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분수대] 악성 댓글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몸을 공짜로 파는 X구나.’ 사고로 어린 딸을 잃은 부모가 아이 장기를 기증했다는 가슴 먹먹해지는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악마도 울고 갈 법한 패륜적인 악성 댓글을 쓴 악플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는 사람 기분 나쁘라고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야 ‘미쳤냐’ ‘제정신이냐’라는 댓글이 달린다”라고 했다. 악성 댓글을 자아내기 위해 더 잔인한 댓글을 단다는 것이다. 죄의식은 없었다. 그는 고발당할 위험보다는 악성 댓글을 다는 재미가 더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멈출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 사람이 다쳐도 저는 별로 문제가 없으니까요.”
 
악성 댓글은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 휘두르는 칼이나 다름없다. 오물 같은 댓글은 대상이 된 사람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영혼까지 황폐하게 한다. 칼날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같은 유명인들을 더 쉽게 겨눈다.
 
재능 넘치는 스물다섯 배우가 숨졌다. 그는 생전에 무수한 악성 댓글과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렸다. 고통을 견디다 못해 한때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용기를 내 다시 돌아왔고, 얼굴 없는 악플러들과 맞서기도 했다. “고소 한번 해봤거든요. 동갑 학생이었어요. 본인도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저한테 푼 것 같아요.” 그는 가해자를 선처하며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그가 떠난 뒤 악플러들은 조금이나마 회개했을까.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와 인연이 있던 연예인이나 과거 연인의 SNS에는 “너 때문에 죽었다” “너도 가고 싶냐”는 댓글이 수천개씩 달린다. 집단으로 물어뜯고 상처 줄 새 희생양을 찾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악성 댓글 따위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야 하나.
 
이에스더 복지행정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