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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돈·기업 한국 떠난다] 최근 2년 해외투자 더 늘었는데 정부 “대책 찾기 어려워”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20·30 청년들도 '탈한국'…정부는 대책 마련 시도도 못해 

늘어나는 투자 이민, 가업 상속을 고민하다 해외로 떠난 기업인 등 '탈(脫) 한국' 조짐이 심상찮다. 은퇴한 노인만이 아니라 한창 경제활동을 할 20~30대도 한국을 등진다. 그러나 정부는 대책을 구상할 단계까지 못 나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사람·기업이 한국을 떠나는 현상이 문제인 것은 틀림이지만, 관계부처가 모여 대책까지 마련해야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저생산성 등 척박해진 사업 환경을 버리고 해외로 떠나는 기업이 느는 데도 정부가 '강 건너 불 보듯' 한다고 지적한다.
 

현 정부 들어 해외직접투자 큰 폭 증가
최저임금·법인세 인상에 52시간 규제까지
반시장정책이 탈 한국 현상의 근본 원인
정부·정치권 위기의식 갖고 규제 혁파해야

16일 중앙일보가 기획재정부의 해외직접투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들어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 출범 전인 2015년 초부터 2016년 말까지 해외직접투자액은 19.1% 증가했지만, 2017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25% 늘어 증가 폭을 키웠다. 국내 민간투자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한 달을 제외하고 계속 감소했다. 국내 투자는 줄어드는데 해외 투자만 늘고 있는 것이다.
투자 유형별 해외직접투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투자 유형별 해외직접투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전문가들은 생산성을 무시한 '반(反)시장 정책'이 '탈 한국'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생산성은 매출은 늘고 비용은 줄어들 때 높아진다. 그러나 성장하지 않는 시장, 신산업 규제와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앞세운 사업 규제 등으로 기업들은 매출액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22→25%), 주 52시간 근무제 등은 비용 부담을 높였다.
 
오영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장 규모, 규제 환경 등 다양한 변수도 고려되지만, 기업은 생산성이 빨리 증가하는 곳에서 사업하기를 원하게 마련"이라며 "한국의 생산성 증가율 하락이 국내 자본의 해외 이동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제조업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가별 제조업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땐 '해외진출' 장려…이젠 기업도 탈한국 

과거 한국 기업과 노동자의 해외 진출은 국내 기업과 내수 시장 성장을 위한 '자본 축적'의 과정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업과 노동자의 '외화벌이용' 해외 진출을 장려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과 자산가·중산층의 '탈한국'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낮은 성장성, 높은 법인세·임금·임대료 등 높은 사업 비용, 기업·주식시장이 아니라 부동산에만 쏠리는 유동자금, 줄어든 양질의 일자리, 기회가 불평등한 교육, 실패하면 재기가 어려운 사회안전망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정부 정책은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을 붙들기보다 최대 5년간 법인세 감면 등 단기 인센티브로 해외로 나간 기업을 돌아오게 하는 '유턴(U턴) 지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유턴 기업 지정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지난해 국내 유턴을 선택한 기업은 10곳에 그쳤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 사업장을 2년 이상 유지한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 등에 대해서만 유턴 기업으로 지정한다.
 

"규제 완화하고 소주성 폐기해야 기업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탈한국' 현상을 막으려면 한국의 성장성·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책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위기의식을 갖고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인상한 법인세를 내리고 노동비용을 늘리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폐기도 필요하다. 국내·외 기업 투자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전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코리안 드림'이 사라져가는 것은 반자본으로 흐르는 친노동 정책이 한몫하고 있다"며 "높은 임금과 경직된 노동은 자본을 밖으로 나가게 만들고, 결국 줄어든 기회를 놓고 청년과 586세대, 노년층이 서로 갈등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진 상황에선 기업이 유턴하더라도 생산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수소차·전기차·태양광 등 미래 산업의 공장과 R&D센터가 집적된 '고부가가치 가치사슬(Value Chain)'을 마련하면 사람과 자본은 저절로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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