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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심장은 여의도 향해 뛰는데…조국에 막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리스타트 잡페어' 개막식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함께 만드는 희망 일자리'를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에는 110개 기업 및 기관이 130개 부스를 차려 세대별·직무별 맞춤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9 리스타트 잡페어' 개막식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함께 만드는 희망 일자리'를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에는 110개 기업 및 기관이 130개 부스를 차려 세대별·직무별 맞춤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뉴스1]

“전 지금 이 위치(행정부)에 있지만 여전히 제 심장은 정치인입니다.” 
 

당에선 김진표 원혜영 등 대안거론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7월 방글라데시 다카에 방문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정체성은 국무총리보다 국회의원에 가깝다는 뉘앙스였다. 지난 1일 대정부질문에선 “(총리직을) 너무 오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복귀해 총선을 이끌 것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다음달 중폭의 개각이 있다면, 그 시점이 이 총리의 복귀 시점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이어진 ‘조국 정국’은 이 총리의 거취를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그만두면서 총리직 그만둔다는 얘기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총선 전에 이 총리가 당에 복귀하기 어렵다”며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자기소개서까지 털었다. 이제 장관 임명하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고 했다. 청문회 부담 때문에 후임을 구하기 어려워서도 이 총리가 총리직을 그만둘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총리가 언제 당에 복귀할 수 있을까. 총리 후임 확보나 총선 역할론 대두 등이 전제 조건으로 언급되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스1]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뉴스1]

①청문회 부담 감수

조 전 장관 사태를 겪으면서 여권에선 ‘청문회 공포증’이 퍼졌다. 청와대가 총선 전에 개각을 크게 하기 힘들 것으로 보는 한 여당 의원은 “총선 전에 몇 명의 청문회를 치른다? 온갖 공격이 들어올 텐데 우리 당으로서는 지지율이 계속 빠질 수밖에 없다. 총선 앞두고 큰 개각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총리 청문회를 치르는 건 여권으로선 부담이다. 더욱이 국회의 임명동의까지 받아야 한다. 이런 마당에 총리 제안을 수락할 인사가 있을지 미지수다.
 
그래서 총리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청문회 리스크(위험 요소)가 적은 인사들이다. 풀무원 창업가 출신의 원혜영 의원이 거론되는데, 5선인 원 의원은 여야 의원들 모두와 무난한 관계를 맺고 있어 청문회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이미 총선 불출마 의사도 주변에 밝힌 상태다. 또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김진표 의원(4선, 전 재정경제부 장관)도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날 서울 일대를 돌며 '기선 제압'을 위한 지원 유세 경쟁에 나섰다. 선거운동원들이 숫자 2를 들어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날 서울 일대를 돌며 '기선 제압'을 위한 지원 유세 경쟁에 나섰다. 선거운동원들이 숫자 2를 들어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②총선 역할 수요

이런데도 청와대가 이 총리를 당으로 복귀시키려 한다면, 그 이유는 이 총리의 총선 역할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조국 정국에서 정부·여당은 지지율을 까먹은 상황이다. 특히 중도층의 이반 현상이 눈에 띄고 있다. 당내 비문 의원들은 “친문 강경파인 이해찬 대표 간판으로는 총선 치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 총리는 중도층까지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낙연 선거대책위원장 체제’가 거론되는 배경이다.
 
특히 현재 민주당에 총선을 위한 ‘간판 인물’이 없다는 점도 있다.민주당 한 핵심당직자는 “지지층 동원 문제를 생각해도 차기 대권 주자 없이 치르는 선거를 생각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여권 차기 대권 주자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자유한국당의 회의장 입구 봉쇄로 회의실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변경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 입구에 모여 문을 열어달라며 항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 4월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자유한국당의 회의장 입구 봉쇄로 회의실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로 변경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회의장 입구에 모여 문을 열어달라며 항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③검찰 개혁 완료

당 복귀의 전제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국회 상황이 복잡하면, 이 총리의 복귀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법개혁안이 처리되고, 내년도 예산안이 마무리된 연말 이후에야 이 총리가 당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법개혁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임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치를 경우, 야권에 둘을 연계하는 ‘칼’을 쥐어주는 셈이 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정의당의 도움을 받더라도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과반 의석 확보가 불가능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정홍원 총리는 사퇴 의사를 밝히고도 후임 총리가 확정되지 않아 296일 만에 물러났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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