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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퇴장 막전막후…개천절 집회 후 여권 수뇌부 움직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검찰개혁 관련 논의를 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검찰개혁 관련 논의를 했다. [뉴스1]

 
“조만간 빨리 매듭지어질 거 같네.”

여권 수뇌부 조국 사태 해법 모색
13일 일요일 긴급 당정청 회의
사퇴 시점은 조국이 스스로 선택

지난 4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수의 여권 관계자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지난 3일 광화문 광장을 채운 인파가 ‘조국 퇴진’을 외친 다음날이었다. 여의도 정가에선 14일 오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전격적인 사퇴 발표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여권 최고 수뇌부에선 조국 정국의 해법 모색이 적어도 4일부터 열흘 간 진행돼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난국을 풀기 위한 여권 수뇌부의 움직임은 광화문 집회 이후 빨라졌다. 
 
이 총리의 발언 이후 주말 서초동에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후 첫 월요일인 7일 오후 2시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 문재인 대통령은 ‘절차에 따른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께서 의견을 표현하셨고 온 사회가 경청하는 시간도 가진 만큼, 이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돌이켜보면 문 대통령이 말한 ‘절차’는 국회에서 법으로 고칠 수 있는 검찰개혁과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검찰개혁을 속히 제도화하자는 것이었다”며 “‘해결’은 조 전 장관의 거취 결정을 의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치적 사안에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치적 사안에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 개혁에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이 7일 언급한 ‘절차에 따른 해결’은 같은 날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 총리 입을 통해서도 나왔다고 한다. 이 총리가 권노갑ㆍ정대철ㆍ이상수 전 의원 등 정치원로 14명을 초대해 성사된 ‘막걸리 회동’에서다. 이 자리에서 10여명이 ‘조국 블랙홀’ 현상을 걱정하며 “정국 수습을 위해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리는 경청한 뒤 “대통령과 의논해보겠다”고 답했다. 회동 참석자는 통화에서 “이 총리가 절차상의 문제, 그리고 명분과 시점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절차에 따른 해결’ 지시 이후 검찰개혁은 빠른 속도로 전개됐다. 우선 국회 신속처리(패스트트랙)안건에 오른 공수처 설치법안과 검ㆍ경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고공 협의기구 ‘정치협상회의’가 7일 발족했다. 나흘 뒤인 11일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만 불참한 가운데 첫 회의도 했다. 익명을 원한 한 야당 인사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회의에서 ‘법 이외 정부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검찰개혁안이 가닥이 잡히면 조국 장관이 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에 여야 대표들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조국 블랙홀'에 빠져 실종된 의회 정치를 복원하자는 뜻에서 여야 5당 대표가 '정치협상회의' 가동에 합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불참으로 첫 회의부터 '반쪽짜리'로 시작됐다. [뉴스1]

11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에 여야 대표들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조국 블랙홀'에 빠져 실종된 의회 정치를 복원하자는 뜻에서 여야 5당 대표가 '정치협상회의' 가동에 합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불참으로 첫 회의부터 '반쪽짜리'로 시작됐다. [뉴스1]

또 다른 검찰개혁의 축인 법무부 자체 추진 개혁안도 속전속결 양상이었다. 민주당은 토요일이던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개혁 관련 고위 당ㆍ정ㆍ청 협의회’를 다음날 오후 2시 연다는 소식이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이낙연 총리와 이해찬 대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권 수뇌부가 총출동한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가 일요일 오후 급히 잡힌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검찰 특수부 축소 및 ‘반부패수사부’로의 명칭 변경 등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에서 논의된 검찰개혁안은 다음날인 14일 오전 11시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청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3시간 뒤 조 장관은 전격 사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퇴 결정은 문 대통령과 이 총리, 이 대표 등 여권 수뇌부가 정국 수습의 밑그림을 그리는 와중에서 조 전 장관 스스로 택한 결과라고 한다. 한 여권 인사는 “조 전 장관은 처음부터 장관을 하고 싶어 한 것도 아니었고 대통령을 비롯한 주변의 강력한 권유와 의무감으로 맡았는데 임명되자마자 가족 문제 등이 터지면서 꽤 오래전부터 검찰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이 끝나면 가장 적당한 시점에 빠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여권은 ‘조국 퇴장’을 검찰개혁의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이 국회 협상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조 전 장관이 싹 빠졌으니 야당도 응하지 않을 명분이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양쪽이 팽팽하게 줄다리기하다 맞서는데 한쪽이 갑자기 줄을 놔버린 것”이라면서다. 하지만 한국당이 ”공수처 설치는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대해 검찰개혁 법안의 운명은 아직 불투명하다.
 
김형구ㆍ하준호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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