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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칸막이 넘어 이스라엘식 ‘T형 인재’ 키운다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2016년 취임한 오덕성 충남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주도하는 ‘T자형’ 인재상을 제안하고 교육한 이스라엘 대학처럼 충남대도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2016년 취임한 오덕성 충남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주도하는 ‘T자형’ 인재상을 제안하고 교육한 이스라엘 대학처럼 충남대도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오덕성(64) 충남대 총장은 2017년 이스라엘의 명문대학 히브리대를 방문해 ‘특성화연구소와 기업가 정신’ 강의를 참관했다. 전공을 불문하고 신입생이면 누구나 수강해야 하는 과목이다. 수업에 필요한 지식은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학생 스스로 미리 공부하고 교수는 점검하는 ‘거꾸로 수업’이었다. 수업 대부분은 학생 토론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서로 싸운다는 느낌이 들 만큼” 치열하게 토론했고, 강의가 끝나도 10여명은 “계속 토론하고 싶다”며 교수 연구실로 향했다.
 

오덕성 충남대 총장
1학년 ‘문사철’ AI·코딩 모두 배워
2학년 복수전공, 3학년은 창업 도전
국내 최초 캠퍼스 내 창업타운
학생부식 경력관리로 취업율 높여

오 총장은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창업국가가 될 수 있었던 건 이처럼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를 기르는 대학 교육의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충남대도 교육 혁신을 통해 지역의 창업·혁신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중앙일보를 방문한 그를 만났다.
 
지난 7월 충남대가 한국·이스라엘 대학총장 포럼을 개최했는데.
“이스라엘 대통령을 포함해 양국 대학총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통령 국빈 방문을 기념하여 이스라엘 대사가 제안한 행사다. 이스라엘에선 대학이 국가 혁신의 핵심 역할을 하기에 대학 간의 협력을 중시한다. 우리에겐 교육 혁신과 창업 생태계 구축의 노하우를 공유할 기회였다.”
 
이스라엘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이스라엘에선 대학이 4차 혁명을 주도할 인재상을 제안하고 교육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는 한편 인문학적 교양과 과학기술 소양을 더불어 갖춘 ‘T형 인재’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대학은 종전의 학과 중심에서 벗어나 융복합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다.”
 
국내 대학도 창업교육센터가 많은데.
“창업 인프라도 필요하지만, 인프라를 채울 콘텐트가 중요하다. 이스라엘의 ‘창업 메카’ 테크니온(Technion) 대학은 대학 실험실에서 콘텐트가 만들어지고, 콘텐트를 토대로 스타트업이 대학 안에서 성장한다. 그런 스타트업이 대학 주변 혁신기업과 협업하고, 글로벌 기업이 투자한다. 특히 인상적인 건 기업들이 캠퍼스로, 실험실 현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4차 혁명은 ‘머리가 굳지 않은’ 학생과 교수의 교육·연구 공동체에서 출발한다. 이어 기업이 대학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기업과의 협력으로 성장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연구·개발(R&D)을 넘어 기술사업화를 포함하는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에 집중해야 한다.”
 
혁신의 원천은 결국 사람이란 뜻인가.
“그렇다. 그래서 교육 혁신이 중요하다. 핀란드 알토대학은 10여년 이상 실험실 창업 형태의 스타트업을 매년 50개씩 지원했고 그중 절반이 살아남아 창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스타트업 한 곳당 지원금은 4000만원 정도였다. 돈이 많아 성공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에 노력하고, 창업에 도전한 학생이 실패해도 격려·지원하는 게 대학의 역할이다.”
 
충남대가 시도하고 있는 교육 혁신은.
“교과과정부터 바꾸고 있다. 1학년은 인문학과 과학기술 소양을 더불어 갖추도록 한다. 문학·역사·철학을 묶어 인문학 소양을 배우도록 배려한다. 과학기술 소양도 산업 수학, 코딩, AI, 빅데이터를 통합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생활관과 기초교양교육원이 주관하는 비교과과정에선 지식재산권 등을 가르친다. 2학년부터 복수전공이 시작되는데, 인문학도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공학도에게 디자인을 배우게 한다. 3학년 2학기부터 창업에 도전하도록 창업동아리 참여를 추천한다. 충남대는 국내 최초로 대학 캠퍼스 안에 창업을 돕는 ‘팁스 타운(TIPS)’을 짓고 있다. 학교 앞 밥집 거리를 미국 실리콘밸리의 중심 스탠퍼드 대학의 창업 거리처럼 바꾸는 게 꿈이다.”
 
정부의 세종시 이전으로 충남대의 발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내년이면 세종에 충남대 제2 병원이 개원한다. 임상과 연구를 동시에 하는 병원으로, ‘바이오 클러스터’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세종엔 충남대와 카이스트,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의 공동 캠퍼스도 들어선다. 의학·바이오에서 유럽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트리니티 대학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정책대학원도 옮겨 정부 부처의 공무원이 실무를 병행하며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필요하면 강의도 맡기려 한다.”
 
학생 입장에선 취업이 중요하다.
"취업을 돕기 위해 ‘학생경력 통합관리시스템’을 마련했다. 고등학생은 학생부가 있어 각종 활동을 기록해 대학에 제시한다. 대학생에겐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만 있다. 그래서 대학 4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고, 한 학기에 두 번 이상 지도교수와 면담하게 했다. 교수의 평가와 코멘트를 남겨 기업에 설득력 있는 추천서를 쓸 수 있게 했다. 공공기관·기업체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지역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지역대학들이 함께 하는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도 진행 중이다. 대전·세종시, 충남도와 공공기관 37곳, 지역 기업들도 참여한다.”
 
지역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 충남대 같은 거점국립대가 혁신플랫폼을 구축해 지역의 혁신성장을 끌어내야 한다. 대학끼리 뭉치고, 지자체와 협력하고, 기업을 연결하고, 공공기관·NGO와 함께 지역인재를 키워야 한다. 학생·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가 만족할만한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의 창의융합 역량을 키우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오덕성 총장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석사, 독일 하노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충남대 건축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세계과학도시연합(WTA)·유네스코(UNESCO) 등에서 활동하며 개도국의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자문했다. 2016년 2월 총장에 취임했다. 2018년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을 역임했다.

 
천인성 교육팀장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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