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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리아·러시아·터키에 "모래 갖고 실컷 놀아라"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둘러싸고 미 의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자기방어의 벽을 더욱 높게 치고 있습니다. 

초당적 압박에 트럼프 자기방어
독특한 현실 인식 보이는 말·말·말

"쿠르드 지금 더 안전" "삼류 정치인"
지지자 향해 시리아 철군 정당성 주장
하원, 트럼프 철군 비난 결의안 채택

 
16일(현지시간)에도 자기방어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방어의 언어도 더욱 세졌습니다.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입니다. 원초적 표현도 있고, 독특한 현실 인식을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인상적인 '말·말·말' 3개를 꼽았습니다.
 

① 모래 갖고 실컷 놀아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오전 주요 일정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이었습니다. 해외 정상과의 공동 회견이었지만 질문과 대답은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과 터키의 공격에 집중됐습니다.  
 
이날 미국 언론은 시리아에서 미군이 떠난 자리에 러시아군이 들어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이 적으로 규정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러시아가 손잡는 모양새를 미국 정계는 우려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가 러시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거기 모래가 많은데, 자기들끼리 실컷 모래 갖고 놀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시리아 북부 땅을 놓고 시리아와 터키가 싸우는 건 수백 년 동안 내려온 다툼이고, 그들의 문제"라면서 "쿠르드도 수백 년 동안 투쟁했는데, 그쪽이 모두 엉망진창"이라고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말을 요약하면 "누가 상관이나 해? 그냥 모래일 뿐인데. 시리아와 터키가 서로 싸우라고 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이 터키와 시리아 싸움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우리 땅에서 우리의 싸움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② 쿠르드족은 지금이 더 안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시리아가 쿠르드족을 매우 친절하게 대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매우 잘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쿠르드족은 지금이 훨씬 더 안전하다. 더구나 그들은 싸우는 방법도 알고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미국의 시리아 철군을 기회로 터키가 시리아 북부로 진격하고, 쿠르드족 수십만명이 피난 길에 나선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독특한 현실 인식을 보입니다.
 
트럼프는 "그들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들이 천사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미국과 함께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한 쿠르드족을 외면했다는 정치권의 비난에 반박하는 발언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천사가 아니다(no angels)"라는 발언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전했습니다. 터키의 공격으로 쿠르드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쿠르드족이 도덕적으로 순수하지 못하다는 점을 부각하는 겁니다. 
 
앞서 다른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쿠르드는 자기 땅을 얻기 위해 싸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손잡고 IS를 격퇴했지만, 나라 없는 쿠르드 입장에서 정주할 곳이 필요해 IS를 몰아낸 측면도 있다는 겁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일행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회 수뇌부 만남에서 트럼프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며 회의장을 걸어나왔다. [EPA=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일행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회 수뇌부 만남에서 트럼프로부터 모욕을 당했다며 회의장을 걸어나왔다. [EPA=연합뉴스]

 

③삼류 정치인, 공산주의자냐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오후 주요 일정은 백악관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과 공식 회동이었습니다.
 
펠로시 의장이 지난달 24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착수를 발표한 이후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처음입니다. 두 사람은 설전을 주고받다가 펠로시가 먼저 자리를 뜨면서 회의는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삼류 정치인’이라고 부르며 모욕을 줬고, 'IS의 일부인 공산주의자와 관련 있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건 대화(dialogue)가 아니라 끔찍한 독설(diatribe)의 장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이 자제력을 잃은 분열 상태(meltdown)”라면서 “시리아 철군을 비판하는 하원 결의안 통과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비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354대 60이란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곧이어 공화당 의원들이 회의실을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대화하자고 모였다가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나간 하원의장은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시리아에서의 '전쟁'처럼 미국 정치도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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