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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반대" 청와대로, 환경부로 오가는 제주도민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관계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제주도민 40여명이 16일 청와대 앞에 모였다.
제주 2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 일출봉 인근에 설립을 추진 중인 545만7000㎡ 규모의 신공항이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는 도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려는 2공항 건설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성산읍 주민이 포함된 성산주민대책위 등 제주도 내 111개 시민사회단체 연합도 동참했다.
 

'철새 100m 높이까지만 날아서 괜찮다'는 국토부

제주2공항 관련 전략영향평가 대상지. 제주 동쪽의 철새도래지가 모두 인근에 있지만, '항공기 소음'만 고려하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자료 국토부]

제주2공항 관련 전략영향평가 대상지. 제주 동쪽의 철새도래지가 모두 인근에 있지만, '항공기 소음'만 고려하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자료 국토부]

비상도민회의는 "그간 주민‧시민단체‧제주도의회 반대에도 국토부는 제2공항 계획을 계속 밀어붙이면서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도 없이 그대로 환경부에 제출했다"며 "지리적‧생태적인 부분을 과학적으로 따져본다면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승인해주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2014년부터 철새도래지인 하도리에 살고 있다는 강대준(61)씨는 "제2공항 예정지에서 10㎞ 떨어져있는데, 겨울이면 철새 수만마리가 인근 지미오름에 내려앉는다"며 "국토부의 영향평가서에는 '철새들의 비행 고도가 100m에 불과해 충돌 우려가 없다'고 하는데, 새들이 인간의 말을 듣고 100m 높이로만 날라고 하면 그대로 따르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분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산에는 송골매도 있고 팔색조도 있는데 국토부의 그 짧은 조사기간동안 보지 못했다고 '없다'고 하는 건 오만"이라며 "새로운 환경영향평가를 오는 겨울에 한다고 하는데, 식물‧동물들 다 잠자는 겨울에 조사해서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한탄했다.
 

"송골매·팔색조 산다… 환경부 과학적 판단해달라"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는 위치(빨간색 핀). 제2공항에 반대하는 도민들은 제주국제공항 인근 제주시의 예를 들어 "공항 부지 인근 넓은 지역까지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돌이킬 수 없는 자연유산 파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구글맵 캡쳐]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는 위치(빨간색 핀). 제2공항에 반대하는 도민들은 제주국제공항 인근 제주시의 예를 들어 "공항 부지 인근 넓은 지역까지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돌이킬 수 없는 자연유산 파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구글맵 캡쳐]

비상도민회의는 "당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이던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초청 강연에서 '제주는 관광객 급증과 투기적 관광화, 오버투어리즘, 생태환경을 초과하는 과잉 난개발 우려가 있다'고 한 바 있다"며 "제주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난개발을 부추기는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15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도 집회를 연 뒤 환경영향평가 담당자 면담을 거쳤다.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이자 제주지역주민대책위원장 강원보(56)씨는 "환경영향평가과장을 만나 '원칙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최소한 실무자 선에서는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외부 압력이 없다면, 과학적‧생태적인 근거만 따진다면 국토부가 환경부에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통과될 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963년생인 강씨는 성산읍 신산리에서 나고 자란 제주도 토박이다.
현재 국토부 계획의 활주로 예정지 바로 앞에 산다.
 
그는 "2015년 11월 10일, 날짜도 생생히 기억한다. '제주 성산에 제2공항 설치' 계획이 깜짝 발표됐는데, 당시 주민들도 아무도 몰랐다"며 "처음에는 단순히 '소음 때문에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대했는데, 활동을 하다 보니 국토부가 추진하는 모든 절차와 용역사업이 성산의 환경을 무시하는 '허구'에 가깝더라"고 말했다.
 

"제주도민 얘기 좀 들어달라, '과정이 공정할 것'이라고 했지 않나"

환경부 청사 앞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측이 설치한 천막. 이들은 '환경부가 한 차례 보완요구를 했지만 국토부가 반려당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고, 그마저도 빠진 내용과 잘못된 내용이 많다'며 환경부의 반려를 요구한다. 김정연 기자

환경부 청사 앞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측이 설치한 천막. 이들은 '환경부가 한 차례 보완요구를 했지만 국토부가 반려당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고, 그마저도 빠진 내용과 잘못된 내용이 많다'며 환경부의 반려를 요구한다. 김정연 기자

'제주2공항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도청앞천막촌사람들'은 15일 집회가 끝난 뒤부터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 천막을 치고 돌아가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첫날 농성에 나선 제주도민 노민규(32)씨는 "국토부는 계속해서 조용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뭐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어느 날 떡하니 공항이 일방적으로 생겨버릴 수도 있겠다는 절박함 때문에 제주에서 세종까지 올라오게 됐다"고 말했다.
 
노씨는 "공항이 만들어지면 공군기지로 활용될 거다. 2017년 주민 한 명이 이미 단식을 한 적이 있다. 도민 의견 수렴 없는,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강제수용으로 고향을 뺏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영철(50)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도 "우리 얘기는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좀 들어달라는 거다. 대통령이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과정이 전혀 공정하지가 않다"며 공항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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