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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50대 시신 매일 닦고 설탕물 먹여···수상한 제주 명상원

16일 오후 4시 제주시 노형동 모 명상수련원. 전날인 15일 오후 이 수련원 실내의 모기장 안에서 K씨(57·전남)의 시신이 발견됐다. 3층 건물의 1층 정문은 잠겨 있었고 외부계단을 따라 오르자 2층부터 열린 창문을 통해 무언가 썩는 듯한 악취가 풍겨왔다. 3층 계단에는 검은색 비닐봉지 2개가 놓여있었고 한 개는 찢겨 있었다. 찢긴 비닐 안에는 무언가를 닦은 듯한 휴지로 추정되는 물체가 가득 담겨 있었고 여기서도 심한 악취가 났다.
 

지난 15일 오후 50대 남성 사망한 채 발견
건물 찾자 인근에서 무언가 썩는 냄새 진동
긴급체포 된 원장·관계자 "시신 매일 닦아"
부검 결과 "외력 없고, 한달 이상 전에 사망"
경찰, 시신 방치 이유 모든 가능성 열고 수사

제주경찰청은 17일 “수련원장과 관계자 2명이 50대 남성의 시신을 매일 닦고 설탕물을 먹인 진술이 나와 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을 수련원 안에 방치한 원장 등 3명을 긴급체포 해 종교를 가장한 주술적 행위가 있었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신을 매일 닦고 시신에게 설탕물을 먹였다”는 진술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해서다. 
 
K씨는 지난 8월 30일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내려와 명상수련원에 입소했다. 아내는 김씨를 수련원에 입소시킨 후 전남 소재 자택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하지만 K씨는 입소 3일 후인 지난 9월 2일부터 아내 등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16일 오후 찾은 제주시 노형동 모 명상수련원 건물 외부 계단 3층에 놓은 검은색 비닐봉지. 최충일 기자

지난 16일 오후 찾은 제주시 노형동 모 명상수련원 건물 외부 계단 3층에 놓은 검은색 비닐봉지. 최충일 기자

이를 의아해 한 아내가 수련원 측에 면회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원장 등은 수련원 일정에 지장이 된다며 이를 거절해 왔다. 결국 K씨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공조 요청을 받은 제주서부경찰서가 조사에 나섰다. 15일 오후 5시쯤 이 수련원을 찾은 제주경찰은 수련원 내부 모기장 안에 누운 채 숨져 있는 K씨를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수련원 관계자들이 “영장을 들고 오라”며 수색을 막기도 했다. 발견 당시 K씨는 이미 부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이 수련원 문을 열자 시신 썩는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 숨을 쉬기 힘들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 경찰은 추가 시신이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특공대와 수색견까지 투입했지만 다른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혹시 명상 중 외력에 의한 범죄행위 여부 등을 고려해 가능한 빠른 부검을 실시했다. 지난 16일 오후 4시부터 K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 시신 외부에서 특별한 범죄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의는 “시신의 부패상태 등으로 볼 때 K씨의 사망 시점은 한 달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사인은 약독물 검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찾은 제주시 노형동 모 명상수련원 건물의 정문이 잠겨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6일 오후 찾은 제주시 노형동 모 명상수련원 건물의 정문이 잠겨 있다. 최충일 기자

경찰은 관계자들을 상대로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신이 방치된 기간 동안 수련원을 다녀간 관계자들을 파악해 모두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수련원은 최소 이틀 전까지만 해도 문이 열려 있었고 야간에도 불이 훤하게 켜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은 “이틀 전까지만 해도 수련원에서 나온 사람들이 세차를 하는 등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며 “이 수련원은 대체로 조용했지만 한 두번씩 기합을 넣는 소리 등이 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2~3일 전에도 평소처럼 야간에 불이 훤하게 켜져 있어 이런 일이 일어난 줄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수련원을 찾았을  당시 시신은 이미 부패해 악취가 심하게 날 정도였던 만큼 왜 수련원 관계자들이 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면밀히 조사 중"이라며 "충분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사체유기·유기치상 등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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