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금이 높고 처우가 좋은 대기업에만 우수 인재가 몰리는 일자리 불균형 문제를 정부의 임금 지원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지원단 사무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인터뷰
인재난 해결돼야 강소기업 가능
내년 R&D 지원예산 1.5조 편성

대기업이 요구해온 벤처투자사
제한적으로 설립 허용 검토

박 장관은 또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이 활성화돼 소재ㆍ부품ㆍ장비 강소기업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4선 국회의원인 박 장관이 지난 4월 취임하자 중기부는 '실세 장관'이 움직이는 '실세 부처'로 떠올랐다. 중기부의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3조2000억 원 늘어나 역대 최대인 13조5000억원이다. 이 중 R&D 예산은 1조4559억원으로 올해보다 약 3800억원 증가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부는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강소기업과 대기업 간 상생을 강조한다. 중기 제품에 경쟁력이 있어야 대기업과 상생도 가능한 것 아닌가.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소부장 강소기업을 선정할 때 공개 발표회(PT)를 하기로 했다. 정부 지원제도에서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 기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시장성이 없으면 사장된다. 공개적으로 시장성 평가를 해보고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또 국내에 소부장 히든챔피언이 적지 않다. 안 알려져 있었을 뿐이다.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이다 보니 강소기업이 국내에서 판로를 뚫기가 힘들었다. 제가 이런 창업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들이 도와달라는 게 '국내 판로 개척'이다.
 
'대기업은 강자, 중소기업은 약자'라는 시각은 이분법적이다. 
정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도전정신을 살려주는 것이다. 도전하려면 용기도 필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이 돼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공정한 경쟁이 안 된다'는 피해의식이 있다. 정부가 공정 경쟁을 통해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정부에 너무 의존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타트업도 정부 지원금 혜택을 누리는 데 익숙해지는 건 좋지 않다. 중소기업 인큐베이팅(초기 육성) 기간이 너무 길다든가, 스타트업을 온실에서 보호하듯 해서는 국제 경쟁력을 갖지 못하므로 지원책도 좀 정돈할 필요가 있다.
 
우수한 인재가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면 강소기업도 나오기 어렵다.
청년이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는 이유는 대기업과의 임금ㆍ복지 격차다. 그래서 중기부가 대한상의와 함께 중소기업 임직원이 복지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복지플랫폼’을 열었다. 그래도 남는 문제는 임금인데, 2021년 예산에 반영하려고 한다. 대기업이나 해외 우수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이 중소기업으로 옮길 때 생기는 임금격차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방안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다. 지원 대상자의 경력과 기술력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 중기부가 연구중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차량공유 스타트업이 택시 등 기존 산업과 갈등에 부딪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신산업이 등장하는 시점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100년 전 영국은 신산업이던 자동차가 마차보다 빨리 달리는 것을 금지하는 ‘붉은깃발법’을 만들어 마차업을 보호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게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으로 넘기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신ㆍ구 산업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정부 안에서도 부처별 입장이 많이 다르지만 토론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분야 강소기업을 어떻게 육성해야 하나.
이제까지는 소규모로 단기에 지원했다. 내년부터는 스케일업 펀드를 통해 창업후 7년이 넘은 스타트업도 성장 가능성이 크면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만들어 장기간 키우겠다. 인공지능(AI) 시대와 미래 100년을 위한 먹거리를 만드는 대책을 만들고 있다. 가령, 중소기업을 위한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 데이터-AI 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1~2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어떻게 이를 지원했느냐에 따라 지난 100년의 역사가 결정됐다. 지금부터 100년은 IT와 AI가 결합한 3ㆍ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대응으로 결정된다. 데이터ㆍ네트워크ㆍAI를 정부가 어떻게 정책으로 가져가느냐가 핵심이다. 제가 '세계 최강의 DNA(데이터ㆍ네트워크ㆍAI) 코리아'를 강조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2010년대 초부터 데이터와 클라우드에 투자했어야 했는데, 이전 정부들은 해외 자원개발이나 반도체 수출 호황에 취해 실기했다.
 
민간 벤처투자를 활성화할 방안은.
올해 벤처투자액이 4조원이 넘을 텐데, 역대 최고치가 될 것이다. 이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 대기업이 지주회사가 기업 벤처캐피탈(CVC)을 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반인도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최대 30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생겼는데 홍보가 잘 안 됐다.   
 
중기부가 최근 서점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출점을 1년 1개로 제한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는 시장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의 사회안전망 같은 것이다. 하지만 전환기에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에서 작은 서점들도 혁신을 해야 한다. 정부가 이들의 혁신을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앞으로 적합업종 선정할 때는 혁신하려는 아이디어를 반영하려고 한다.
 
내년부터 주52시간제가 300인 미만 기업에도 적용된다.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주52시간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를 통해 법을 개정한 것인데 국회도 미처 생각 못 했던 문제가 노출됐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췄을 때처럼 중소기업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정부 안에서 제가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임금 줄어드는 노동자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 소통을 강화해서 정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2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에서 박 장관은 "앞으로 이렇게 바꾸겠다", "세게 말하고 있다" 등 중기·벤처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박 장관은 인터뷰 말미에 "2022년 문재인 정부 5년이 마감되는 그 즈음에는 4차 산업혁명과 신산업 분야에서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기반을 깔았다는 평을 듣는다면 우리 정부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난 사람=김창규 산업1팀장, 정리=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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