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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최저임금 4배 인상, 그래도 닭 두 마리도 못산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19만8000볼리바르의 가격이 찍힌 분유 사진을 올렸다. 과이도 의장은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날 월 최저임금을 15만볼리바르로 올린 것을 두고 ’정부가 계속 노동자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 후안 과이도 트위터]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19만8000볼리바르의 가격이 찍힌 분유 사진을 올렸다. 과이도 의장은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날 월 최저임금을 15만볼리바르로 올린 것을 두고 ’정부가 계속 노동자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 후안 과이도 트위터]

 
지난 1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트위터에 사진 하나를 올렸다. 베네수엘라의 한 매장 선반에 진열된 분유 사진이다. 19만2000볼리바르(약 1만1500원)라고 적힌 가격표에는 붉은색 원으로 강조 표시를 해뒀다.

월 최저임금 4만→15만 볼리바르 인상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서민 고통만 ↑
AP "15만볼리바르로 닭 두마리도 못 사"
AFP "연필 한 다스도 사기 힘들어"

 
사진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날 노동자 월 최저임금을 인상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올라왔다. 여당 소속 프란시스코 토레알바 의원 이날 트위터를 통해 최저임금이 종전 월 4만 볼리바르에서 15만 볼리바르로 올랐다고 전했다. 또한 노동자들에 15만 볼리바르의 식품 보조금도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AFP=연합뉴스]

하지만 과이도 의장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인상된 월 최저임금으론 분유도 살 수 없다. 결국 과이도 의장은 최저임금을 아무리 올려도 극심한 물가 인상(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베네수엘라 시민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사진을 올린 셈이다. 과이도 의장은 트위터에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계속 노동자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 경제정책 실패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아닌 여당 의원이 최저임금 인상 소식을 전한 것을 두고 “(마두로 대통령이) 이 슬픈 소식을 또 다른 이의 입을 빌려 발표했다”라고도 비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한 것은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1월 1만8000볼리바르, 4월에 4만볼리바르로 인상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또 인상했다. 그럼에도 15만 볼리바르의 경제적 가치는 공식환율 기준 7.6달러(약 9000원)에 불과하다. A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슈퍼마켓에서 생닭 한 마리 가격은 8만 볼리바르다. 인상된 최저임금 월급으로는 닭 두 마리도 못 사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5만볼리바르로는 고기 4㎏을 살 수 있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장터에서 시민들이 학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AFP통신은 4만볼리바르의 최저임금으론 베네수엘라에서 연필 한 다스도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한 장터에서 시민들이 학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AFP통신은 4만볼리바르의 최저임금으론 베네수엘라에서 연필 한 다스도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도 15만 볼리바르로 살 수 있는 식품의 규모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쌀 1㎏(2만1000볼리바르), 옥수숫가루 1㎏(2만4500볼리바르), 다진 닭고기 1㎏(4만8500볼리바르), 달걀 반 상자(4만 볼리바르), 치즈 250g(1만4500볼리바르)을 사면 월급은 바닥이 난다. 엘나시오날은 “15만 볼리바르는 시민들 손에선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최저임금이 4만 볼리바르인 지난달 "4만 볼리바르로는 베네수엘라에선 연필 한 다스(12자루)도 살 수 없다"고 전했다.
 

2차례 화폐 제도 변경에도 물가 더 급등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심각하다. 베네수엘라 국회는 지난 1월 2018년 물가상승률이 170만%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국제통화기금 (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이 1000만%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엔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다곤 하지만 베네수엘라 야권은 여전히 연 5만%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마두로 정부는 화폐 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 정부는 새 화폐인 ‘볼리바르 소베라노’를 발행해 화폐 액면가를 10만분의 1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지난 6월엔 고액권 지폐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물가는 오히려 더 폭등했다.
 

근본원인은 유가하락과 정부부채 급증 

베네수엘라 50볼리바르, 100볼리바르 지폐와 미국 1달러 지폐.[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50볼리바르, 100볼리바르 지폐와 미국 1달러 지폐.[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은 유가 하락과 정부 부채 급증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산업은 정부 수입의 60%를 차지한다. 2014년 이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정부 재정이 악화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재정 지출을 줄이지 않았고, 부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돈을 더 찍어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같은 혼란 속에 경제 규모는 2013년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한 후 ‘3분의 1토막’이 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명목 금액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집권 전인 2012년 3315억 달러에서 지난해 963억 달러로 떨어졌다. 2011년 1만238달러였던 베네수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지난해 3168달러가 됐다. 과이도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권은 “정부의 물가 및 통화 통제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주요 산업의 잇따른 국유화가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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