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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교회' 새문안교회까지···명성교회 세습 반발 커진다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담당차장
 
 ‘명성교회 세습’의 교단 헌법 위배 여부를 놓고 개신교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장) 통합 총회의 내부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왼쪽)와 아들 김하나 목사의 세습 여부가 개신교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중앙포토]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왼쪽)와 아들 김하나 목사의 세습 여부가 개신교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중앙포토]

 
13일 예장통합 교단에서 ‘어머니 교회’로 불리는 새문안교회 당회는 “명성교회 수습안은 예수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주인 되신다는 기독교의 신앙고백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명성교회 수습안 의결은 초법적이고 절차상 흠결이 있다. 신속히 철회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대해 교단 내에서 역사성과 명망이 있는 큰 교회가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87년 언더우드 목사가 설립한 새문안교회는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당회가 있는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였다. 한 마디로 ‘한국 장로교의 뿌리’인 셈이다.  
 
새문안교회는 한국 장로교회 최초의 조직교회로 1887년 언더우드의 집 사랑채에서 시작했다. [중앙포토]

새문안교회는 한국 장로교회 최초의 조직교회로 1887년 언더우드의 집 사랑채에서 시작했다. [중앙포토]

 
장로교단의 한 목회자는 “다른 곳도 아닌 새문안교회에서 ‘명성교회 세습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은 상징성이 크고 현실적으로 큰 압박이기도 하다”며 “더구나 세습 반대에 뜻을 함께하는 교회와의 연대를 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문안교회는 결의문을 통해 “새문안교회는 새로운 수습 방안을 마련하는 일과 이번에 손상된 한국 교회의 거룩함과 공의를 회복하는 일에 뜻을 함께하는 교회들과 협력한다”며 “교회 세습 등 교회의 거룩함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배격하며, 교회의 갱신과 회복을 위한 회개 및 실천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나간다”며 세습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새문안교회를 중심으로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교단 내 연합세력이 꾸려질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경북 포항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안이 가결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경북 포항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명성교회 부자(父子) 목사의 목회직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안이 가결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예장통합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이 통과됐다. 수습위원회는 교단 헌법에 세습 금지 조항이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습안은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이므로 누구든 교회법이나 사회법으로 고소고발의 소제기 등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며 교회 세습을 사실상 허용했다. 국어사전에는 ‘잠재(潛在)하다’란 단어의 뜻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에 잠겨 있거나 숨어 있다’로 설명돼 있다.  
 
이에 대해 교회법 권위자인 서헌재(중앙대 명예교수ㆍ목사) 한국교회법학회 회장은 “교회법에서 ‘잠재’란 용어는 처음 들어본다. 교회법에 없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또 “명성교회 문제는 지교회의 자유권과 교단의 헌법이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다. (세습 금지 조항이 있는) 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살아있는 헌법’으로 봐야 하며, (명성교회 세습을 통과시킨) 수습안이 헌법 위반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총회에서 가결된 '명성교회 수습안'은 교단 헌법에 명시된 세습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총회에서 가결된 '명성교회 수습안'은 교단 헌법에 명시된 세습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되고 있는 명성교회 수습안에는 ‘담임목사 사임 5년 후부터 자녀청빙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교단 총회가 세습을 허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습안에 따른다 해도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는 2021년 1월부터 청빙이 가능하다. 앞으로 1년3개월간 명성교회에서 담임을 맡을 수가 없다.  
 
그런데 명성교회는 9일 김삼환 원로목사를 대리당회장으로 세우고, 김하나 목사를 설교목사로 두기로 했다. 명성교회에는 기존에도 2명의 설교 목사가 있었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대리당회장은 노회에서 파견하는 임시당회장 대신 행정 처리만 하는 역할이다. 당회 소집에 대한 권한이 없다”며 “김하나 목사가 설교 목사를 맡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설교 목사는 당회장도 아니고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의 교인 수는 약 10만 명이다.. 특별새벽기도를 하면 5만 명의 교인이 참석한다. [중앙포토]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의 교인 수는 약 10만 명이다.. 특별새벽기도를 하면 5만 명의 교인이 참석한다. [중앙포토]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가 아들 김하늘 목사에게 담임직을 넘겨주고 있다. [중앙포토]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가 아들 김하늘 목사에게 담임직을 넘겨주고 있다. [중앙포토]

 
익명을 요구한 예장통합 교단의 한 목회자는 “김삼환 원로목사가 대리당회장을 맡고, 김하나 목사가 설교 목사를 맡으면 사실상 ‘세습 체제’에 해당한다.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목사가 교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다. ‘담임목사 사임 5년 후부터 자녀청빙이 가능하다’는 수습안 조항마저도 명성교회는 우습게 파기시킨 셈”이라며 “총회에서 가결한 ‘명성교회 수습안’이 명백하게 교단 헌법을 위배했기 때문에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대한 논란과 교단 내 반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명성교회가 편법 대응을 하자 예장통합 총회는 13일 경고성 입장문을 발표했다. 총회는 “총회 재판국의 재심 판결에 따라 김하나 목사는 위임목사가 취소되고, 최소 15개월 이상 교회를 떠나야 한다”며 “이 기간에 설교목사로 강단에 서는 일이 없이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며 “명성교회 장로들이 1년간 상회(노회와 총회)에 나갈 수 없다는 것도 대형교회로서 한국 교회 앞에 본이 되지 못한 것을 자숙하는 기간을 가지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교단 관계자들이 예장통합 총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교단 관계자들이 예장통합 총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총회에서 가결된 명성교회 수습안의 교단 헌법 위배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앙포토]

총회에서 가결된 명성교회 수습안의 교단 헌법 위배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앙포토]

 
한편 개신교 NGO단체인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1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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