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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카르멘·토스카…왜 오페라 여주인공은 다 죽을까

기자
한형철 사진 한형철

[더,오래] 한형철의 운동화 신고 오페라 산책(2)

 

오페라는 낯설다. 어렵고 비싸다는 편견도 많다. 삶을 노래하고 때론 춤추고, 대화를 나누는 오페라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종합예술이다.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페라 산책에 나서보자. <편집자> 

 
귀뚜라미 우는 가을밤, 오페라의 유혹에 빠져 보시겠습니까? 아직은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로 선입견이나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이런 심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겠지요. 한국인이 열광하듯 좋아하는 화가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클로드 모네와 빈센트 고흐 등이 있습니다. 허나 그들의 그림들도 당시에는 낯설고 생소했기에 인정받지 못했고, 심지어는 조잡하거나 완성하지도 않은 그림 같다며 조롱당하기까지 했었답니다.
 
오페라를 처음 접하시는 경우, 처음에는 용어와 특징 등을 조금 알게 되면 훨씬 이해가 쉽고 마음이 열리게 된답니다. 다소라도 공부하면 ‘나도 오페라 애호가’가 될 수 있지요. 오페라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무엇을 미리 알아두어야 할까요? 오페라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비법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먼저, 오페라는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을 아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리골레토’, ‘아이다’, ‘카르멘’, ‘돈 조반니’ 등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모두 오페라 제목이 주인공 이름이랍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어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도 있기에, 일부러 외우기보다는 자주 접하면서 서서히 익히시기를 권합니다.
 
겁탈당한 딸의 복수를 다짐하는 오페라 '리골레토'.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사진 의정부 예술의 전당]

겁탈당한 딸의 복수를 다짐하는 오페라 '리골레토'. 오페라 '리골레토' 공연. [사진 의정부 예술의 전당]

 
리골레토는 만토바 공작의 시종 광대입니다. 바람둥이인 공작이 여러 여자를 희롱하고 겁탈하는 지저분한 행태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리골레토에게는 끔찍이 사랑하는 딸, 질다가 있지요. 질다 역시 신분을 모른 채 교회에서 만난 학생(공작)과 사랑에 빠졌답니다. 그런데 공작이 질다를 겁탈하고 또 다른 여자에게 추파를 던집니다. 딸의 사랑을 짓밟은 공작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리골레토, 허나 질다는 여전히 그를 사랑합니다.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아이다는 에티오피아 공주입니다. 지금은 이집트와의 전쟁에서 패해 노예로 끌려와 이집트 공주인 암네리스의 시녀로 있지요.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는 아이다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비극적인 사실은 암네리스도 라다메스를 사랑한다는 것이랍니다. 공주와 그 공주의 시녀가 서로 삼각관계로 얽혀 있는데, 이들의 엇갈린 사랑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카르멘은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집시여인입니다. 오늘은 이 남자를 내일은 또 다른 이성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여자지요. 그녀를 사랑하는 돈 호세는 나름 명문가의 순수남입니다. 가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헌신할 수 있는 남자가 자유로운 집시를 사랑하는 상황이지요. 둘 사이에 투우사로서 강한 남성성을 내세우는 에스카미요와 호세의 어머니가 정해주신 고향의 정혼녀 미카엘라가 출현하면서, 카르멘과 돈 호세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게 됩니다. 담배 연기같이 매운 이들의 치열한 사랑의 끝은 어디일까요?
 
이처럼 주인공과 등장인물을 알게 되면, 그들 간의 사랑과 분노 또는 음모 등의 스토리 전개가 어찌 되는지 쉬이 이해할 수 있답니다. 이를 놓치게 되면 심지어 비싼 돈 내고 오페라를 보긴 했는데 무엇을 보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게 됩니다.
 
오페라에서는 특히 여자 주인공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녀를 ‘프리마 돈나’라고 합니다. ‘최고의 여자가수’라는 뜻이지요. 여성들은 다소 불편한 일이지만,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는 대부분 죽습니다. 그 방법도 참 다양해서 토스카는 성벽에서 뛰어내리고, 카르멘은 애인의 칼에 찔리고, 아이다는 연인과 함께 동굴에 생매장당하지요.
 
왜 오페라의 여주인공은 다 죽을까요? 그 이유는 오페라의 탄생이 그리스의 비극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세상의 모든 악과 슬픔을 여성의 죽음으로 씻어내고자 한 것이지요. 사람들은 희극보다 비극에서 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하더군요.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진다는 말들도 하잖아요.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 작곡가와 작품의 배경에 대해 조금만 알아두어도 오페라를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 작곡가와 작품의 배경에 대해 조금만 알아두어도 오페라를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등장인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아리아입니다. 등장인물이 부르는 아리아, 그 속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답니다. 아름다운 사랑, 안타까운 이별, 간교한 계책과 인간 본성을 드러내는 노래. 오페라에서 가수가 멋지게 아리아를 부를 때, 우리는 환호하며 오페라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실 아리아를 듣다 보면, 의외로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많답니다. 드라마나 연예프로 또는 CF에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 선율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음악을 오페라를 감상하다가 듣게 될 때, “아~ 이거 내가 아는 건데!” 하는 뿌듯함은 대단하답니다. 특히 요즘에는 유튜브 등에서 하나의 아리아를 여러 가수 버전으로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즐거움은 더욱 커지지요.
 
마지막으로 작곡가와 작품의 배경에 대해 조금 알아두면 훨씬 재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우리는 이미 학교에서 모차르트, 로시니, 베르디, 비제, 푸치니 등등 많은 작곡가에 대해 배웠고 이름 정도는 기억하고 있으실 거에요. 모차르트는 재치와 장난기 넘치고 로시니는 다재다능한데, 이런 작곡가의 특성을 미리 안다면 오페라가 더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작품의 배경을 안다면 작품을 훨씬 더 이해하기 쉽지요. ‘피가로의 결혼’은 18세기 후반 대혁명 직전의 무너져가는 봉건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세비야의 이발사’는 자본주의가 성장한 19세기 초의 변화하는 시대 상황을 보여준답니다. 오페라가 어렵다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알아가면 그 즐거움과 행복은 두 배가 됩니다.
 
오페라해설가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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